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그야말로 역대급 충격적인 소식이다.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유럽무대를 떠나 중동무대로 향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행선지는 사우디를 대표하는 거물 구단이자, 현재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가 뛰고 있는 알나스르. 이미 협상 테이블을 차려 논의를 나누고 있는 가운데, 김민재가 알나스르행에 동의하면 이적은 급속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12일(한국시간)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알나스르는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미 협상 테이블을 차린 알나스르는 김민재와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올여름 김민재를 매각하기로 뜻을 굳힌 만큼, 만약 김민재가 알나스르로 이적하는 데 동의한다면 이적은 성사될 가능성이 클 거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방출 대상’으로 분류한 데에 이어, 그에게 떠나도 된다고 ‘이별 통보’까지 한 상태다. 특히 당초 5000만 유로(약 776억 원)로 책정한 김민재의 이적료를 3500만 유로(약 543억 원)까지 낮췄다. 5000만 유로는 바이에른 뮌헨이 2년 전 김민재를 영입할 당시 지출했던 이적료. 영입할 당시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적료를 낮춘 건 그만큼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욱이나 바이에른 뮌헨은 앞서 지난달 말, 새로운 도전을 위해 바이어 레버쿠젠과 재계약을 거절하면서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요나탄 타를 영입해 이미 김민재가 떠날 것을 대비해 놓기까지 했다. 현지에선 지난해부터 타를 강력하게 원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새 시즌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주축 센터백으로 활용할 거로 전망하고 있다. 김민재는 구상에서 제외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던 슈퍼스타를 줄줄이 영입하고도 ‘무관’에 그치면서 자존심이 상한 알나스르는 이번 여름 또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스쿼드를 보강하려는데, 특히 특히 수비라인을 재정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수비가 불안해 실점률이 높아 성적이 좋지 못했던 데다, 주축으로 활약 중인 에므리크 라포르트가 떠날 가능성이 큰 탓이다. 라포르트는 유럽무대 복귀를 원하고 있다.
알나스르는 여러 센터백 옵션을 검토한 가운데 김민재를 낙점했다. 김민재가 유럽무대에서 줄곧 뛰어난 활약을 펼쳐온 데다, 그의 풍부한 경험이 수비라인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거로 판단했다. 같은 아시아 대륙인 한국의 수비 핵심 김민재를 영입함으로써 아시아 시장으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려는 것도, 알나스르가 김민재를 영입 목표로 설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첼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과 나폴리, 유벤투스, AC밀란, 파리 생제르맹(PSG) 등도 현재 김민재에게 관심이 있는 터라 영입 경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알나스르는 막대한 연봉과 보너스로 김민재를 유혹할 계획이다. 특히 사우디의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아 연봉과 보너스를 고스란히 받을 수 있는 메리트가 있는 만큼, 이를 앞세워 설득에 나설 전망이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알나스르는 현재 김민재 영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나스르는 최근 김민재와 그의 측근들을 설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현재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알나스르가 김민재를 영입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이미 유럽무대에서 뛰던 슈퍼스타들을 영입한 알나스르는 김민재를 영입해 수비라인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알나스르행에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스포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이 새로운 도전을 환영할 것”이라며 “나폴리에서 인상적인 시즌을 보낸 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지만, 상당한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 완전히 확신을 얻지 못했다. 따라서 점점 더 많은 슈퍼스타들이 재기를 모색하기 위해 중동무대로 향하는 가운데, 알나스르로의 이적은 김민재에게 부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재는 2017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2년간 활약하다가 베이징 궈안을 거쳐 2021년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른 성장을 거듭한 그는 이듬해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곧바로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더니 쟁쟁한 공격수들을 상대로 ‘괴물’ 같은 수비력을 뽐냈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나폴리가 33년 만에 정상에 올라서는 데 앞장선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과 올해의 팀에 동시에 선정됐다. 이는 아시아 국적 최초 수상자와 우승팀에서 나온 최초 수상자 ‘대기록’이었다. 아울러 생애 처음으로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데에 이어, 22위에 오르면서 뛰어난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이후 러브콜을 잇달아 받더니 지난 2023년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역대 21번째 ‘코리안 분데스리거’가 된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제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주축으로 활약했다. 첫 시즌 전반기 내내 붙박이로 뛰다가 후반기 들어서 벤치로 밀려났지만, 두 번째 시즌은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고, 부상 여파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