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골든보이’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PSG)을 향한 나폴리의 관심이 아직 식지 않은 모양새다. 지난 몇 달 동안 이강인에게 꾸준하게 구애를 보내온 나폴리가 최근 PSG와 이적료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만약 이적료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진 후 이강인도 나폴리행에 동의한다면, 이적은 성사될 전망이다.
프랑스 매체 톱 메르카토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로맹 콜레 고댕 기자의 말을 인용해 “나폴리는 이강인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PSG는 이강인을 향한 나폴리의 관심에, 최근 나폴리에 이강인의 이적료로 3000만 유로(약 481억 원)를 제시했다. 3000만 유로는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책정한 이강인의 몸값인 2500만 유로(약 401억 원)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강인은 현재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되면서 ‘백업 멤버’로 전락한 탓이다. 실제 지난 시즌 전반기 동안 PSG가 모든 대회에서 치른 23경기(6골·2도움)에 모두 출전했던 이강인이었지만 전반기 동안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데다, 지난겨울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합류와 맞물려 후반기 들어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PSG가 공식전 35경기를 치르는 동안 22경기(4도움)밖에 뛰지 못했다.
이강인은 특히 PSG가 일찌감치 조기에 우승을 확정 지었음에도 프랑스 리그1 최종전에서 결장했고,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결승전과 UCL 결승전에서도 후보 명단에 포함됐지만 교체 출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때문에 그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 무대 ‘트레블(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고도 마냥 크게 웃을 수만은 없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이강인이 올여름 PSG를 떠날 거란 전망이 끊이질 않았던 것도 그래서였다. 불규칙한 출전 시간과 중요한 경기에서 잇달아 결장한 이강인은 이적을 모색했다. 이런 가운데 그의 에이전트가 몇몇 구단과 접촉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나폴리를 비롯하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페네르바체 등과 연결되면서 이적설도 잇달아 흘러나왔다.
이 가운데서도 나폴리가 이강인을 가장 적극적으로 원했다. 지난여름 PSG가 빅터 오시멘 영입을 시도하자,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거액의 이적료에 더해 이강인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이강인을 원했었던 바 있고, 지오반니 만나 나폴리 단장이 이강인의 기량이나 재능을 높게 평가하면서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나폴리는 이강인을 데려오기 위해 계약기간 5년에 연봉 500만 유로(약 80억 원)를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강인이 나폴리행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데다, 초상권 문제 해결이 까다로운 탓에 나폴리로의 이적은 ‘없던 일’이 되는 듯했다. 그러던 찰나 나폴리가 이강인을 향한 관심을 유지하면서 PSG와 이적료 협상을 벌이는 사실이 공개돼 이강인의 나폴리행이 재점화되고 있다. 물론 이적이 성사될 수 있을 진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강인이 나폴리행에 동의할지 불확실한 것은 차치하고 나폴리가 3000만 유로를 투자하길 부담스러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톱 메르카토는 “나폴리는 케빈 더 브라위너를 데려오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더 브라위너는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었던 터라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연봉 800만 유로(약 128억 원)를 받는다. 또 올여름 떠날 것처럼 보였던 앙드레프랑크 잠보 앙기사도 잔류해 계획이 틀어졌다”며 “여러 이유에서 나폴리는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로 3000만 유로를 지출하는 건 원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이강인이 이번 여름 나폴리로 이적한다면, 안정환과 이승우, 김민재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역대 4번째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뛰게 된다. 김민재에 이어 나폴리에서 뛰는 2번째 한국인이 되기도 한다. 안정환은 2000년부터 2년간 페루자에서 활약했고, 이승우는 2017년부터 1년 동안 엘라스 베로나에서 뛰었다. 김민재는 2022년 나폴리로 이적해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이끌면서 최우수 수비수에 선정됐다.
한편, 이강인은 지난달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와 홈경기를 마치고 향후 거취에 대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며 “PSG에 남든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든지 간에 항상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좋은 모습으로 이바지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이적설에 말을 아꼈던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