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축구 소비문화가 잘 뿌리내린 유럽의 경우, ‘슈퍼스타’ 한 명이 창출하는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때문에 ‘슈퍼스타’가 떠나게 된다면, 그에 걸맞은 선수로 채워야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올 시즌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지난여름 ‘슈퍼스타’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을 떠나보낸 후 그에 걸맞은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면서 손흥민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특히 최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토트넘 홈구장)에 빈 좌석이 많아지면서 마케팅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결국 토트넘은 티켓 가격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6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에 따르면 토트넘은 내년 1월 21일 펼쳐질 예정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7차전 티켓 가격을 변경하기로 했다. 최근 UCL 경기 때마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빈 좌석이 많아지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단이다.
토트넘은 당초 UCL 리그 페이즈인 데다, 상대도 독일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강호 도르트문트라서 많은 주목을 받는 만큼 해당 경기를 A등급으로 분류, 티켓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 이에 따라 남쪽 스탠드에서 가장 저렴한 좌석은 77파운드(약 14만 원)였고, 이미 시즌 티켓을 가지고 있는 많은 팬들은 추가로 94파운드(약 17만 원)를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유독 UCL이나 풋볼리그(EFL) 컵 등 다른 대회를 치를 때마다 빈 좌석 수가 점점 늘어나는 흐름인데다, 티켓 가격이 너무 높은 탓에 팬들의 불만과 원성이 끊이질 않자 토트넘은 도르트문트전을 기존 A등급 경기에서 B등급 경기로 하향 조정하면서 티켓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실제 당장 지난 5일 코펜하겐(덴마크)과 UCL 리그 페이즈 4차전 관중 수는 4만9565명으로 집계됐고, 이에 앞서 9월 17일 비야레알(스페인)과 UCL 리그 페이즈 3차전 때도 최소 수천 석이 비어 있는 거로 확인됐다. 지난 9월 25일 동커스터 로버스(잉글랜드)와 EFL 컵 3라운드(32강) 때도 관중 수가 4만2473명으로 5만 명을 채우지 못했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6만28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구장인 것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토트넘은 이에 티켓 가격을 조금 낮추더라도, 만원 관중을 확보하겠다는 의도 속에 어쩔 수 없이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가격을 낮췄기에 기존보다는 더 많은 팬들이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찾을 거로 예상된다.
이브닝 스탠더드는 “토트넘의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 EPL 외 다른 대회에서 빈 좌석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책이다. 토트넘은 이번 조치로 인해 중요한 경기에서 만원 관중을 이끌어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도르트문트전 티켓 가격은 남쪽 스탠드를 기준으로 58~70파운드(약 10~13만 원)로 책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빈 좌석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무조건 손흥민 공백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각에선 손흥민의 부재가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실제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고 나서 한국 팬들은 물론이고, 아시아 팬들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손흥민이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과 아시아 팬들뿐 아니라 전 세계 팬들의 발걸음도 끊겼다.
앞서 일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웹도 지난달 29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공식 스토어가 손흥민이 떠난 이후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공식 스토어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인터뷰를 통해 “솔직하게 말하면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손흥민이 떠난 이후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반면 LA FC는 손흥민 때문에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손흥민의 유니폼은 그가 이적한 지 한 달 만에 거의 150만장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손흥민이 합류한 이후 LA FC의 유튜브(22만 명)와 X(구 트위터·34만 명), 인스타그램(129만 명)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워는 급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