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황소’ 황희찬(29)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 동행을 마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지난 시즌 잦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데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로도 부진에 빠진 탓에 입지가 줄어들어 떠날 거란 관측이 잇달아 나왔는데 최근 몇몇 구단의 관심을 받으면서 이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9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황희찬은 이번 여름에 울버햄프턴을 떠날 수도 있다”면서 “두 구단이 이미 황희찬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구단명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황희찬은 최근까지 백승호가 뛰고 있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버밍엄 시티의 관심을 받았던 바 있다.
황희찬이 이번 여름 울버햄프턴을 떠날 거란 관측은 지난 3월 처음 나왔다. 당시 현지에선 황희찬이 잦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고 부진에 빠지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자 울버햄프턴이 그를 매각할 거로 내다봤다. 황희찬 역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새 시즌 정규적인 출전 기회를 찾아 이적을 모색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실제 2023~2024시즌 주축으로 활약하며 EPL에서만 29경기 출전해 12골(3도움)을 터뜨려 커리어 하이를 경신, 훨훨 날았던 황희찬은 2024~2025시즌엔 잦은 부상과 부진 속 입지를 잃었다. 모든 대회에서 25경기 출전해 2골(1도움)에 그쳤다. 선발보다 교체로 나서는 횟수가 많았고, 교체 투입도 대부분 후반 중후반이었던 터라 출전시간이 길지 않았다.
더군다나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은 이미 공개적으로 황희찬에게 기회를 줄 수 없다고 선언했던 바 있다. 그는 “지금까진 황희찬의 자리가 없었다. 이게 축구”라며 “황희찬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할 수 없다. 만약 떠나고 싶다면 그와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황희찬을 구상에서 제외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만약 황희찬이 올여름 울버햄프턴을 떠나게 된다면, 한국 축구는 2005년 이후 무려 20년 만에 ‘EPL 코리안리거’가 한 명도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실제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활약한 손흥민이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 FC(LA FC)로 이적했고, 양민혁은 출전 기회를 찾아 챔피언십 포츠머스로 임대를 떠났다. 손흥민과 양민혁에 앞서 김지수도 브렌트퍼드와 잠시 동행을 멈추고 카이저슬라우테른(독일)으로 임대를 떠났다.
물론 박승수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입단했지만, 현재로선 1군 합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실제 현지에서도 박승수가 이적할 당시 21세 이전에 3년간 잉글랜드와 웨일스구단에서 훈련하면 외국인이 아닌 자체 육성 선수로 인정받는 ‘홈그로운 제도’를 노리기 위해 임대를 떠나지 않고 남는다고 하더라도 21세 이하(U-21) 팀에서 뛸 거로 내다봤다. 새 시즌 개막 후 EPL에서 당장 그가 뛰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거로 예상되고 있다.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은 2015년 잘츠부르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리퍼링(이상 오스트리아), 함부르크, 라이프치히(이상 독일) 등을 거쳐 2021년부터 울버햄프턴에서 뛰고 있다. 저돌적인 돌파력과 오프더볼 움직임을 내세워 상대 수비에 균열을 내는 데 능한 다용도 공격자원이다. 그는 2023년 12월 울버햄프턴과 2028년 6월까지 재계약을 맺어 계약기간이 아직 3년이나 남았고, 추가 연장 옵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