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한때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불렸던 호베르투 피르미누(33·브라질)가 알아흘리(사우디)와 2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알사드(카타르)로 이적, 중동 무대에서 커리어를 계속 이어간다. 이미 피르미누가 알사드행에 동의한 가운데 세부 조율을 거쳐 메디컬 테스트와 최종 계약 서명 작업만 이뤄지면 이적은 공식화될 전망이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13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피르미누가 알아흘리를 떠나 알사드로 이적하는 데 합의했다”고 이적이 확정적일 때 사용하는 특유의 ‘HERE WE GO’ 문구와 함께 전했다. 이어 “피르미누와 알아흘리의 동행은 끝이 났고, 이제 알사드에서 새로운 챕터가 열린다”고 덧붙였다.
사실 피르미누가 올여름 알아흘리를 떠나는 건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알아흘리에서 입지가 줄어든 탓이다. 실제 그는 지난겨울 합류한 갈레누에게 밀려 로스터에서 제외돼 남은 시즌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SPL)에서 경기를 뛰지 못했다. SPL은 규정상 외국인 선수를 최대 10명까지만 등록할 수 있는데, 알아흘리는 갈레누를 등록하기 위해 피르미누를 제외됐다.
피르미누는 물론 잔류할 가능성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그는 비록 SPL에서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로스터에는 등록돼 맹활약했다. 알아흘리가 결승에 올라 우승하기까지 1경기를 제외하고 13경기에 출전해 6골·7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결승전에서 MOM(최우수선수)에 선정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피르미누는 고심 끝에 이번 여름 알아흘리를 떠나기로 결단을 내렸다. 이런 그는 플라멩구의 관심을 받아 고국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알아흘리와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제시한 알사드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중동 무대에 남는 걸 택했다. 알아흘리에서 받는 연봉은 1900만 유로(약 억 원)로 알려졌다.
피르미누는 지난 2009년 피게이렌시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TSG 호펜하임과 리버풀 등을 거쳐 알아흘리에서 뛰고 있다. 전술 이해도와 오프 더 볼 움직임이 특출난 그는 연계플레이에 능하며, 왕성한 활동량과 헌신적인 수비 가담도 장점이다. 브라질 출신답게 발기술도 좋아 탈압박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리버풀 시절 위르겐 클로프 감독을 만나 전성기를 맞이한 피르미누는 당시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 이른바 ‘마누라’ 라인의 한 축을 담당했다. 실제 리버풀에서 통산 256경기 동안 82골·55도움을 기록했다. 이 기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 우승을 경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