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이탈리아 세리에A(1부)로 승격한 피사가 황재원(22·대구FC)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구애를 보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적이 무산되는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자연스레 황재원이 안정환(49·은퇴)과 이승우(27·전북 현대),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역대 4번째 세리에A 코리안 리거가 될 거란 기대감도 사라지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매체 세스타 포르타는 14일(한국시간) 피사의 여름 이적시장 진행 상황을 분석,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영입리스트에 오른 황재원과 관련한 소식도 다뤘다. 매체는 “K리그의 여름 이적시장이 오는 24일에 마감되는 가운데 대구의 긴박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황재원 영입 협상은 현재로선 결렬됐다”고 이같이 설명했다.
유럽 진출을 꿈꿔왔던 황재원은 이번 여름 마침내 그 꿈을 이루는 듯했다. 피사가 황재원을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인 구애를 보낸 후 협상 테이블을 차려 논의를 나눌 거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피사가 황재원을 영입하기 위해 100만 유로(약 16억 원)의 구체적인 이적료를 제시할 거란 관측도 내놨다.
자연스레 황재원은 안정환과 이승우, 김민재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역대 4번째로 세리에A에 진출하는 분위기였다. 안정환은 2000년부터 2년간 페루자에서 활약했고, 이승우는 2017년부터 1년 동안 엘라스 베로나에서 뛰었다. 김민재는 2022년 나폴리로 이적해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이끌면서 최우수 수비수에 선정됐다.
하지만 피사는 이적 가능성에 대해 선수 측의 응답을 기다렸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K리그의 여름 이적시장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하위(12위)에 머물며 강등 위기에 놓인 대구의 사정을 고려했을 때 황재원을 놓아줄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협상이 결렬, 거래가 무산되는 쪽으로 기울었다.
물론 아직 여름 이적시장 기간이 남은 데다, 황재원이 오는 17일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퇴소한 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황재원은 앞서 지난달 26일 논산 훈련소에 입소해 3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황재원은 2022년 대구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어린 나이에도 당돌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그는 이젠 K리그1을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K리그1 통산 120경기 동안 4골·11도움을 올렸다. 황재원은 빼어난 활약상 속 태극마크도 달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해 6월 A매치 데뷔전도 치렀다.
빠른 스피드와 타고난 체력, 정교한 킥력을 갖춘 황재원은 축구 지능도 뛰어나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그는 주 포지션은 윙백이지만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다. 특히 좌우 윙백과 풀백 모두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자원이다. 공수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어린 나이에도 다양한 경험을 쌓아 경기 운영 능력도 준수하다.
한편, 1909년 창단한 피사는 지난 시즌 세리에B(2부) 2위를 차지하며 무려 34년 만에 세리에A로 승격했다. 2000년대 이탈리아를 대표했던 공격수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감독이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피사는 새 시즌 세리에A 잔류를 목표로 전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황재원 외에도 히오바니 시메오네, 레오 외스티고르 등을 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