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 센터백 조 로든(24)이 '신입생' 이반 페리시치(33)의 부탁에 등번호 14번을 양보했다. 앞서 한국 프리시즌 투어에서 제외됐던 데다, 방출 후보에 오르는 등 올여름 떠나는 게 유력한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 스완지 시티(웨일스)를 떠나 1,100만 파운드(약 175억 원) 이적료를 기록하며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로든은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적 당시 웨일스의 신성으로 불렸었고,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는 평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특히 193cm 우월한 피지컬에서 나오는 제공권 능력과 안정적인 수비력은 물론, 빌드업까지 갖추면서 현대 축구에 최적화된 수비수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젊은 나이에 비해 리더십도 뛰어나 대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토트넘에 합류한 후 로든은 기대만큼 실력을 뽐내지 못하더니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실제로 2시즌 동안 모든 대회 통틀어 24경기밖에 뛰지 못했는데, 그마저도 평균 출전 시간은 55.5분에 그쳤다. 특히 지난 시즌 부상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영향이 있던 것도 아니었는데, 안토니오 콘테(52·이탈리아) 감독에게 외면당한 그는 본래 포지션이 풀백인 벤 데이비스(29)에게도 밀리는 수모까지 겪었다.
결국 올여름 로든은 정규적인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이적을 결심했다. 무엇보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팀을 찾아야 했다. 최근까지 노팅엄 포레스트와 풀럼, 에버튼(이상 잉글랜드), AS로마(이탈리아)로부터 관심을 받으면서 연결됐던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로든은 새롭게 합류한 페리시치의 부탁에 등번호까지 양보하면서 이적하는 게 유력해졌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22일(한국시간) "로든은 페리시치에게 등번호 14번을 양보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든은 새롭게 합류한 페리시치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등번호 양보를 부탁하자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페리시치는 최근까지 클럽팀에서 줄곧 등번호 14번을 착용해왔는데, 토트넘에서도 이어가길 원해 로든에게 따로 요청했다.
다만 팬들의 반응은 안타까움이 잇따랐다. 한 팬은 "전화를 걸어서 번호를 양보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번호를 포기한 로든의 품격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은 "로든의 이적을 기다렸다가 등번호를 받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한다. 등번호가 그렇게 중요한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