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에 에베레치 에제(27·크리스털 팰리스)를 하이재킹당하면서 영입에 실패한 토트넘이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PSG)을 노리고 있다. 만약 이강인이 올여름 PSG와 2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그는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과 양민혁(19·포츠머스)에 이어 세 번째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토트넘 홈구장)에 입성하게 된다.
영국 매체 풋볼 트랜스퍼스는 23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아스널로 이적하기로 결정한 에제를 놓친 후 이강인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내달 1일 이적시장 문이 닫히기 전에 공격진을 추가로 보강하길 원하고 있는 토트넘은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최근 논의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선 이적료로 최대 5000만 유로(약 811억 원)가 필요할 거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마스 프랑크 토트넘 감독은 제임스 매디슨이 프리시즌 기간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장기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오른쪽 무릎 슬개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후 아직 재활 단계에 있는 데얀 쿨루셰프스키는 복귀 시점이 불투명해 플레이메이커, 이른바 10번 역할을 맡을 선수를 원하고 있다. 토트넘은 그러나 프랑크 감독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영입에 실패하고 있다.
실제 토트넘은 지난달 노팅엄 포리스트와 비밀 바이아웃(방출 허용 최소금액) 조항 관련해 법적 분쟁을 피하고자 모건 깁스화이트와 개인 합의를 이루고도 영입에서 손을 뗐고, 앞서 에제와는 모든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면서 영입하는 듯했지만 아스널이 급작스레 하이재킹하면서 영입이 무산됐다. 에제는 자신이 유소년 선수 생활을 시작한 아스널이 러브콜을 보내자 토트넘과의 협상 테이블을 뒤엎고 아스널행을 택했다.
잇달아 영입에 실패하면서 좌절한 토트넘이지만 남은 이적시장 기간 어떻게 해서든 공격진을 추가로 보강하겠다는 계획 속에 새로운 선수를 물색했고, 이런 가운데 레이더망에 포착된 게 이강인이다. 이강인이 올여름 내내 PSG를 떠날 거란 전망이 끊이질 않았고, 실제 최근 며칠 동안 그가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한 데다, 모든 옵션을 고려한다는 주장까지 나온 터라 토트넘은 진지하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프랑스 매체 레키프는 지난 20일 “이강인은 최근 며칠간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올여름 모든 옵션을 고려할 계획이다. 이는 그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맞아 더 많은 출전시간과 주목을 받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과 이탈리아 세리에A 구단들이 관심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강인은 현재 PSG에서 로테이션 자원에 머무르고 있어 원하는 만큼의 출전시간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전반기 동안 PSG가 공식전 23경기(6골·2도움)를 치르는 동안 모두 출전했지만 후반기 들어선 PSG가 모든 대회에서 35경기를 치르는 동안 22경기(4도움)밖에 뛰지 못했다. 평균 출전시간도 56.5분에서 49.9분으로 줄었다. 특히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결승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단 1분조차 뛰지 못했다. 때문에 아시아 선수 최초 유럽 무대 ‘트레블(3관왕)’ 대기록을 달성하고도 기뻐하지 못했다.
풋볼 트랜스퍼스는 “토트넘은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했고, 이때 그의 이적료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이강인은 PSG가 지키고 싶어 하는 선수 중 한 명이지만 선수가 매력적인 제안을 받고 PSG가 책정한 이적료를 제안받으면서 대체자를 확보할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는 전제하에 그는 이적할 수 있다”면서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손흥민이 떠나면서 막대한 상업적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이강인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토트넘이 고려하고 있는 선수는 이강인만은 아니다. 현재 사비우를 가장 적극적으로 원하면서 맨체스터 시티와 협상 테이블을 차린 상태다. 또 AS모나코에서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받는 마그네스 아클리우셰도 영입리스트에 올라 있다. 공교롭게도 아클리우셰는 PSG가 이강인의 대체자로 낙점하기도 했다. PSG는 이강인을 매각할 경우 아클리우셰 영입을 통해 이강인의 빈자리를 메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강인이 올여름 토트넘에 입단하게 되면, 역대 한국인으로는 21번째로 EPL 구단과 계약하게 된다. 다만 황의조, 정상빈은 각각 노팅엄 포리스트와 울버햄프턴과 계약을 맺은 후 데뷔전도 갖지 못한 채 임대 생활하다가 떠났고, 박승수와 양민혁은 아직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공식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으로 이적한 윤도영은 엑셀시오르 로테르담으로 임대를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