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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원했던 그 감독 작심 발언 “다신 프랑스에서 감독 안 한다”…왜?

“다시는 프랑스에서 감독을 하지 않겠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45·이탈리아)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 감독은 지난 23일(한국시간) 프랑스 오세르의 스타드 드 라베 데샹에서 열린 오세르와 2024~2025시즌 프랑스 리그1 2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리그1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프랑스 사람들이 이 수준의 판정에 만족한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격양된 말투로 말을 이어가면서 “하지만 오늘은 끔찍했다. 심판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들로 경기를 관장할 수 있는 올바른 정신 상태가 아니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데 제르비 감독이 분노한 건, 이날 경기를 관장한 제레미 스티나트(46·프랑스) 주심의 판정 때문이었다. 상황은 이렇다. 0-1로 끌려가던 마르세유는 전반 추가시간 2분 쿠엔탕 메를랑(22·프랑스)이 페널티 마크에서 가브리엘 오쇼(26·나이지리아)에게 걸려 넘어졌다. 분명한 접촉이 있었지만, 스티나트 주심은 페널티킥(PK)를 선언하지 않았다.

이어 후반 17분에는 데릭 코넬리우스(27·캐나다)가 하메드 트라오레(25·코트디부아르)를 무릎으로 가격해 경고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는데, 코넬리우스가 몸을 날려 공을 걷어낸 후 넘어지는 과정에서 접촉이 이뤄졌기에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스티나트 주심은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코넬리우스에게 경고를 줬다.

결국 수적 열세에 놓인 마르세유는 분위기를 내줬고, 이후 내리 2실점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이날 패배로 마르세유는 승점 획득에 실패하면서 선두 파리 생제르맹(PSG·승점 59)과 격차가 승점 13으로 더 벌어지며 역전 우승 가능성이 더 줄어들었다.

데 제르비 감독이 격노한 건 두 차례 판정 논란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 이유는 스티나트 주심이 마르세유와 유독 악연이 깊어 개인감정이 섞인 판정을 했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 때문이었다. 실제 마르세유는 스티나트 주심이 배정되자 항의하는 편지를 심판 기술국(DTA)에 보냈다. 그만큼 경기 전부터 스티나트 주심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스티나트 주심은 앞서 지난달 15일 프랑스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 컵) 32강전 마르세유와 릴 OSC 맞대결에서 메흐디 베나티아(37·모로코) 마르세유 이사가 PK가 주어지지 않아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자 퇴장을 줬던 바 있다. 베나티아 이사는 이후 3개월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파블로 롱고리아(39·스페인) 마르세유 회장도 이날 스티나트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모든 것이 조작됐다. 계획적인 조작”이라는 그는 “가장 충격적인 것은 코넬리우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리그1은 엉터리다. 만약 슈퍼리그에서 우리를 부른다면 바로 가겠다”고 했다.

한편 데 제르비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의 떠오르는 지략가다. 지난 2013년 다르포 보아리오 감독을 시작으로 포자 칼초, 팔레르모, 베네벤토 칼초, 사수올로 칼초, 샤흐타르 도네츠크,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등을 이끌면서 유연한 전술 능력으로 인정받았다. 또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는 데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데 제르비 감독은 지난해 여름 황희찬(29)을 강력하게 원했다. 실제 마르세유는 울버햄프턴에 이적 제안을 보내면서 황희찬을 영입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나 울버햄프턴이 단칼에 거절했고, 황희찬은 잔류하면서 데 제르비 감독과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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