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 핵심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가 레알 마드리드가 자랑하는 중원을 상대로 압도적인 장악력을 과시하며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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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가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원정에서 열린 레알과의 2020/21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첼시는 소기의 성과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첼시는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티모 베르너와 크리스티안 풀리식이 투톱으로 나섰고, 벤 칠웰과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메이슨 마운트와 캉테가 중원을 구축했고, 베테랑 수비수 티아구 실바 좌우에 안토니오 뤼디거와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다. 골문은 에두아르도 멘디 골키퍼가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평소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던 마운트가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간 게 가장 눈에 띄는 전술 변화였다. 이는 레알의 자랑거리이자 최대 강점이기도 한 '크카모(토니 크로스, 카세미루, 루카 모드리치)'로 이어지는 미드필더 라인과의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포석이었다.
이는 주효했다. 첼시가 원정임에도 시종일관 공격을 주도했다. 점유율 자체는 51대49로 레알이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무의미한 점유율에 가까웠다. 이는 구역별 점유율을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양 팀은 레알 수비 진영에서 28.1%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첼시 수비 진영에서의 볼 점유율은 21.8%에 불과했다. 즉 레알은 수비 진영에서 볼을 돌렸고, 첼시는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슈팅 숫자에선 11대9로 첼시가 2회 더 많았을 뿐이었다. 중요한 건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슈팅 숫자에서 첼시가 7대4로 두 배 가까이 더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데에 있다. 이는 레알이 첼시의 단단한 중원과 수비 벽에 막혀 무모한 중거리 슈팅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걸 의미한다(레알의 중거리 슈팅 시도는 5회로 페널티 박스 안 슈팅 4회보다 더 많았다). 자연스럽게 첼시가 5회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는 동안 레알은 유효 슈팅 1회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첼시가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데에는 캉테의 공로가 절대적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캉테는 왕성한 활동폭을 바탕으로 크카모 라인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면서 상대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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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크로스와 모드리치, 카세미루가 최근 레알 선수단의 줄부상 문제로 인해 휴식 없이 혹사 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심지어 크로스는 이번 첼시전이 부상 복귀전이었다(이전 2경기에 부상으로 결장했다). 이들의 든든한 백업 역할을 담당해줘야 하는 페데리코 발베르데마저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결장하면서 모드리치와 카세미루는 매경기 출전을 감행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캉테의 활약상은 충분히 눈부셨다. 이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21회의 볼 경합과 6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 장기인 수비에 더해 역습 상황에서 공격 숫자가 부족할 때 기습적인 돌파와 센스있는 전진 패스를 공급하면서 공격에서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첼시가 기록한 11회의 슈팅 중 절반이 넘는 6회의 슈팅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캉테이다. 이에 첼시 공식 SNS는 "지구의 표면은 71%의 물로 구성되어 있고, 나머지는 은골로 캉테가 커버하고 있다"라는 센스있는 글을 올렸다.
첼시의 전설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조 콜은 'BT 스포츠'에 패널로 출연해 캉테에 대해 "그는 그가 해야 하는 일을 가장 잘 하는 선수이다. 그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할 수 있다. 그는 본인의 위치에 마치 사람 두 명이 있는 것처럼 플레이한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6/17 시즌부터 2018/19 시즌까지 캉테의 중원 파트너로 뛰면서 첼시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2016/17)과 FA컵 우승(2017/18), 유로파 리그 우승(2018/19)에 기여했던 현 모나코 미드필더 세스크 파브레가스 역시 SNS 계정을 통해 "은골로는 항상 큰 경기에 강한 선수였다. 그를 의심하지 마라. 그는 혼자서 두 명 몫을 뛴다"라고 평가했다.
이렇듯 첼시는 캉테의 중원 장악력에 힘입어 마드리드 원정에서 무승부라는 소기의 성과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제 첼시는 2차전 홈에서 승리하거나 실점 없이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원정골 우선 원칙에 의거해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