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규한국프로축구연맹

“현재로선…” 계약만료 앞둔 ‘K리그 베스트11 MF’ 송민규, 4년 반 동행 마침표 찍나

“현재로서는 해외 진출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송민규(26·전북 현대)가 향후 거취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광주FC와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대 1로 승리한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다. 이날 선발 출전한 그는 교체로 물러나기 전까지 75분을 소화하는 동안 1도움을 기록하는 등 활약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힘든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정말 컸고, 또 우승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강조한 송민규는 “모든 선수들이 선제골만 넣는다면 승리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힘든 경기가 되었지만 잘 풀리면서 이렇게 우승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축구라는 게 실수의 스포츠다. 특히 이런 결승전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는 더욱더 실수 싸움이라고 생각해서 만약 상대가 실수했을 때 집중력 있게 노려보자는 생각을 하면서 경기장에 나섰다”며 “때마침 상대가 실수하면서 운 좋게 제 앞에 볼이 떨어졌고, 골문 앞에 (이)동준이 형이 있어서 줬는데 골로 연결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동준의 선제골 이후 선수들은 일제히 마우리시오 타리코(등록명 타노스) 수석코치 앞으로 달려가 일자로 나란히 서서 90도로 숙여 감사 인사를 건넸다. 타노스 수석코치는 선수단의 감사 인사에 마찬가지로 90도로 숙여 고마움을 표시했다. 타노스 수석코치가 올해를 끝으로 떠나기로 하자 선수들이 즉석에서 한 세리머니였다.

퇴장 징계로 거스 포옛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타노스 수석코치는 최근 주심을 향해 두 눈에 양 검지를 대는 동작을 했다가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인종차별적 행동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중징계(출장정지 5경기·제재금 2000만원)를 받자, 인종차별 의도가 없는 행동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결별을 선언했다.

송민규는 “사실 준비된 건 아니었다. 즉석에서 (박)진섭이 형이 인사 한번 드리자고 했다”고 설명하면서 “타노스 수석코치께서 항상 선수들을 잘 챙겨주시고 또 필요한 거 있으면 다 말하라고 하실 정도로 선수들을 먼저 생각해 주신 분이었다. 가족과도 같았다. 세레머니 할 때 눈물이 살짝 나왔는데, 그만큼 선수들에게 있어서 매우 소중한 분”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타노스 코치와 함께한 시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주고받은 대화가 있었는지 묻자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송민규는 “오늘인 것 같다”고 답한 후 “오늘 이제 어떻게 보면 마지막이셨는데, 경기가 끝나고 나서 저를 껴안아 주시면서 ‘너는 최고의 선수’라는 칭찬해주신 게 어떻게 보면 제일 인상 깊고, 또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송민규는 만약 전북과 재계약에 실패하면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다. “미래는 사실 저도 모르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 그는 “해외 진출을 하고 싶다. 다만 해외 진출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여러 방면을 열어 놓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진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엔 전북에 남을 생각이 당연히 있다. 전북과 협상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에 전북과 협상이 잘 안 됐을 땐 저도 다른 길을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앞으로의 이적시장의 행보가 저 역시도 궁금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4년 반 동안 전북에서 뛴 지난날들을 되돌아본 송민규는 “우승 트로피를 4개나 들어 올릴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우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올해 ‘더블(2관왕)’을 이뤄 기쁘다”고 강조하면서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였던 만큼 저한텐 더 뜻깊고, 또 잊지 못할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상암 =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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