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 공백 메워야 왼쪽 부실한 멕시코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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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m Nurkiewicz
왼쪽 측면 불안한 멕시코, 더 아쉬워진 권창훈의 부상

[골닷컴, 미국 패서디나] 멕시코가 왼쪽 측면에 쓸 만한 패를 모두 다 드러냈다. 그들의 왼쪽 측면에는 누가 나와도 공격력이 강하다. 그러나 수비력에는 문제점이 노출됐다.

멕시코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로즈보울 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이날 경기에 나선 선수 구성을 보면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이 선발 출격시킨 11명 중 최전방 공격수 하비에르 '치차리토' 에르난데스, 중앙 미드필더 엑토르 에레라를 제외한 나머지 9명은 준주전, 혹은 백업 자원이었다.

그러나 웨일스를 상대로 플랜A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든 오소리오 감독의 구상을 읽을 수 있었다. 이날 1.5군으로 나선 멕시코가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멕시코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에드손 알바레스, 왼쪽 측면 수비수 헤수스 가야르도, 중앙 수비수 우고 아얄라와 오스왈도 알라니스를 중용했다. 중원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헤수스 몰리나를 축으로 그의 왼쪽에 에릭 구티에레스, 오른쪽에는 에레라가 주장 완장을 차고 허리진을 완성했다. 최전방에는 치차리토를 필두로 왼쪽에 하비에르 아퀴노, 오른쪽에 헤수스 '테카티토' 코로나가 배치됐다.

# 로사노-라윤 제외한 멕시코의 왼쪽 라인 실험, 수비력 여전 불안했다

만약 멕시코가 웨일스전에 최정예 전력으로 나섰다면 왼쪽 측면 공격수로 아퀴노가 아닌 이르빙 로사노가, 측면 수비수로는 가야르도가 아닌 미겔 라윤이 출전했을 것이다. 로사노는 올 시즌 PSV 에인트호벤에서 19골 8도움을 기록한 떠오르는 신예 공격수. 라윤은 측면 수비수나 윙백으로 뛰면서도 '라윤지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발재간이 돋보이는 자원이다. 오른발잡이 로사노가 중앙으로 파고들면, 왼쪽 측면에 발생하는 공간으로 라윤이 침투하는 게 멕시코의 주된 공격 루트. 그러나 반대로 두 선수가 지키는 멕시코의 왼쪽은 수비력이 불안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철저한 분석가인 오소리오 감독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왼쪽 측면 수비력을 해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심지어 그는 왼발잡이 중앙 수비수 엑토르 모레노, 오스왈도 알라니스를 측면 수비수로 기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핵심 수비수 모레노를 측면으로 옮기면 멕시코 중앙 수비진을 헐거워졌다. 또 다른 왼발잡이 알라니스는 측면 수비수로 나선 경기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멕시코가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소집한 28인 명단에서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를 맡을 선수는 '멀티 플레이어' 라윤과 웨일스전 선발 출전한 가야르도뿐이다. 그러나 가야르도마저도 원래는 측면 수비수가 아니다. 가야르도 또한 소속팀 푸마스 UNAM에서도 줄곧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활약해왔다. 이처럼 멕시코 축구는 현재 왼쪽 측면 수비수 기근 현상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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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오소리오 감독은 웨일스전에서 왼쪽 측면 수비수 가야르도에게 아예 적극적인 전진을 주문했고, 그가 공격에 가담하면 오른쪽 측면 수비수 알바레스가 한칸 내려서서 안쪽에 자리를 잡으며 기존 중앙 수비수 아얄라, 알라니스와 변칙 백스리 라인을 가동했다. 상황에 따라 알바레스가 전진할 때는 반대편의 가야르도가 내려오기보다는 수비형 미드필더 몰리나가 중앙 수비수 아얄라와 알라니스 사이로 들어오며 다른 유형의 변칙 백스리를 구축했다. 오소리오 감독은 수비력이 돋보이는 왼쪽 측면 자원이 없는 만큼 경기 중 유기적인 포메이션 변화로 약점을 보완하려 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날 멕시코의 왼쪽은 이날 몇 차례 웨일스의 빠른 역습에 무너지며 위기를 맞았다. 특히 25분 웨일스는 오른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긴 아스널 미드필더 아론 램지가 갑작스럽게 공간이 발생한 멕시코의 왼쪽 뒷공간을 파고들어 날카로운 감아차기로 득점을 기록할 뻔했다. 비록 그의 슛은 가까스로 골대를 벗어났지만, 이 장면은 이날 웨일스가 잡은 가장 위협적인 득점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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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오 감독이 멕시코의 왼쪽 측면 수비 불안을 해결해줄 누군가를 찾는다면, 핵심 자원인 라윤의 포지션을 옮길 가능성도 있다. 기본적으로 왼쪽 측면 수비수로 원래 자리인 라윤은 그동안 멕시코 대표팀은 물론 올 시즌 소속팀 세비야에서도 좌우를 가리지 않고 측면 수비수와 측면 공격수 역할을 두루 소화했다. 그는 오소리오 감독 체제에서 좌우 풀백은 물론 윙백, 측면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 역할까지 맡은 적이 있다. 그러나 오소리오 감독이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에 배치할 만한 선수 개개인의 면면을 볼 때, 멕시코가 단기간에 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 그래서 더 아쉬운 권창훈의 공백

