냉정의 김학범vs열정의 박항서, 결승행 건 운명적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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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보인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연파하며 가시밭길을 정면 돌파한 한국도, 5경기 무실점의 끈적한 조직력을 앞세운 돌풍의 베트남도 리더는 모두 한국인 감독이다. 한국의 김학범 감독과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은 이번 맞대결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한국과 베트남이 만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은 양국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경기다. 한국은 금메달을 향한 목표 의지가 역대 어느 대표팀보다 높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16강이 최고 성적이었던 베트남은 그 기록을 계속 경신하며 결승 문턱까지 왔다. 

우승 후보인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연파하며 가시밭길을 정면 돌파한 한국도, 5경기 무실점의 끈적한 조직력을 앞세운 돌풍의 베트남도 리더는 모두 한국인 감독이다. 한국의 김학범 감독과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은 이번 맞대결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독특한 형태의 ‘코리안 더비’가 아시안게임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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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6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남자 축구 결승행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승부를 펼친다. 

50대 후반의 두 감독은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박항서 감독이 현역 시절 국가대표에도 뽑혔던 스타 출신이고, 김학범 감독은 실업 축구에서 선수 생활을 마쳤지만 지도자 인생은 닮았다. 베테랑 감독에 대한 처우가 점점 나빠지는 한국 축구 현실에서 두 감독은 실력을 증명하며 최근까지 K리그에서 살아 남았던 인물이다. 

코치 생활을 오래 하며 착실히 자기 노하우를 채웠다는 점도 비슷하다. 김학범 감독은 성남 일화에서 시작해 금방 빛을 본 지략가지만, 그 뒤에는 시도민구단을 거치며 생존 싸움을 주로 해 왔다. 박항서 감독은 시도민구단 경남FC에서 프로 감독 데뷔를 했고 이후 기업 구단인 전남 드래곤즈와 군경팀 상주 상무까지 거치며 롤러코스터 인생을 거쳤다. 두 감독 모두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FA컵 우승(김학범), 6강 플레이오프 진출(박항서) 등의 성과를 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박항서 감독이 지난해 10월 베트남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을 겸임하는 감독으로 부임하고, 김학범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위기를 맞은 한국 23세 이하 대표팀을 지난 2월부터 이끌며 이번 맞대결이 벌어졌다. 

두 감독 모두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인동초처럼 살아남았다. 기질은 다르다. 김학범 감독은 냉정한 지략가다. 하프타임에 하는 말과 행동 모두 한, 두 수를 계산하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말레이시아에게 불의의 패배를 당하며 팀이 흔들리자 곧바로 본인 실수를 인정하고 전술을 교체해 16강, 8강을 돌파했다. 골을 넣어도 크게 좋아하지 않고 곧바로 평정심을 찾는다.

박항서 감독은 현역 시절처럼 열정적인 리더다. 스승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떠올리게 하는 어퍼컷 세리머니는 단신에도 불구하고 기백이 넘친다. 말이 통하지 않지만 적극적인 스킨십과 매 경기 확실한 화두와 투쟁심을 선수들에게 던지며 동기부여를 극대화한다. 함께 동행한 이영진 코치, 배명호 피지컬 코치와의 확실한 역할 분담을 하며 팀 관리에 탁월한 면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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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감독은 K리그에서 비슷한 연령대에 비슷한 시기 감독 생활을 하며 10차례 넘게 맞대결을 가졌다. 나이대가 비슷하고, 힘든 환경을 딛고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관계다. 상대 전적에서는 성남 일화 시절 전력 우위였던 김학범 감독이 절대 우위지만 박항서 감독도 중요한 순간에 한방을 날린 적이 있다. 

박항서 감독은 “나는 내 조국인 한국을 너무 사랑하지만, 지금은 베트남 감독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한국을 가장 잘 아는 박항서 감독이 가장 큰 위협이다.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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