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주장 손흥민(32)과 절친이자, 손흥민과 함께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28·이상 토트넘)이 올여름 잔류하기 위한 조건을 내걸었다. 그는 최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설에 휩싸인 안지 포스테코글루(59·호주) 토트넘 감독이 해임되어야만 남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25일(한국시간) “매디슨은 올여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되면서) 떠난다면 토트넘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유임된다면 매디슨은 떠날 거로 예상된다”면서 “결국 토트넘에서 매디슨의 미래는 이번 시즌이 끝난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따라 달려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최근 매디슨과 포스테코글루 감독 사이에 제기됐던 불화설이 사실상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지난 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자마자 곧바로 베스트11에 고정돼 핵심으로 활약했던 매디슨은 올 시즌엔 교체로 투입되거나 교체돼 나오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정규적인 출전시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입지가 급격하게 줄어들자 불만을 토로했고, 이 과정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불화설이 나왔다.
대표적으로 앞서 지난달 초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6강 1차전 AZ 알크마르 원정이었다. 당시 후반 도중 교체된 매디슨은 벤치로 돌아와 손흥민과 대화를 나눴는데, 이때 중계 카메라에 잡힌 그는 “항상 똑같은 전술”이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과 경기 운영에 불만을 표출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현지에선 매디슨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게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매디슨은 현재로서 자신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쉽사리 관계가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큰 만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되어야만 토트넘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는 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한 EPL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는 터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만약 유임되면 곧바로 이적을 추진할 전망이다.
기브 미 스포츠는 “매디슨의 미래가 토트넘에서 결코 불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토트넘에서 격변의 여름을 맞이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돼 떠난다면 매디슨이 잔류할 가능성은 크다. 다만 그를 원하는 EPL 구단들이 몇 있기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유임하면 떠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국 매디슨의 미래는 올여름 토트넘 사령탑이 바뀌느냐 아니면 바뀌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매디슨은 EPL을 대표하는 플레이메이커 중 한 명이다. 기본적으로 날카로운 킥력과 정확한 패싱력을 장착한 그는 위협적인 기회를 창출하는 데 능하고, 유사시엔 직접 득점까지 만들 수 있다. 특히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 불릴 만큼 위력적인 프리킥은 그의 최대 장점 중 하나다. 볼키핑력과 발기술도 좋아 탈압박한 후 연계하는 데도 능하다.
지난 2013년 코번트리 시티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노리치 시티와 애버딘, 레스터 시티를 거쳐 지난 2023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고 있다. 프로 통산 389경기 동안 94골·85도움을 기록 중이다. 또 그는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도 잠시 활약했다. 지난 2019년 11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지금까지 통산 A매치 7경기 출전해 1도움을 올렸다.
한편 토트넘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할 거로 전망되고 있다. 토트넘은 UEL에서 준결승에 올랐지만, EPL에서 성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중하위권에 처져있다. EPL 33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18패를 기록 중이다. 이는 1992년 EPL 출범 이래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패배다. 한 시즌 최다 패배는 19패다.
현지 전문가들은 토트넘의 최근 경기력이나 흐름, 또 UEL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19패를 넘어서 20패 불명예와 함께 EPL 출범 이래 구단 최다 패배 기록을 경신할 거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나 남은 상대들도 만만치 않다. 우승이 유력한 선두 리버풀을 비롯해 애스턴 빌라,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등 상위권 팀들이다.
이미 현지에선 토트넘이 UEL 우승 여부와 관계없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해임할 거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UEL에서 우승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연임할 거로 예상됐지만, 수뇌부는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동행을 이어가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분위기다. UEL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 그 즉시 경질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토트넘은 차기 사령탑을 찾아 나서고 있다. 최근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 후보는 올 시즌 뛰어난 지도력과 인상적인 전술로 호평을 받은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과 마르쿠 실바 풀럼 감독이다. 또 토마스 프랑크 브렌트퍼드 감독이나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도 후보에 올라 있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 복귀설도 전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