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옌스 카스트로프(22·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구단 선정 9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카스트로프는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외국 태생 혼혈 태극전사로, 앞서 지난달 미국·멕시코로 이어진 A매치 평가전에서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아 데뷔전을 치렀다.
묀헨글라트바흐는 2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스트로프가 구단 선정 9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팬 투표 결과 45%의 득표율을 얻은 카스트로프는 로빈 하크(29%)와 하리스 타바코비치(26%)를 제치면서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개막 후 주로 교체로만 짧은 시간 출전하는 등 기회를 받지 못하던 카스트로프는 지난달 15일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된 후 유진 폴란스키 감독대행 체제에서 기회를 받더니, 9월 한 달 동안 2경기에 출전해 활약했다.
카스트로프는 지난달 22일 바이어 레버쿠젠과 28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이어지는 독일 분데스리가 4·5라운드 연속 선발 출전해 각각 72분과 90분을 소화하면서 중원을 책임졌다. 특히 프랑크푸르트전에서 헤더슛으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카스트로프는 결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팬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아 9월 이달의 선수 영예를 안았다. 다만 그는 기뻐하지 않았다. 최근 팀의 결과가 좋지 못한 탓이다. 묀헨글라트바흐는 개막 후 5경기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카스트로프는 “사실 애매하다. 프랑크푸르트전 첫 골을 넣은 후 인터뷰와 비슷한 느낌이다. 활약을 인정받은 건 좋지만 팀의 성공이 먼저”라며 “미드필더라면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다. 공을 뺏고, 팀의 속도를 올리는 게 제 장점이다. 감독님이 다양한 포지션에서 기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 주시는 게 기쁘다”고 했다.
카스트로프는 2003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이고 풀백과 윙백까지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그는 2021년 쾰른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뉘른베르크를 거쳐 현재 묀헨글라트바흐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카스트로프는 독일 각급 국가대표를 거쳤다. 독일에서도 그를 미래 중요 자원으로 여겼다. 그러나 카스트로프는 한국 국가대표가 되길 원했고, 대한축구협회(KFA)로 소속 축구협회를 변경하면서 행정적인 절차를 마쳤다. 이런 가운데 홍 감독이 그를 발탁한 후 기회를 주면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카스트로프는 “정말 영광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다. 저와 제 가족에게도 꿈이 이뤄진 순간이자 자랑스러운 시간”이라면서 “국가를 대표하는 만큼 열정·헌신·존중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후에는 “정말 기쁘고, 승리까지 거둬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카스트로프는 이달 브라질과 파라과이로 이어지는 A매치 평가전 2연전 소집명단(26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은 당시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면서 득점도 했고, 그런 멀티 능력이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