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양민혁이 그간 설움을 날리는 한 방을 터트렸다. 포츠머스 입단 후 첫 골을 멋진 발리슛으로 만들었다.
포츠머스는 2일(한국 시각) 영국 포츠머스에 있는 프래튼 파크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풋볼리그(EFL) 챔피언십 8라운드 왓포드와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날 양민혁은 입스위치 타운전에 이어서 두 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했다. 양민혁은 왼쪽 윙어로 출전해 콜비 비숍, 존 스위프트, 코너 샤플린과 공격진을 이뤘다. 조금씩 입지를 늘려간 양민혁은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양민혁은 전반 5분 만에 멋진 선제골을 기록했다. 말론 팩이 던진 스로인을 상대 수비수가 걷었지만, 양민혁이 이를 노리고 있었다. 양민혁은 공이 오는 타이밍을 재다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왓포드 골망을 흔들었다. 기다리던 한 방이 나온 양민혁은 곧바로 서포터즈석으로 향하며 팬들과 기쁨을 나눴다.
양민혁은 이후로도 활발하게 움직였다. 전반 25분 속공 기회에서 추가골 기회를 잡았는데, 이번에는 상대인 에빌 셀비크 골키퍼가 실점을 헌납하지 않았다. 기세가 오른 양민혁은 전반 40분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도 시도하며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왓포드전 양민혁에게 7.6점을 줬다. 팀 내 공격진 중 최고였다.
다만 양민혁의 득점이 승리로 직결되지는 못했다. 포츠머스는 전반전까지 양민혁의 득점을 지켰지만, 후반 1분 만에 임란 루자에게 실점했다. 이어서 후반 11분에는 로코 바타에게 역전골까지 내줬다. 다행히 포츠머스는 후반 34분 에드리언 세게치치가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면서 승점 1 획득에 성공했다.
왓포드전 양민혁의 활약은 국내 축구팬들이 그토록 바라던 소식이다. 양민혁은 지난 8월 토트넘을 떠나 포츠머스로 임대 이적했다. 기회를 얻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다만 시련의 연속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기회를 받았지만, 이후 부진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며 불운이 계속됐다.
포츠머스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양민혁은 챔피언십에서 뛰기에는 기량이 터무니없이 부족해 보인다”, “양민혁은 정말 끔찍했다”, “양민혁을 평생 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본 것 같다” 등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왓포드전 득점은 이런 평가를 날려버리는 시원한 한 방이었다. 양민혁이 이 경기를 토대로 반전을 이룬다면, 원소속팀인 토트넘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이보다 더 기쁠 수 없다. ‘넥스트 손흥민’ 양민혁이 더 날아오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