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중국축구협회(CFA)가 드디어 자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을 선임했다. 지난 6월 브란코 이반코비치(71·크로아티아) 감독을 경질한 후 무려 5개월여 만이다. 그동안 중국 현지에서는 수많은 외국인 감독들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결국 국내파로 선회하면서 사오자이(45)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CFA는 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선발 과정을 거쳐 사오자이 감독을 자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기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에선 사오자이 감독의 계약기간이 2027 사우디 아시안컵까지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CFA는 지난 9월 5일 자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출을 위한 공고를 발표했다. 이후 신청 요건을 충족한 국내·외 감독 후보자 몇 명을 뽑아 예비 선발 단계를 거쳤고,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선발 기준과 절차를 엄격히 준수해 면접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선정위원회는 후보자들의 지도자 경력, 전술 철학, 훈련 및 경기 운영 방식, 의소통 능력, 직책 적합성 등을 평가해 추천했고, CFA는 과거 자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경험과 교훈, 자국 축구의 수준과 현실, 자국 축구대표팀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 지도자의 자질과 능력, 선정위원회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오자이 감독을 낙점했다.
다만 현지에선 CFA를 향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초 CFA는 ▲유럽 출신, ▲연봉 200만 유로(약 33억 원) 미만, ▲풍부한 경험, ▲70세 미만, ▲아시아 축구 이해도 등을 선임 기준으로 내세웠다. 그동안 로거 슈미트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 파울루 벤투 감독 등 수많은 해외파 감독들이 거론됐던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CFA는 내세운 선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오자이 감독을 선임했다. 특히 사오자이 감독이 유럽 출신이 아닌 것은 차치하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현지에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 그는 지난해 7월 칭다오 시하이안(중국) 지휘봉을 잡으면서 감독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감독을 시작한 지 1년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셈이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6일 “사오자이 감독의 단점은 너무나 분명하다. 그는 지난해 7월 칭다오 시하이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감독 생활을 한 경험이 겨우 1년 3개월에 불과하고, 무엇보다 첫 감독직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불안한 요소가 너무 많다”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내면서 “자국 축구대표팀은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니”라고 CFA를 비판했다.
사오자이 감독은 선수 시절 베이징 궈안(중국)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유럽 무대에 진출, TSV 1860 뮌헨과 FC 에네르기 코트부스, MSV 뒤스부르크(이상 독일) 등에서 활약했다. 프로 통산 390경기(65골)에 출전했다. 이런 그는 자국 축구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하면서 A매치 40경기(8골)를 뛰었다. 이 기간 2002 한일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한편, 사령탑 선임이 지연된 탓에 지난 두 달 연속 A매치 기간에 친선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CFA는 이달 A매치 기간에는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실제 현지에선 CFA가 상대와 장소를 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장 나흘 뒤에 선수를 소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제야 사령탑을 선임한 만큼 이달에도 A매치 기간에 친선경기를 치르지 못할 거로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