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인 탈락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1부)를 대표하는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그야말로 ‘대굴욕’을 당했다. 28일(한국시간) 블런델 파크에서 펼쳐진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잉글랜드 리그2(4부) 그림즈비 타운과 90분 동안 2대 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11대 12로 패하면서 조기 탈락했다.
맨유는 주중과 주말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 속에 일부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대부분 주전 선수들이 나섰다. 올여름 각각 6250만 파운드(약 1176억 원)와 7370만 파운드(약 1386억 원)를 기록하며 새롭게 합류한 마테우스 쿠냐와 베냐민 셰슈코를 비롯해 디오구 달로와 마누엘 우가르테, 아마드 디알로, 파트리크 도르구, 해리 매과이어 등이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맨유는 전반전에만 내리 실점하며 끌려가며 자존심을 구겼다. 전반 22분 다라그 번스의 크로스를 찰스 버넘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해 침착하게 컨트롤한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8분 뒤엔 코너킥 상황에서 크로스가 문전 앞으로 연결될 때 골키퍼 안드레 오나가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볼이 뒤로 흐르자 타이렐 워렌이 밀어 넣었다.
조급해진 후벵 아모링 맨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브라이언 음뵈모, 브루노 페르난데스 등을 투입해 반전을 꾀했다. 후반 19분엔 메이슨 마운트를 넣었다. 결국 후반 30분 음뵈모가 페널티 아크서클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 격차를 좁혔고, 후반 44분 코너킥 상황에서 매과이어가 헤더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간신히 승부차기로 끌고 간 맨유는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지만 11대 12로 밀린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음뵈모의 왼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면서 그대로 패배와 함께 탈락했다. 그림즈비 팬들은 승리가 확정되자 곧바로 관중석에서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선수단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또 맨유 팬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맨유는 그림즈비에 패하면서 EFL컵에서 굴욕적인 탈락을 당했다. 특히 맨유는 이전까지 4부 팀을 상대로 패한 적이 없었다”며 “오는 30일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릴 예정인 번리와 2025~2026시즌 EPL 3라운드 홈경기에서 패한다면 아모링 감독의 입지는 더욱더 위태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모링 감독은 “최고의 팀이 이긴 것 같다. 하나로 뭉친 팀은 어떤 팀이든 이길 수 있다. 우리는 졌고, 최고의 팀이 이겼다”고 총평했다. 이어 “팬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오늘 같은 경기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그저 팬 여러분들에게 사과드리고 싶을 뿐이다. 정말 죄송하다.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