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FF E-1 Championship Korea vs China

공한증은 없다? 신태용호가 증명해야 할 중국전

[골닷컴, 일본 도쿄] 서호정 기자 = 2017년 3월 23일은 한국 축구사에 남은 또 하나의 충격적인 날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이끌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중국 창사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 0-1로 패했다. 

또 다른 의미에서 공한증이 분쇄된 순간이었다. 지난 2010년 2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중국에 사상 첫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중립 지역에서의 패배였다. 한국은 홈, 그리고 중국 원정에서 치르는 진짜 승부에서는 아직 패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마저도 2017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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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첫 공식전에서 차범근의 결승골로 승리한 뒤 근 40년간 점해 왔던 한중전의 흐름도 바뀌기 시작했다. 한국 축구는 고개 숙였고, 중국 축구는 환호했다.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거액의 연봉으로 영입하는 투자의 기쁨을 그 순간만큼은 중국 대륙이 만끽했다. 더 이상 공한증을 없다는 자신감 넘치는 발언도 중국 축구계와 언론에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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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가까이 흐른 현재 상황을 보자.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별별 수모와 패배를 겪었지만 어쨌든 본선에 진출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나고 신태용 감독 체제로 전환하며 10번째 월드컵을 준비 중이다. 중국은 한국을 꺾으며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불씨를 살렸지만 이어진 이란 원정에서 패하며 희망고문은 일찌감치 끝났다. 리피 감독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대비해 중국 대표팀의 세대 교체를 진행 중이다. 

본선 준비 체제에 돌입한 한국과 다음을 위해 세대교체 중인 중국이 9일 오후 4시 30분 일본 도쿄 조후시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2018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개막전이다. 

신태용 감독과 한국 선수단의 목표는 통산 4번째 우승, 그리고 아직 대회에서 한번도 없었던 2연속 우승이다. 한국은 2015년 중국 우한에서 열린 대회에서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그 목표를 위해서 중국을 상대로 하는 9개월 만의 리턴매치부터 넘어야 한다. 2년 전에도 한국은 1차전에서 홈팀 중국을 2-0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향한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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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피 감독은 이번 대회를 새로운 출발의 장으로 삼으려고 한다. 최종예선에서의 실패, 그리고 지난 11월 평가전 2연전에 세르비아(0-2), 콜롬비아(0-4)에 완패를 당하자 팀의 주축을 과감히 제외시켰다. 정쯔, 펑샤오팅, 가오린, 하오준민, 정청 등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30대 베테랑을 모조리 제외시켰다. A매치 경험이 전무한 4명의 신예를 포함 9명의 25세 이하 선수를 선발했다. 대표팀의 평균 연령이 확 낮아졌다.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신태용 감독은 동아시안컵 특성 상 유럽파를 소집하지 못했지만 K리그를 중심으로 베테랑, 중견, 신예를 가리지 않는 멤버를 구성해 일본에 왔다. 대회 10일 전부터 조기 소집을 했다. 동아시안컵이 지역 대회지만 월드컵까지의 남은 6개월에서 대표팀을 향한 여론의 신뢰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임을 알기 때문이다. 테스트보다는 결과를 내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1월 중국이 붙은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하며 전환점을 만든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 기성용, 권창훈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최전방의 변화가 가장 클 수 밖에 없다. 이정협, 김신욱, 진성욱의 기용을 통한 테스트는 불가피하다. 

신태용 감독도 11월 큰 효과를 본 4-4-2 포메이션이 아닌 4-2-3-1, 4-1-4-1 포메이션 가동을 예고했다. 이근호가 컨디션 난조로 첫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어서 중국전에 원톱 시스템 가동은 확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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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선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존의 이재성, 염기훈 외에 이명주, 이창민의 몫이 크다. 이명주는 조기소집 중 가진 연습경기에서 소속팀처럼 공격적인 위치에 서며 동아시안컵에서 중용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우영, 고요한, 주세종, 김성준이 서게 될 3선의 중앙 미드필더도 기성용 없이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 

수비라인은 안정적이다. 김영권이 제외됐고 김민재가 부상 여파로 뛸 수 없지만 장현수, 권경원, 최철순, 김진수, 김민우 등 11월에 주전으로 활약한 수비수들은 정상 출전한다. 골키퍼는 김승규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진현, 조현우, 김동준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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