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뀔 수도 있고, 안 바뀔 수도 있다.”
홍명보(56)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주장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25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시간으로 내달 7일 미국(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과 10일 멕시코(지오디스 파크)로 이어지는 원정 평가전 2연전 소집 명단(26명)을 발표한 자리에서다.
홍 감독은 ‘캡틴’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을 필두로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PSG), 이재성(33·마인츠), 황인범(28·페예노르트) 등 그동안 꾸준하게 핵심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선발했다. 또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를 둔 혼혈 옌스 카스트로프(22·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도 발탁,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홍 감독은 “이제부터는 월드컵 본선이라는 큰 목표까지는 검증단계”라며 “이번 원정 평가전은 미국에 있는 경기장을 적응해볼 기회고, 또 월드컵 본선에서 맞불을 수 있는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좋은 테스트가 될 수 있다. 전술적인 측면보단 얼마나 빠른 공수 전환을 할 수 있는지 보려고 한다. 또 유럽파 중심으로 백 스리 전술을 한 번 더 실험해볼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카스트로프를 발탁한 배경을 두고는 “나이가 어리지만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다. 무엇보다 대표팀에 합류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책임감을 보여줬고 이를 높게 평가했다”고 밝힌 홍 감독은 “이번 소집을 통해서 문화나 전술에 빠르게 적응하길 기대한다. 그의 열정이 장점이 돼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대표팀에 뽑히는 데 있어서 문제는 전혀 없었으며, 오로지 경기력적인 측면만 보고 발탁했다”고 밝힌 후 “기존 3선 미드필더와 다른 유형이다. 굉장히 파이터적인 성향을 갖고 있으며 거칠게 플레이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점들이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카스트로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이후 취재진들과 질의응답 도중 대표팀 주장이 바뀔 수도 있냐는 질문을 받자 “그 부분은 계속 생각하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개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대표팀을 위해서도 그렇고 중요한 시점이지만 지금 결정하진 않았다. 대표팀을 위해서 어떤 선택이 좋은지는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주장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계속해서 “답변이 애매할 순 있겠지만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정한 게 없다는 것”이라고 말을 흐린 홍 감독은 대표팀 주장 기준을 묻는 질문엔 “여러 가지 있다. 우선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맞이하는 데 있어서 주장의 역할은 아무래도 경험이 있어야 한다. 또 주장이라는 건 리더십도 필요하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만약 대표팀 주장이 만약 바뀌게 된다면 7년여 만이다. 현재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은 지난 2018년 9월 기성용의 뒤를 이어 주장 완장을 물려받았다. 이후 7년여 동안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하면서 대표팀 역사상 ‘최장수’ 주장으로 등극했다. 이 기간 손흥민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 진출 등을 이끌었다.
축구회관 = 강동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