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hid Halilhodzic Japan Singapore 16062015Getty

日 할릴호지치, 유임 확정…리더십 재조명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고도 유임 여부와 관련해 말을 아낀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이 고심 끝에 유임을 결정했다.

일본은 지난 31일(한국시각)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호주를 상대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B조 최종예선 9차전 홈 경기를 아사노 타쿠마(22, 슈투트가르트), 이데구치 요스케(21, 감바 오사카)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승리로 장식하고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의 본선행을 견인한 아사노와 타쿠마는 모두 할릴호지치 감독이 직접 대표팀에 발탁해 A매치 데뷔를 치른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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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할릴호지치 감독이 호주전을 앞두고 개인 사생활 문제를 이유로 사임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경기에서 승리해 월드컵 진출이 결정된 후에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경기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까지 했었다. 사생활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었다. 이에 타시마 코조 일본 축구협회 회장은 "할릴호지치 감독이 월드컵까지 남아주기를 바란다"며 유임을 촉구했다.

결국, 할릴호지치 감독은 호주전이 끝나고 하루가 지난 후 일본에 남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일본 교도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함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고, 이 나라를 향한 애착과 충성심이 있다. 언제까지 여기 남을지 확신할 수는 없으며 내가 나가기를 바란 일부 사람들에게는 불운한 일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계속 일본 대표팀을 맡겠다. 월드컵 진출에만 만족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사임을 고려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일본 축구협회 언론 담당관도 그가 사임 가능성을 내비친 기자회견장에서 "가족과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할릴호지치 감독은 호주전이 앞두고 발생한 알려지지 않은 문제로 가족이 거주하는 프랑스 릴로 돌아갈 생각까지 했었다는 후문이다. 마침 최근 그는 유럽 몇몇 팀으로부터 감독직 제안까지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일본 축구협회는 자국 대표팀을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로 이끈 할릴호지치 감독에게 잔류를 간곡히 요청했고, 계약 기간을 남겨둔 그도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게다가 할릴호지치 감독은 호주전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작년 일본 구마모토 현에서 지진으로 48명이 사망한 참사가 벌어진 뒤, 자신이 부상자 등 피해자와 유가족을 방문했을 때를 떠올리며 "그들을 생각하며 일본을 월드컵에 꼭 진출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잃지 않았다. 작년 구마모토 주민들을 만나 꼭 월드컵에 가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난을 받으면서도 내 책임을 다했다. 그게 내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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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협회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후 오랜 기간 공 들여 영입한 멕시코 출신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과거 벌어진 승부조작 사건에 뒤늦게 연루돼 2015년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일본은 할릴호지치 감독이 부임한 후 한국이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 우승을 차지한 동아시안컵에서 꼴찌로 추락하는 수모를 당했고,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는 UAE에 패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할릴호지치 감독 체제의 일본은 갈수록 팀 전력이 안정을 찾았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비난이 속출하던 부임 초기에도 일본 축구협회 측에 요청해 대표팀 차출 기간이 아닌 시점에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을 진행하며 세대교체와 팀 내 주전 경쟁을 가열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일본이 최종예선 후반기에는 혼다 케이스케, 카가와 신지 등 간판급 선수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고도 90년대에 태어난 젊은 선수들로 전력을 구축해 B조 1위를 확정한 힘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혼다 또한 자신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호주전에서 일본이 월드컵 진출을 확정하자 경기 후 자국 언론을 통해 "오늘은 나를 위한 날이 아니다. 나와 신지(카가와)가 없이 월드컵에 진출한 사실을 두고 우리가 더는 필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냉정하게 보면 이러한 현실은 좋은 징조"라며 할릴호지치 감독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본선행을 확정한 호주전 명단에 포함된 23명 중 7명은 할릴호지치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선수들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작년 최종예선 1차전 경기에서 UAE에 패한 후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 떨어진다. 팀 내 주전 경쟁이 더 치열했으면 한다"며 변화를 예고했고, 결국 그의 결정은 조 1위 월드컵 진출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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