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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서 ‘조기퇴근’ 논란 빚었던 그 감독…EPL 복귀할까, 노팅엄 새 사령탑 후보 부상

[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고 16강에서 한국과 만났을 때 승부차기가 다 끝나기도 전에 벤치를 떠나 라커룸으로 향하면서 ‘조기퇴근’ 논란을 빚었던 로베르토 만치니(59·이탈리아) 감독이 노팅엄 포리스트 새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했다. 만약 만치니 감독이 노팅엄 지휘봉을 잡게 되면, 지난 2013년 맨체스터 시티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12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복귀하게 된다.

19일(한국시간)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한 노팅엄은 새 사령탑을 물색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야인으로 지내고 있는 만치니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접촉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다만 노팅엄은 만치니 감독 외에 과거 번리와 에버턴을 이끌면서 EPL 경험이 풍부한 션 다이치 감독도 후보군으로 고려하고 있다. 다이치 감독 역시도 현재 ‘무적 신분’이다.

앞서 노팅엄은 지난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일련의 실망스러운 성적과 경기력으로 인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즉시 해임했다”면서 “현재로서 더 이상의 추가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달 9일,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 후임으로 노팅엄 지휘봉을 잡았지만 8경기를 치르는 동안 2무6패를 기록,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특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동안 노팅엄은 결과뿐 아니라 경기력도 실망스러웠다. 8경기에서 7득점·18실점을 기록하면서 공수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장점이라던 공격 전술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노팅엄은 현재 EPL 기준 358분째 득점이 없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또 선수단 장악도 실패했다. 핵심 수비수 무릴루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 소식에 ‘좋아요’를 누른 게 이를 대변한다.

올 시즌 중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벌써 두 명의 감독을 경질한 노팅엄은 빠르게 세 번째 감독을 선임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면서 재정비에 나서고자 한다. 이런 가운데 만치니 감독과 접촉한 정황이 포착됐다. 노팅엄은 만치니 감독이 경험이 풍부한 데다, 과거 EPL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어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야인으로 지내고 있어 별도의 보상금이 필요 없는 것도 만치니 감독을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는 이유다.

이탈리아 태생의 만치니 감독은 지난 2001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후 피오렌티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04년 인터 밀란 지휘봉을 잡은 후부터였다.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 3연패를 이끄는 등 트로피를 휩쓸었다. 이후 맨시티 사령탑으로 부임한 만치니 감독은 막대한 투자 속에 ‘영입 러시’가 이어졌는데, 선수들을 단기간에 융화시키면서 EPL 정상에 올려놓으며 오일머니 왕조’ 건설에 앞장섰다.

만치니 감독은 이후 갈라타사라이와 인터밀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거쳐 2018년부터는 이탈리아를 이끌었다. 만치니 감독은 2020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 잉글랜드를 격파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다 2023년 돌연 사우디아라비아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당시 연봉은 전 세계 축구 감독 통틀어 최고 수준인 2500만 유로(약 36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지휘봉을 잡은 만치니 감독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한국전 때 승부차기 도중 갑자기 라커룸으로 향해 논란이 됐다. 당시 사우디 세 번째 키커와 네 번째 키커로 나선 사미 알나헤이와 압둘라흐만 가리브의 킥이 모두 골키퍼 조현우에게 막힌 후, 한국의 네 번째 키커 황희찬이 나오자 곧바로 자리를 떴다. 공식적으로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만치니 감독이 퇴장한 장면은 현지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고,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다.

특히 사령탑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던 터라 논란이 컸다. 만치니 감독은 경기 후 “(승부차기 도중 떠난 부분은)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승부차기가 다 끝난 줄 알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이어 “누구든 존중하지 않으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후 만치니 감독은 지난해를 끝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지휘봉을 내려놓은 후 현재는 야인으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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