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문장 얀 오블락이 시즌 내내 환상적인 선방쇼를 펼치며 팀에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리가) 우승을 선사했다. 선수 개인에게 있어서도 역대 최다 타이에 해당하는 사모라상 5회를 수상하며 라리가 최고의 골키퍼의 위엄을 다시 한 번 입증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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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가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호세 소리야 원정에서 열린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2020/21 시즌 라리가 38라운드 최종전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아틀레티코는 26승 8무 4패 승점 86점을 획득하며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84점)를 승점 2점 차로 어렵게 따돌리고 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구단 통산 11번째 라리가 우승이다.
이 경기에서 아틀레티코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루이스 수아레스가 최전방 원톱에 위치한 가운데 야닉 카라스코와 앙헬 코레아가 좌우에 서면서 공격 스리톱을 형성했다. 코케를 중심으로 사울 니게스와 마르코스 요렌테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마리오 에르모소와 키어런 트리피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호세 히메네스와 펠리페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언제나처럼 오블락 골키퍼가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상대가 강등권인 19위 바야돌리드였기에 상당수가 아틀레티코의 쉬운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당초 전망과는 달리 아틀레티코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경기였다. 실제 아틀레티코가 점유율에선 51대49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고, 슈팅 숫자에선 14대10으로 근소하게 앞섰으나 정작 유효 슈팅에선 바야돌리드가 4대3으로 하나 더 많이 기록했을 정도였다.
특히 전반전은 슈팅 숫자에서 6대5로 아틀레티코가 단지 하나가 더 많았을 뿐이고, 유효 슈팅에선 3대1로 바야돌리드가 우위를 점했다. 이 과정에서 아틀레티코는 경기 시작하고 18분 만에 바야돌리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오스카르 플라노에게 먼저 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아틀레티코는 전반전 졸전 속에서도 오블락 골키퍼가 9분경 바야돌리드 왼쪽 측면 미드필더 토니 비야의 중거리 슈팅을 선방했고, 37분경엔 상대 공격수 숀 바이스만의 골문 앞 헤딩 슈팅까지 저지하면서 전반전을 1실점만 허용한 채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실망스러운 전반전을 뒤로 하고 전열을 가다듬은 아틀레티코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파상공세에 나섰다. 결국 아틀레티코는 후반 12분 만에 코레아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수비 두 명을 제치고 상대 수비 다리 사이를 빠져가는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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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돌리드 역시 잔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살리기 위해선 무조건적인 승리가 필요했기에 동점골을 허용하자 곧바로 공세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후반 16분경, 왼쪽 측면 수비수 루카스 올라사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오블락 골키퍼가 선방했고, 곧바로 이어진 바이스만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넘어가면서 바야돌리드의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아틀레티코는 후반 18분경, 미드필더 사울과 수비적인 측면 수비수 에르모소(그의 본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이다)를 빼고 공격수 주앙 펠릭스와 공격적인 측면 수비수 헤난 로디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공격 강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아틀레티코에 행운이 발생했다. 바야돌리드 공격수 세르히 과르디올라의 백패스를 수아레스가 가로채서 그대로 단독 드리블로 상대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들어가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짜릿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아틀레티코는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에게 이렇다할 슈팅 기회조차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2-1 승리를 지켜냈다.
이 경기의 영웅은 단연 코레아와 수아레스였다. 코레아는 동점골에 더해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6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며 아틀레티코의 공격을 이끌었고, 수아레스는 결승골의 사나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만약 아틀레티코가 이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레알 마드리드의 역전 우승으로 끝났을 것이 분명하기에(아틀레티코가 바야돌리드전 무승부에 그쳤을 시 승점 84점으로 동률이지만 상대 전적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1승 1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수아레스의 골이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모든 건 오블락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 분명하다. 오블락은 이 경기에서도 3회의 슈팅을 선방해냈다. 비단 바야돌리드전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이번 시즌 라리가 전경기(38경기)에 출전해 단 25실점 만을 허용했다. 그 덕에 아틀레티코가 라리가 최소 실점 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2위는 레알 마드리드 28실점).
오블락의 경기당 실점은 0.66골로 라리가 전체 1위다. 이와 함께 오블락은 레알 마드리드 수문장 티보 쿠르투아(경기당 실점 0.74골)를 제치고 라리가 최고의 골키퍼에 주어지는 사모라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사모라상 수상 기준은 경기당 실점률).
이는 오블락 개인에게 있어 역대 5번째 수상이다. 이미 그는 2015/16 시즌부터 2018/19 시즌까지 4시즌 연속 사모라상을 수상한 바 있다. 비록 지난 시즌엔 쿠르투아에게 사모라상의 영예를 넘겨주었으나 재탈환에 성공한 오블락이다. 이에 힘입어 그는 바르셀로나의 전설적인 골키퍼 안토니 라마예츠(1951/52, 1955/56, 1956/57, 1958/59, 1959/60), 그리고 빅토르 발데스(2004/05, 2008/09, 2009/10, 2010/11, 2011/12)와 함께 사모라상 최다 수상 타이의 영예를 얻었다. 외국인 선수로는 단연 독보적인 최다 기록이다(2위는 쿠르투아 3회 수상).
이에 더해 그는 라리가 골키퍼들 중 유일하게 선방 100회를 넘기며 최다 선방을 자랑하고 있고, 선방률 역시 유일하게 80%를 넘겼다. 무실점 경기 수 역시 18경기로 1위이다. 말 그대로 골키퍼와 관련한 모든 지표에서 1위를 싹쓸이한 오블락이다. 즉 철벽 수문장 오블락이 골문을 지키고 있기에 아틀레티코가 2013/14 시즌 이후 7년 만에 라리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록만 놓고 보면 골키퍼계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에이스로 선수 경력 내내 라리가 공격 관련 지표 1위를 대부분 싹쓸이하고 있다)가 바로 오블락이다.
# 2020/21 라리가 선방 횟수 TOP 5
1위 얀 오블락:103회
2위 에드가 바디아: 95회
3위 티보 쿠르투아: 90회
3위 하우메 도메넥: 90회
5위 세르히오 에레라: 89회
# 2020/21 라리가 선방률 TOP 5
1위 얀 오블락: 80%
2위 티보 쿠르투아: 76.1%
3위 야신 부누: 74.1%
4위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 70.4%
5위 세르히오 에레라: 68.8%
# 2020/21 라리가 경기당 최소 실점 TOP 5
1위 얀 오블락: 0.66골
2위 티보 쿠르투아: 0.74골
3위 야신 부누: 0.85골
4위 알렉스 레미로: 1골
5위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 1.03골
# 2020/21 라리가 무실점 경기 TOP 5
1위 얀 오블락: 18경기
2위 티보 쿠르투아: 17경기
3위 야신 부누: 15경기
4위 알렉스 레미로: 14경기
5위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 11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