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UK Chris Wheatley 기자, 골닷컴 코리아 이성모 기자] 메수트 외질.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굳이 긴 말로 소개할 필요가 없는 선수다. 이번 시즌 아스널과의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기복 있는 모습으로 인해 때로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한 외질이지만, 그는 의심의 여지 없는 현재 유럽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 중 한 명이자 바로 직전 월드컵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과 함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월드컵 챔피언이다.
아스널의 부진, 벵거 감독의 재계약, 외질 본인의 재계약 등 많은 문제들이 산재한 가운데 골닷컴 UK의 아스널 담당 크리스 위틀리 기자와 골닷컴 코리아의 이성모 기자가 런던 시내의 한 레스토랑에서 외질을 만났다. 외질은 약 30분 동안 진행된 이 인터뷰에서 골닷컴 기자들의 모든 질문에 솔직하고 자세한 답변을 들려줬다. 외질을 직접 만나고 돌아온 골닷컴 코리아에서 그 인터뷰 내용을 세 편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주)
골닷컴 : 만나서 반갑다. 우선 런던에서의 생활은 어떤지에 대해 먼저 묻고 싶다. 이제 4년 째이니 꽤 적응을 했을 것 같은데.
외질 : 간단히 말해서 런던에서의 생활을 아주 즐기고 있다. 런던은 세계적인 도시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고, 그만큼 할 수 있는 일도 많다. 나 역시 이곳에서 아주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다. 또 내가 뛰고 있는 아스널 역시 위대한 클럽이며 아스널을 위해 뛰는 것 역시 즐겁다. 한마디로, 나는 런던에서의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골닷컴 : 본인은 독일 대표팀에서 뛰고 있지만, 터키계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고 터키와도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터키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외질과의 인터뷰 역시 터키식 레스토랑에서 진행됐다)
외질 : 나는 터키 출신의 부모님을 두고 있고,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나는 나의 부모님이 터키 출신이라는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덕분에 나는 어린시절부터 성장하면서 서로 다른 두 문화를 경험하며 자랄 수 있었는데, 그것은 사람의 성장에 있어 아주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일에 대해서 서로 다른 두가지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그렇게 자랄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골닷컴 : 유소년 시절에 길거리에서 축구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런 환경에서 축구를 배운 것이 본인에게 혹은 유소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외질 : 런던에 온 후로 나는 내가 어린 시절 축구를 했던 것과 비슷한 환경을 거의 보지 못했다. 비슷한 것은 있긴 있지만 말이다. 내가 처음 축구를 시작했을 때 나의 환경은 별로 좋지 못했다. 나는 시멘트 바닥 위에서 축구를 했는데, 그럴 때 넘어지기라도 하면 곧바로 피가 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런 환경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항상 나보다 나이가 많은 형들과 축구를 했다. 그런 환경과 상황에서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기술을 더 발전시킬 수 밖에 없다. 나에겐 그 때의 경험이 정말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생각한다.

골닷컴 : 본인은 어린 시절부터 '천재', '신동'이라는 수식어를 들으며 자랐다. 그런 가운데서도 자만에 빠지지 않고 성인 선수가 될 때까지 꾸준히 발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외질 : 우선 나는 어릴때부터 성격이 아주 차분한 편이었다. 물론 나도 내가 축구를 통해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평판에 휩쓸리지 않았다. 나의 유소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내 주변에는 늘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공존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며, 누가 나를 진심으로 지지해주는 지도 알고 있다.
물론 빅클럽에서 뛰다보면 명예랄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따라오기 마련이고 사생활이라고 할만한 것들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가운데에서도 가능할 때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나 자신의 방식으로 인생을 즐기고자 노력하고 있다.
골닷컴 : 학창시절, 본인을 학교에서 가르쳤던 선생님 중 한 명은 "외질은 교실에선 아주 조용한 학생이었지만 축구를 할 때면 다른 사람 같았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축구가 본인의 진짜 모습을 찾고 또 표현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나?
외질 : 나는 결코 사람들의 관심을 즐기는 타입의 사람이 아니다. 물론 지금은 어딜 가도 축구팬들이 나를 알아보지만 나는 늘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내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그것은 내가 학생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 시절에도 내 머릿속에는 늘 축구가 있었다. 나에겐 축구가 곧 나의 사랑이고 삶이었다. 그래서 경기 중에 나는 항상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고자 하고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것이 축구에 대한 나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골닷컴 :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바이에른 뮌헨 전이 끝난 후에, 본인의 에이전트는 본인이 아스널 패배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혹시 본인이 축구팬들로부터 오해를 받고 있다고 느낀 적은 없는가? 미디어나 팬들의 비판이 본인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외질 : 나를 좋아하는 팬들도 있고, 싫어하는 팬들도 있다. 어떤 팬들은 나의 바디랭귀지나 제스처를 보면서 내가 경기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팬들도 있다. 그러나, 그건 있는 그대로의 나의 스타일이다. 나는 그런 비판들 때문에 나의 제스처가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에 대한 기대가 아주 높다는 것은 알고 있다. 내가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은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선수에게는 늘 비판과 칭찬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감독이 나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한가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이따금씩 팬들이 나에게 "전력을 다해서 뛰지 않는다"고 하거나 "열심히 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나의 경기 중 통계를 찾아본다면, 누구나 그것이 사실이 아니고 내가 좋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산체스와 외질의 경기 중 모습으로 인해 외질이 경기 중 많이 뛰지 않는다는 비판이 종종 일어나지만, 경기 후 통계자료를 확인해보면 대부분의 경기에서 외질이 산체스를 비롯한 다른 아스널 선수들보다 더 많은 거리를 뛴 것으로 드러난다.

골닷컴 : 최근에 독일에서 출간된 본인의 자서전에서, 본인은 진정한 친구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별하기가 힘든 때가 있었다고 말했는데.
외질 : 나는 16살에 프로 축구 선수가 됐다.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친구'를 가장해서 접근했고 나에게서 무언가를 얻어내고자 했다. 나는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내가 100%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가려지고 그 사람과 소통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겐 내가 성공한 축구 선수라는 이유와 관계 없이, 내가 좋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늘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나는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
골닷컴 : 독일 대표팀의 경우, 최근에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대거 은퇴를 했고, 이제는 본인도 팀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 중에 한 명이 됐다. 본인의 어린 시절 경험을 통해서 독일 혹은 세계의 어린 선수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외질 :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특히 축구 선수를 둔 부모들에게서 많이 받는다. 나는 그 질문에 대해 늘 같은 대답을 한다. 어린 시절 축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를 즐기고, 즐겁게 축구를 하는 것이다. 본인에게 재능이 있고, 본인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고 노력하고, 그에 대해서 조금의 운이 따른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2편에서 외질이 직접 말하는 아스널, 독일 대표팀, 레알 마드리드 시절, 중국 및 터키로의 이적설에 대한 입장과 재계약 등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골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