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황선홍 감독이 FC서울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서울 구단은 30일 오후 늦은 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황선홍 감독의 자진 사퇴를 알렸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황선홍 감독은 29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구단에 사의를 밝혔다. 하루 전 K리그1 10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홈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0-0으로 비긴 뒤였다. 올 시즌 개막 후 내내 부진했던 서울은 8라운드에서 대구를 3-0으로 완파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9라운드 전남 원정에서 1-2 역전패를 당했고 상주를 상대로도 승리하지 못했다.
주요 뉴스 | "[영상] 떠나는 벵거 감독, "아스널 외의 팀을 맡긴 어려울 것""
황선홍 감독이 사의를 밝힌 뒤 발표까지 하루가 걸린 것은 그 뜻을 구단이 수용하는 데 고심을 해야 했다는 게 서울의 입장이다. 서울은 감독의 계약 기간을 지킨다는 팀 문화에 자부심이 갖고 있었다. 역대 사령탑 중 성적 부진으로 인해 물러난 것은 2011년의 황보관 전 감독이 유일했다.
2016년 6월, 중국 장쑤 쑤닝으로 떠난 최용수 감독을 대신해 서울 감독직에 오른 황선홍 감독은 1년 10개월 만에 물러났다. 당초 황선홍 감독과 서울의 계약 기간은 올해까지였다.
과감한 리빌딩이 씁쓸한 결론까지 이른 원인이 됐다. 부임 첫 해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서울과 함께 트로피를 들었던 황선홍 감독이지만 지난 시즌 리그 5위에 그치며 트로피는 물론이고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확보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지만 팀의 상징과 같았던 데얀과 과감하게 작별했고, 오스마르, 윤일록, 김치우 등도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그 와중에 데얀은 최대 라이벌인 수원 삼성으로 이적해 큰 화제를 모았다. 데얀의 이적은 황선홍 감독에게 적잖은 부담감이었다. 첫 슈퍼매치에서 데얀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그를 대신해 에반드로와 안델손을 영입한 서울의 득점력은 살아나지 않았다. 반면 데얀은 만 37세에도 여전한 득점력을 발휘하며 수원을 이끌었다.
박주영의 SNS는 팀 내 불화와 갈등을 의심케 한 또 다른 도화선이었다. 자신의 SNS 계정에 황선홍 감독이 부임한 지난 2년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함축된 글을 올린 뒤 팬들의 불만과 비판은 한층 뜨거워졌다. 감독의 리더십도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팬들은 결과와 상관 없이 황선홍 감독의 별명을 이용한 ‘황새 아웃’을 외치며 공개적인 퇴진 시위를 했다.
10라운드까지 서울이 거둔 성적은 2승 4무 4패. 10경기에서 9득점 9실점이었다. 신인 조영욱을 과감히 선발 기용한 대구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변화의 기미를 보였다. 이어진 전남전에서도 조영욱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후반에 역전패를 당하며 흐름이 끊겼다. 결국 상주전마저 이기지 못한 황선홍 감독은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자진 사퇴를 택했다.
주요 뉴스 | "[영상] 나폴리 감독에게 손가락 욕을 한 유벤투스 팬들"
체질 개선을 위한 리빌딩을 외치며 개혁 수준의 변화를 감행했지만 황선홍 감독은 결과로서 자신의 방향과 선택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 결국 리빌딩의 명분은 실종됐고, 황선홍 감독의 팬들과 선수단 내부의 외면 속에 씁쓸히 날개가 꺾였다.
서울이 후임으로 택한 것은 이을용 코치다. 감독 대행으로 선임된 이을용 코치로 2018시즌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서울에서 5년 간 선수 생활을 했고, 지난해부터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빠른 수습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서울의 기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