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가치 4조 원' 맨유, 우드워드 내보낼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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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부사장 퇴진 요구, 맨유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조세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은 '권력 싸움'에 강한 리더로 꼽힌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 시절 전통적으로 구단 내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기술이사의 역할을 사실상 없앴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당시 그는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회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호르헤 발다노 기술이사와 충돌했고,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구단과 내가 소통하는 데 중재자를 거치고 싶지 않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결국, 발다노 기술이사는 2011년 5월 무리뉴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와의 불화 탓에 사임했다. 이후 레알은 7년이 넘도록 기술이사 없이 감독이 직접 회장과 협의해 선수단을 운영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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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잉글랜드 언론을 통해 제기된 무리뉴 감독과 에드 우드워드 맨유 부사장의 불화도 과거 레알에서 벌어진 권력 싸움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무리뉴 감독은 이달 초 이적시장이 마감되기 전까지 이반 페리시치, 토비 알더베이럴트, 윌리안 영입을 요구했으나 최종 결정권을 쥔 우드워드 부사장의 반대에 부딪쳐 전력을 보강하지 못했다. 그는 이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 무리뉴 감독과 맨유 팬들이 우드워드 부사장과 대립하는 이유

현지에서 우드워드 부사장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무리뉴 감독뿐만이 아니다. 우드워드 부사장은 축구인 출신 행정가가 아니다. 그는 월가 출신 금융 전문가로 '경영인'에 더 가깝다. 이 때문에 맨유 팬들도 팀이 장기적인 비전을 바탕으로 전력을 보강해 과거처럼 프리미어 리그의 '절대강자'가 되려면 축구를 더 잘 이해하는 행정가가 구단 운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이유로 맨유 팬들은 줄곧 우드워드 부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 또한 "축구인이 선수단 운영을 맡고 우드워드는 상업 활동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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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만큼은 무리뉴 감독도 '권력 싸움'에서 우드워드 부사장을 밀어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맨유 회장단을 구성하고 있는 미국 재벌가 글레이저 가문이 우드워드 부사장을 여전히 두텁게 신뢰하고 있다며 그와 감독 사이에서 둘 중 한 명과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면 오히려 이는 무리뉴 감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맨유가 우드워드 부사장을 내칠 수 없는 이유, 그 덕분에 구단 가치가 수십 배로 올랐다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가 5년째 프리미어 리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는데도 우드워드 부사장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꽤 간단하다. 맨유가 글레이저 가문에 인수된 2005년 구단 가치는 1억7000만 파운드(약 2440억 원)로 책정됐다. 당시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은 맨유는 2007년 경영 전문가 우드워드를 부사장으로 선임했고, 11년이 지난 현재 구단 가치는 31억 파운드(약 4조4519억 원)에 도달했다. 우드워드 부사장이 축구 경기의 뉘앙스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지는 몰라도, 그는 빼어난 사업 수완으로 지난 11년간 맨유에서 스폰서 계약만 무려 51건을 체결했다.

우드워드 부사장 체제의 맨유가 그동안 계약을 맺은 스폰서, 혹은 파트너 업체는 아디다스, 쉐보레, 캐논, 엡손, 태그호이어 등 글로벌 브랜드가 대다수다. 맨유가 지난 약 5년간 경기장 안에서는 고전했지만, 프리미어 리그에서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구단이 된 건 상당 부분이 우드워드 부사장의 능력 덕분이다. 실제로 맨유가 프리미어 리그 승격 2년 차에 불과한 브라이턴에 2-3으로 패하며 무리뉴 감독 위기론이 다시 제기된 지난 20일(한국시각), 구단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주식 시세는 24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2년 9월(12달러)와 비교해 두 배가 오른 액수다.

맨유는 작년 수입이 5억8120만 파운드(약 8346억 원)로 구단 창단 후 최고 연간 수입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사실상 구단의 개념을 넘어 기업이 된 맨유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게다가 팀 성적뿐만이 아니라 구단 운영을 책임져야 하는 경영적은 측면에서 보면 우드워드 부사장이 무리뉴 감독의 올여름 선수 영입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맨유는 2016년 무리뉴 감독을 선임한 후 2년간 이적시장을 통해 폴 포그바(이적료 9450만 파운드), 로멜루 루카쿠(7623만 파운드), 프레드(5310만 파운드), 네마냐 마티치(4023만 파운드), 헨리크 미키타리안(3780만 파운드), 에릭 바이(3420만 파운드), 빅토르 린델로프(3150만 파운드), 디오고 달로트(1980만 파운드) 등을 영입하는 데 3억8800만 파운드(약 5572억 원)를 투자했다.

여기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알렉시스 산체스를 이적료 없이 영입한 이유로 프리미어 리그 최고급 주급에 계약한 점을 고려하면 맨유가 전력 보강에 투자한 실질적인 액수는 더 크다. 그러나 맨유는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첫 시즌에 리그컵, 유로파 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뿐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노린 지난 시즌에는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19점 차로 밀렸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세비야에 패해 16강에서 탈락했다. 세비야는 맨유가 선수 영입에 이적료로만 3억8800만 파운드를 들인 지난 3년간 1억9000만 파운드를 쓰고도 유로파 리그 우승(2016년), 챔피언스 리그 8강을 달성했다.

# 오히려 '비축구인' 출신인 게 우드워드의 강점이다

무리뉴 감독은 린델로프, 바이, 앙토니 마샬 등 최근 몇 년간 영입된 선수들의 기량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검증된 자원을 영입하기를 희망했으나 오히려 우드워드 부사장은 구단이 투자한 선수를 활용해 감독이 성과를 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드워드 부사장은 29~30세인 페리시치, 알더베이럴트, 윌리안 등을 거액에 영입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 투자라며 무리뉴 감독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동안 무리뉴 감독은 레알에서 발다노 기술이사, 첼시에서는 마이클 에메날로 기술이사와 과감하게 대립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발다노와 에메날로는 나란히 선수 출신 행정가로 현역 시절 스타로 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기술이사보다는 감독인 내가 이 팀, 그리고 현대 축구를 더 잘 알고 있다"며 구단은 물론 대중의 신임을 얻었다. 다만, 이는 '경영인' 우드워드 부사장을 상대로는 성립될 수 없는 주장이다. 우드워드 부사장은 무리뉴 감독이 손을 댈 수 없는 영역에서 맨유에 어마어마한 이득을 안기고 있기 때문이다.

맨유 운영진은 대응책으로 우드워드 부사장이 사업 부서를 그대로 운영하는 대신 축구인 출신 기술이사를 선임해 무리뉴 감독과 구단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인물을 물색 중이다. 현재 에드윈 판 데 사르 아약스 사장, 폴 미첼 RB 라이프치히 수석스카우트 등이 맨유 신임 기술이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발다노, 에메날로 등 축구인 출신 행정가와 충돌했던 무리뉴 감독의 과거를 고려할 때 해결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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