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 조 추첨Getty Images

해발 1600미터 고지대-홈 팀 멕시코와 맞대결-1차전 상대 미정' 모두 부담... 홍명보호 죽음의 조 피했지만 여전히 변수 많다

[골닷컴] 김형중 기자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플레이오프(PO) 패스D(덴마크·체코·아일랜드·북마케도니아) 최종 승자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진행된 조 추첨식에서 A조에 이름을 올렸다. FIFA 랭킹에 따라 포트2를 배정 받은 한국은(22위) 포트1 멕시코(15위), 포트3 남아공(61위), 포트4 유럽 PO 패스D 최종 승자를 상대로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번 조 추첨식에는 미국 프로풋볼(NFL) 7회 우승 이력을 자랑하는 톰 브래디와 미국 프로농구(NBA)를 대표하는 레전드 센터 샤킬 오닐, 미국 메이저리그(MLB) 현역 최고의 홈런 타자로 평가받는 애런 저지,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명예의 전당 헌액자 웨인 그레츠키 등 슈퍼스타들이 무대에 나와 직접 추첨을 진행했다.

‘죽음의 조’를 피했다는 평가다. 샤킬 오닐에 의해 호명된 한국은 포트1의 스페인(1위), 아르헨티나(2위), 프랑스(3위), 잉글랜드(4위), 브라질(5위), 포르투갈(6위), 네덜란드(7위), 벨기에(8위), 독일(9위) 등 ‘우승 후보’로 평가 받는 강호들을 피했다. 멕시코는 포트1에 속한 국가들 가운데 FIFA 랭킹이 캐나다(27위)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물론 1998 프랑스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멕시코와 같은 조에 속해 조별리그에서 패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또 멕시코는 개최국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있어 절대 쉬운 상대는 아니다. 한국이 2002 월드컵에서 보여주었 듯 월드컵에서 홈 팀의 이점은 상당하다. 특히 축구 열기가 둘째 가라면 서러울 멕시코 안방에서의 대결은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역대 상대전적에선 4승3무8패로 열세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지난 9월 평가전으로 당시 2-2 무승부를 거뒀다.

포트3에선 가장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는 노르웨이(29위)를 피한 가운데, 비교적 약체로 평가 받는 남아공이 A조로 배정됐다. 한국이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만 만나면 고전하긴 했지만 남아공은 한국 입장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 역대 상대전적에서 한 번 싸워 1패로 뒤지고 있다. 그러나 22년 전 기록이다.

포트1과 포트3에서 각각 북중미 대륙 국가와 아프리카 대륙 국가가 배정되면서 포트4에선 유럽 대륙 국가를 만나게 됐다. 모든 조에 유럽 팀은 한 팀 이상 배정되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A조에는 유럽 PO 패스D 최종 승자가 들어오게 됐다. 유럽 PO 패스D는 덴마크(21위)와 북마케도니아(65위) 맞대결 승자가, 체코(44위)와 아일랜드(59위) 맞대결 승자와 최종 승자를 가리는데, 네 팀 중 전력이 가장 센 덴마크가 유력하다.

조별리그에서 만날 팀들은 상대적으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장소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멕시코와 한 조에 속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월드컵 경기 장소는 멕시코로 정해졌다. 유럽 PO 승자와 만나는 1차전과 멕시코를 상대하는 2차전은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린다. 남아공과의 3차전은 몬테레이의 에스타디오 BBVA에서 진행된다.

특히 과달라하라는 해발 1600미터의 고지대 지역이다. 한국의 태백산 정상 높이와 비슷하다. 멕시코 선수들은 적응되어 있지만 한국 선수들에겐 낯선 환경이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과거 멕시코에서 열린 1983 세계 청소년 월드컵(U-20)에서 4강 신화를 쓴 한국 대표팀의 故 박종환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마스크를 쓰게 하고 훈련을 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고지대에서 호흡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했던 노력이었다. 홍명보호도 마스크까진 아니지만 고지대 적응을 위한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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