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상암] 김형중 기자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프리카의 맹주 가나를 꺾고 A매치 3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주전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울 중원 조합을 찾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친선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전은 슈팅 1개로 고전했지만 후반전 이태석의 결승 선제골이 터지며 한 골 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최근 A매치 3연승을 달리며 내년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포트 2를 받게 될 가능성을 높였다.
주전 미드필더 황인범과 파트너로 유력하던 백승호가 모두 부상으로 소집되지 못한 이번 대표팀은 이들의 공백을 메울 중원 조합 찾기가 숙제였다. 14일 열린 볼리비아와 경기에서는 김진규와 원두재가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날 가나전에서는 옌스 카스트로프와 권혁규가 선발로 출격했다.
그러나 카스트로프와 권혁규의 중원 실험은 대표팀에 숙제를 안겼다. 두 선수는 경기 초반 가나의 느슨한 공격에도 시원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상대 공격을 앞선에서 끊는 장면과 매끄러운 볼 운반 등이 기대됐지만 다소 투박해 보였다. 특히 카스트로프는 경기 감각이 조금 떨어진 모습이었다. 중원에서 호흡이 맞지 않자 전반 중반 이후 가나에 주도권을 내줬다. 가나 대표팀이 2진급 선수들로 선발 명단을 짠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상황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이 잘 풀리지 않자 후반 시작과 함께 카스트로프와 권혁규 대신 김진규와 서민우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이후 좀 더 안정적인 1차 저지와 공격 시에는 중원을 거쳐 전진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결과적으로 카스트로프와 권혁규 조합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뜻했다.
카스트로프도 인정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최고의 모습이 아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러한 높은 수준의 무대에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도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다. 다음에 더 잘하도록 하는 게 내 일이다"라고 말했다.
전반 45분만 뛴 것이 홍명보 감독의 원래 계획이었냐는 질문에는 "감독님의 계획은 경기를 최대한 잘하고 최대한 장악하고 이기는 것이다. 하프타임에 미드필드진을 모두 바꾸는 것으로 결정됐다. 감독님의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전했다.
가나전을 끝으로 올해 A매치가 끝났다. 내년 6월에 열리는 월드컵 전까지 공식 경기가 4경기 남았다. 앞으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만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카스트로프도 마찬가지다. 그는 "클럽에서도 최선을 다 하고 대표팀에서도 잘하면 기회가 올 것이다. 모든 것은 내 손을 아닌 감독님의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보이는 이유에 대해선 "퇴장 징계로 인해 소속팀에서 한 달 정도 경기를 못 뛰었다. 리듬의 문제다. 또 대표팀에선 조금 다른 포지션에서 뛴다. 어쨌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카스트로프는 지난달 25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분데스리가 8라운드에서 전반 19분 만에 강한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바 있다. 이후 리그 2경기를 결장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