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최대훈 기자 = 2018년부터 준비해온 팀이 맞는가 싶다. 월드컵까지 4개월가량 남은 시점에서 벤투호는 처참하고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일본에게 완패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오후 7시 20분 일본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0-3으로 패배했다.
변명이 필요 없는 처참한 패배다. 벤투호는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일본에 단 한차례로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끌려다녔다. 동아시안컵 통산 5회 우승과 3회 연속 우승을 자랑하는 한국이었으나 일본에 패하며 모든 기록이 의미를 잃었다.
당초 동아시안컵은 이렇게 주목받지 않았고, 특히 우승 여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대회였다. 한국, 일본, 중국, 그리고 그 외의 한 개국 정도만 참여했기에 대회가 주는 긴장감도 떨어졌고 무엇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에 해외파 선수들의 승선도 불가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중요도는 이전과는 달랐다. 동아시안컵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코앞에 둔 시기에 열렸기 때문이다.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하지 않는 동아시안컵은 벤투 감독에게 마지막으로 국내파 옥석을 가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동아시안컵은 선수들이 벤투 감독에게 자신의 기량을 어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이나 다름없었다.
벤투 감독은 이 대회를 통해 다양한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했다. 덕분에 강성진, 김동준, 송범근 등이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고 그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강성진, 고영준의 활약이 돋보였다. 고영준은 중국전에서 교체로 투입되자마자 조규성의 골을 도왔고, 강성진은 홍콩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날카로운 왼발을 자랑했다.
하지만 칭찬할 점은 그뿐이었다. 벤투호의 경기력은 처참했다. 물론 중국, 홍콩전에서 모두 3-0으로 승리하며 결과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나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이는 1차전이었던 중국과의 경기에서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벤투호는 중국에 3-0으로 승리했는데, 사실상 중국은 U-23팀으로 대회에 참여했기에 승리, 그리고 스코어에 전혀 의미가 없다. 더군다나 한국은 전반 39분 주천제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기 전까지 ‘중국 U-23'을 상대로 위협적인 공격 찬스를 전혀 만들어내지 못했다.
홍콩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일본이 6골을 넣은 홍콩을 상대로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이번에도 중국전과 같이 선제골을 넣기 전까지 공격이 원활하지 못했다. 강성진의 행운이 섞인 득점이 나오고서야 홍콩이 공격에서 나서며 뒷공간이 열렸고 그 덕에 한국은 추가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경기력은 좋지 못했더라도 결과는 챙겼으니까’라고 위안 삼을 수도 있었으나 일본전에서 완패하며 그마저도 불가능하게 됐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처참하게 패했다. 국내파 선수들로 구성한 한국을 상대로 일본이 해외파를 합류시킨 것도 아니며 베테랑 선수들을 뽑은 것도 아니었다.
벤투호는 오늘 선발로 나온 선수들의 절반가량이 월드컵 명단에 오를 확률이 높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해외파가 한국보다 많은 일본은 그들이 명단에 합류할 경우 이번 대회에 승선한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돌아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 말은 즉, 한국은 대표팀에서 발을 맞춰왔으나 일본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은 급조된 일본을 상대로 0-3 완패를 당하게 된 것이다.
벤투호의 미래가 어둡다. 이제 월드컵까지 4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벤투 감독을 믿고 지지해도 부족할 시기에 그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