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한만성 기자 = 이란이 국방부까지 직접 나서 자국 축구 대표팀의 수장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설득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 케이로스 감독을 잔류시키려는 이란 축구협회의 노력에 자국 정부 산하기관인 국방부가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란 국방부가 직접 케이로스 감독 붙잡기에 나선 이유는 그와 이란 축구협회의 재계약 협상이 최근 결렬된 결정적인 이유가 대표팀 소속 선수들의 병역의무이기 때문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재계약 조건으로 징병제 국가인 이란에서 대표팀 선수들의 병역의무 규정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이란 축구협회는 국방부 측에 국가대표팀 소속 선수는 입대 시기를 만 30세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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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케이로스 감독이 재계약을 거부하며 모국 포르투갈로 돌아가자 결국 이란 국방부가 움직이며 그를 설득하고 나섰다. 사르다르 카말리 이란 국방부 대변인은 8일(한국시각) 이란 파라루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선수들의 이란 대표팀 차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새롭게 도입될 규정은 국가적 영웅인 그들을 위해 포괄적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케이로스 감독이 선수들의 병역의무 완화 규정을 요청한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이란 대표팀 내 병역의무 대상자는 사르다르 아즈문, 알리레자 자한바크시, 사이드 에자톨라히, 알리레자 베이란반드, 마지드 호세이니, 알리 골라자데, 메흐디 토라비로 총 7명이다. 이 중 아즈문(루빈 카잔), 에자톨라히(암카르 페름), 골리자데(샤를루아), 자한바크시(브라이턴), 호세이니(트라브존스포르)는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이 외 베이란반드(페르세폴리스)는 아시아 정상급 골키퍼, 토라비(사이파)는 18세부터 이란 프로 무대에서 활약한 기대주다.
이란 국방부는 축구뿐만이 아니라 병역특례를 부여할 종복을 자국 내 인기 종목인 배구와 농구로 확대해 기본적으로 일반 프로 선수에게는 만 28세, 국가대표팀 선수에게는 만 30세까지 입대 시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란 일간지 '테헤란 타임스'는 현재 2년 복무 기간을 원칙으로 하는 이란의 병역의무 규정은 앞으로 올림픽 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 외에도 월드컵 등 각 종목별로 세계선수권대회 본선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에게는 아예 군면제를 부여하는 법을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이란이 정부 차원에서 케이로스 감독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재계약 협상을 포기하며 포르투갈로 돌아간 그가 잔류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11년 이란 지휘봉을 잡은 케이로스 감독은 과거에도 재계약 협상 도중 이란 축구협회가 자신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별을 선언한 적이 수차례나 있다.
그러나 이때마다 이란 축구협회는 대표팀 일정 확대, 선수 차출 기간 연장 등을 요구한 케이로스 감독의 조건을 들어주며 재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최근 한국과 접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란을 긴장시킨 케이로스 감독이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상황을 전개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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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란 축구협회는 자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제재를 받아 케이로스 감독에게 지급해야 할 연봉 잔여액 7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한화 약 7억8500만 원)를 해외로 송금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도 조만간 해결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메흐디 타지 이란 축구협회장은 최근 자국 언론을 통해 외교부와 협의해 케이로스 감독의 연봉을 송금할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타지 회장은 지난 8일(한국시각) 자국 스포츠 매체 '바르제시3'을 통해 "나는 대한축구협회장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한국이 케이로스 감독과 드디어 협상을 시작했다고 내게 말해줬다. 내가 전해 듣기로는 한국과 케이로스 감독은 여전히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 결국 케이로스 감독은 계속 이란 대표팀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