한국이 멕시코가 드러낸 허점인 그들의 왼쪽을 공략하려면, 빠르고 날카로운 오른쪽 측면 공격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자신이 구상하는 전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권창훈을 부상으로 잃었다. 권창훈은 드리블 돌파에 능한 데다 킥이 정확하며 올 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11골을 터뜨린 득점력까지 자랑한 신태용호의 핵심 공격 자원이었다. 그가 계획대로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다면, 그는 멕시코의 왼쪽 측면 뒷공간을 파고들 적임자로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권창훈은 올 시즌 리그1 최종전에서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당하며 월드컵 출전이 불발됐다.

신태용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지난 28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이청용을 선발 출격시켰다. 이청용은 후반 초반 부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몇 차례 특유의 재치 있는 움직임을 선보이긴 했으나 폭발적으로 측면을 파고들기보다는 중앙으로 접고 들어가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동료들을 지원해주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일단 스웨덴전 대비에 집중할 계획인 신태용 감독은 멕시코전에서 공격진에 배치된 모든 선수가 수시로 위치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멕시코의 왼쪽 측면을 노릴 전망이다. 온두라스전 손흥민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경기가 끝난 후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이승우, 이청용과의 호흡에 대해 "감독님이 청용이 형, 흥민이 형, 승우와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걸 원하셨다. 누가 공격수인지, 측면 미드필더인지를 따로 정하지 않으셨다. 계속 스위칭을 요구하셨다. 네 선수가 모두 자유롭게 움직이다 보니 좋은 움직임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멕시코의 오른쪽은 다양한 자원이 차고 넘친다

멕시코는 답보 상태인 왼쪽 측면과는 달리 웨일스전을 통해 오른쪽 측면에서는 큰 수확을 거뒀다. 지난 약 1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인 오른쪽 측면 공격수 헤수스 '테카티토' 코로나가 웨일스를 상대로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코로나는 올 시즌 소속팀 포르투에서 3골 3도움에 그친 데다 대표팀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최근 카를로스 벨라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겼다.

그러나 코로나는 벨라에게 휴식이 주어진 웨일스전에서 현란한 발재간을 앞세운 드리블 돌파로 수차례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특히 그가 45분 최후방에서 알라니스가 연결한 롱볼을 오른쪽 측면에서 발등으로 완벽하게 트래핑한 뒤, 발바닥을 이용한 드리블로 방향을 안쪽으로 틀면서 상대 미드필더 조 레들리의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낸 후 슈팅까지 시도한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멕시코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할 만한 카드가 폭발적인 드리블 능력을 자랑하는 코로나, 최전방과 2선은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3선까지 내려와 경기 운영을 해줄 수 있는 벨라, 또는 득점력이 최대 무기인 라울 히메네스까지 무려 세 장이나 된다.

게다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자리에는 최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가 DFB 포칼(독일 컵대회) 결승전에서 '절대 강자'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크게 일조한 카를로스 살세도가 있다. 살세도는 백스리 가동 시 중앙 수비수, 백포에서는 측면 수비수 자리를 맡는 선수비 후공격 유형의 풀백이다. 신태용호는 살세도의 든든한 수비가 뒷받침하는 멕시코의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을 전개할 코로나, 벨라, 또는 히메네스를 반드시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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