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한국 축구가 기대하는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이자,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평가받는 양민혁(19·포츠머스)을 두고 존 무시뉴(39·잉글랜드) 포츠머스 감독이 “합류한 이후 지금까지 크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21일(한국시간) 포츠머스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더 뉴스에 따르면 무시뉴 감독은 지난 20일 셰필드 웬즈데이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6라운드에서 결장한 양민혁을 두고 “훈련 도중에 발목을 접질렸다”면서 “다행히 상태가 심각하진 않아서 이번 주 안으로 복귀할 거로 기대한다”고 이렇게 말했다.
무시뉴 감독은 이어 “양민혁은 지난 몇 주 동안 훈련에서 잘 적응했고, 셰필드 웬즈데이전에서 기용할 생각이었다”며 “그러나 경기날 아침에 물리치료실을 보니 양민혁을 비롯해 하비 블레어, 조쉬 머피, 프랭코 우메가 있었다. 이들 모두 출전이 어려웠고, 윙어 포지션에서 기용할 선수가 부족해 힘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계속해서 양민혁이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사실 크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지난달 9일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와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교체 투입돼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나흘 뒤 레딩과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컵 1라운드에선 풀타임 동안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이후로 출전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앞서 양민혁은 지난달 8일 토트넘과 잠시 동행을 멈추고 포츠머스로 임대를 떠났다. 당시 포츠머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양민혁과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양민혁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 이번 임대 계약을 통해 그는 다음 스텝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며, 구단도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포츠머스 유니폼을 입자마자 곧바로 다음 날 양민혁은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전에서 교체 출전해 23분을 소화하며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나흘 뒤엔 레딩전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러나 레딩전에서 부진하면서 무시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고, 도리어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서서히 입지가 줄어들었다.
결국 양민혁은 16일 노리치 시티전을 시작으로 23일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전, 30일 프레스턴 노스 엔드전, 9월 14일 사우샘프턴전까지 챔피언십 2~5라운드 연속 결장했다. 4경기 모두 후보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끝내 교체 출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셰필드 웬즈데이전을 앞두곤 발목을 접지르는 불운 속 또다시 결장했다.
자연스레 한창 많이 뛰면서 성장해야 할 시기에 기회를 받지 못하는 양민혁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무시뉴 감독이 냉혹한 평가까지 내린 터라 입지가 쉽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커 걱정이 크다.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어야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명단에 뽑힐 자격이 생긴다”고 밝혔던 양민혁으로선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이대로 양민혁이 계속해서 포츠머스에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다면, 토트넘은 다가올 겨울 이적시장 때 임대 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다. 토트넘은 유망주들이 임대를 떠날 때마다 ‘리콜 조항’을 넣는다. 선수가 임대 가서 출전 기회를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마련한 장치로, 양민혁을 불러들인 후 재임대 보내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