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부산] 박병규 기자 = 경남FC 설기현 감독이 이례적으로 선수단에 채찍을 들며 변화를 시도했는데 값진 결과로 이어졌다. 그가 내린 과감한 선택은 무엇일까?
경남은 5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15라운드 ‘낙동강 더비’에서 3-2 역전승을 거두었다. 경남은 전반부터 부산에 0-2로 끌려갔지만 후반 백성동과 에르난데스, 윌리안의 골에 힘입어 역전했다. 이로써 경남은 리그 4위로 올라서며 4경기 무패(3승 1무)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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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두 팀은 나란히 3경기 무패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비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설기현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라인에 변화를 주었는데 ‘팀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였다.
경남은 올 시즌 강력한 승격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최하위까지 추락하며 부진을 거듭했다. 다행히 조금씩 반등에 성공하며 상위권 진입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3연승을 눈앞에 두었던 지난 안산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주며 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이로 인해 설기현 감독이 이례적으로 쓴 소리를 내며 선수단 변화를 예고했다.
실천도 빨랐다. 당장 다음 경기인 부산전에서 일부 주축 선수들을 과감히 뺏다. 대신 기회를 잡지 못했거나 어린 신인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며 기회를 주었다. 설기현 감독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14경기를 치르며 시즌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잘 풀리지 않았다. 지난 안산전 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지난 경기의 결과가 이런 결단을 내리는 계기가 되었다”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잘 되기 위한 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전술이나 구성 등의 변화는 계속 있어야 한다. 대처 방안이 약해서 효과가 없을 때는 강력한 변화를 주어야 한다. 만일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긍정적이라면 이를 계속 밀고 나갈 것이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그는 “우리가 가진 문제점도 보인다. 그래서 변화를 시도하려고 결심하였고 어린 선수들과 경기에 나가기 위해 준비된 선수들로 구성해 분위기를 전환하려 한다. 모든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강한 각오를 보여주어야 한다. 기존의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체력적으로도 지쳤고 성적과 순위에 대한 불안감도 계속 있었을 것이다. (휴식을 통해) 밖에서 경기를 보면 또 다른 모습도 보일 것이다”라고 했다.
특히 공격진에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는 윤주태, 윌리안이 포함되었고 이적 후 첫 경기에 나서는 정창용과 프로 데뷔전을 앞둔 김범진 등 어린 선수들도 포진되었다. 이에 대해 설기현 감독은 “데뷔를 앞둔 김범진은 나도 궁금하다. 보통 축구를 잘하는 친구들은 머리가 좋다. 플레이 할 때 생각하면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친구라 특이했다. 훈련 때 좋은 모습도 많이 나왔다. 내게 새로움을 준 친구다. 첫 데뷔전이라 많은 준비를 하였을 것이고 긴장도 될 것이다. 처음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지만 스피드와 감각이 있으며 열심히 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남FC그리고 이런 간절함을 통해 모든 선수가 깨달음을 얻길 바랬다. 그는 “간절한 마음을 경기장에서 보이면 주위 선수들에게 크게 영향을 끼친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예전에 저랬지’라며 깨닫는다. 전방에서 이를 보여주었으면 한다”라며 기대했다.
휘슬이 울리자 설기현 감독의 묘수는 20초 만에 통했다. 경남은 킥오프와 동시에 기습 공격을 펼쳤고 득점까지 성공했지만 아쉽게 오프사이드로 무산되었다. 그러나 설감독이 원했던 패기와 간절함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이후 자신감이 오른 경남은 부산을 더욱 압박했지만 잇따른 골 취소와 골대 강타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설상가상 주도한 내용과 달리 연거푸 2골을 내주며 리드를 허용했다.
경남은 후반 대반전을 위해 백성동, 에르난데스, 황일수 등 베테랑을 과감히 투입했고 전략은 적중했다. 백성동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에르난데스의 동점골이 터졌고 경기 종료 직전에는 윌리안의 극적인 역전골까지 터졌다. 전반에 투입된 선수들이 패기를 보여줬다면 후반에 투입된 선수들은 경험과 강한 의지로 팀 분위기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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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감독은 경기 후 "초반 실점으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승점 3점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라며 만족해했다. 그리고 그의 과감한 모험수가 통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되려 이를 받아들이고 이해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공을 돌렸다.
당장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팀 성장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 설기현 감독은 역전승으로 결과와 단단해진 팀워크까지 챙기며 본격적인 분위기 반전을 예고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