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를로 아웃, 알레그리 인 / 감독 교체 단행한 유벤투스
▲ 유벤투스의 좋은 기억 알레그리
▲ 선수로서 최고였던 피를로 / 감독 부임 첫 시즌 기록은 거의 최악
▲ 알레그리 귀환 유벤투스의 일차 목표는 리그 정상
[골닷컴] 박문수 기자 = 새로운 과르디올라와 지단을 꿈꿨지만, 결과는 잭팟이 아닌 폭탄(?)이었다. 유벤투스가 안드레아 피를로와의 결별을 택했다. 한 시즌 만이다. 후임으로는 알레그리를 복귀시켰다. 2년 만에 왕의 귀환이다.
유벤투스는 28일(현지시각) 안드레아 피를로와의 결별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곧바로 후임으로 알레그리 복귀 소식을 알렸다.
알레그리의 경우, 2018/2019시즌 유벤투스를 떠난 이후, 두 시즌 간 무적 상태였다. 최근에는 감독 연쇄 이동설이 제기되면서 레알 마드리드와 인터 밀란 사령탑 부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던 중 유벤투스가 적극적으로 구애의 손길을 뻗었고, 알레그리 또한 친정 복귀를 승인했다.
Juventus# 선수로서는 최고/ 그러나 감독 피를로는?
혹시나였지만, 역시나였다. 그나마 최악은 면할 수 있었다. 피를로 이야기다. 지난여름 이적시장 인터 밀란이 고비용 & 고효율 영입에 나서면서 독기를 품은 상태에서 유벤투스 대처는 조금 안일했다. 페데리코 키에사 영입은 고무적이지만, 가장 중요할 감독 선임에서 어긋났다. 기껏 그 전 시즌 UEFA 유로파리그와 프리미어리그에서 3위를 차지했던 사리 감독을 경질한 대신, 초짜 감독 피를로를 데려왔다.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내심 과르디올라나 지단처럼 레전드의 완벽한 귀환을 꿈꿨지만, 오히려 선수 시절 이미지만 더욱 추락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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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말해준다. 37라운드까지 유벤투스의 리그 순위는 5위였다. 나폴리가 베로나만 잡았더라도, 다음 시즌 유벤투스는 UEFA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UEFA 유로파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AC 밀란을 상대로는 새 구장 개장 이후 첫 홈 경기 패배를 기록했고, 강등팀 베네벤토를 상대로도 구단 역사상 첫 패라는 굴욕을 안게 됐다. 이전 시즌보다 승점은 5점 부족하다. 얼핏 보면 큰 차이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2019/2020 시즌 유벤투스의 경우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상태에서 후반기 로테이션 체제로 나섰다가 승점을 잃었다. 피를로 유벤투스는 막바지 연승 행진으로 기사회생한 사례다.
UEFA 챔피언스리그 성적도 좋지 않았다. 기껏 대어 바르셀로나를 잡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지만 FC 포르투에 무릎을 꿇었다. 유벤투스가 포르투에 밀려, 토너먼트 상위 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피를로 체제 유벤투스는 네 가지가 부족했다. 하나는 공격이다. 답답하다. 호날두를 제외하면 믿을 맨이 없다. 그나마 키에사는 제외. 전반기 모라타도 그럭저럭 무난했다. 키에사 존재는 고무적이지만, 유벤투스 공격은 호날두 하나로 요약된다.
그다음은 중원이다. 미드필더 출신 선수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중원이 휑하다. 압박도 미미했다. 답답함은 보너스. 그다음은 수비진이다. 다만 수비진의 경우 선수들의 잦은 부상과 이에 따른 강제 로테이션이 문제였다. 이를 고려해도 '이 대신 잇몸'으로 나서도 탄탄했던 난공불락의 벽이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술이다. 피를로 전술 구상은 이상적이다.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전술에 후방에서부터 이어지는 강한 압박. 잘만 굴러가면 최고의 재미를 보장한다. 그러나 피를로는 대처법이 없었다. 잦은 전술 교체로 팀 색채도 잃었다.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임기응변에 나서야 하지만 시즌 내내 색깔만 찾았다. 그나마 밀란전 대패 이후, 포백을 기반으로 하는 전술을 통해 가까스로 4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Juventus# 알레그리 1기와 달라질(?) 유벤투스
유벤투스가 알레그리를 재신임한 이유는 간단하다. 전임 사령탑과 달리, 결과물을 냈기 때문이다. 호날두 첫 시즌이자, 알레그리 마지막 시즌인 2018/2019시즌 유벤투스 경기력은 답답했다. 그런데도, 알레그리 체제 유벤투스는 비교적 여유롭게 세리에A 챔피언에 등극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탈락은 아쉽지만, 아틀레티코와의 16강전에서 0-2 패배를, 3-0으로 뒤집을 만큼 뚝심 있는 팀이었다.
선수진 변화도 고무적이다. 그때보다 노쇠화된 수비진은 걸림돌이지만, 알레그리 체제 때보다는 중원과 공격진 모두 상대적으로 잘 보강됐다.
파라티치 단장이 해임되면서, 알레그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도 주목해야 한다. 알레그리 첫 시즌만 해도 유벤투스는 미드필더진만큼은 여느 팀보다 탄탄했다. 그러나 비달을 시작으로 피를로와 포그바 모두 팀을 떠나면서 흔들렸다.
알레그리 체제 유벤투스가 답답했던 이유도, 투박한 미드필더진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공 좀 차는 선수들 모두 구단 재정을 이유로 유벤투스를 떠났다.
2기는 조금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전만 해도 답답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칼리아리 시절부터 알레그리는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빅클럽 지휘봉을 잡으면서 안정성에 무게를 더했지만, 선수 영입에 대한 힘을 얻으면서 선수진 변화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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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포지션은 공격진이다. 보낼 선수를 보내고, 필요하면 데려와야 한다. 이 중 디발라 혹은 호날두와의 결별이 유력하다.
전자는 피를로 체제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기본적으로 알레그리 체제에서도 합이 좋지 못했다. 무엇보다 재계약 조건이 까다롭다.
호날두의 경우 알레그리와 합이 좋지 않았다. 득점력이야 좋았지만, 사리와 피를로 체제에서 더 많은 득점포를 가동했다. 계속해서 결별설이 제기되는 것도 흠이다. 유벤투스 입장에서도 올여름이야말로, 호날두 이적료를 받아낼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호날두 이탈에 따른 연봉 지출 감소도 고무적이다.
문제는 대체자다. 2020/2021시즌 유벤투스 공격진 중 독보적인 선수가 바로 호날두였다. 노장이어도, 그를 대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려면 더 큰 돈을 들여야 한다. 코로나 19 시국에, 호날두만큼 잘 넣고 나이도 어린 공격수를 찾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다름없다. 호날두가 떠난다면 공격진 수혈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따른 알맞은 대처가 필요할 전망이다.
알레그리 2기는 이제 막 시작이다. 인테르는 콘테가 떠났고, 추가 선수 방출도 불가피하다. 준우승팀 AC 밀란의 경우 냉정히 말해 리그 우승 후보로 부르기는 매우 부족하다.
알레그리 복귀 카드를 꺼내든 유벤투스가 다음 시즌 왕좌 탈환에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