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형중 기자 = K리그 역대급 이적의 주인공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36)이 28일 열리는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와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
포항 관계자는 26일 골닷컴과 통화에서 "이적합의서는 도착했다. 메디컬 테스트는 7월 3일로 예정되어 있다"라고 전했다. 기성용은 메디컬 테스트에서 이상이 없으면 곧바로 계약서에 사인하고 정식으로 포항 선수가 되는 것이다. 이로써 관심을 모은 28일 서울과 포항의 K리그1 21라운드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되었다.
기성용은 앞서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기동 서울 감독과의 대화에서 팀 계획에 내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은퇴 시점이구나 생각했지만 무기력하게 끝내기 보단 기회가 된다면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비고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는 게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필요로 하는 팀을 기다리고 있을 때, 포항 박태하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고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2006년 서울에 입단한 기성용은 10대 돌풍을 일으키며 K리그에 센세이션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맹활약을 바탕으로 2009년 겨울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 입성했다. 이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와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거치며 유럽 생활만 10년을 한 뒤 2020년 친정팀 서울로 돌아왔다.
사실상 올해가 선수 생활 마지막 시즌이었다. 계약 상 옵션을 행사하면 내년까지 이어갈 수 있었지만 기성용은 올해 초부터 올 시즌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주변에 하곤 했다. 그만큼 마지막 시즌을 의미 있게 장식하고 싶었지만 김기동 감독과 생각 차이가 있었다.
8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기성용은 약 두 달 간 회복에 전념한 뒤 복귀했다. 그러나 김기동 감독은 중원의 에너지를 위해 자신의 구상에 기성용이 없음을 전했다. 이에 기성용은 뛸 수 있는 팀을 모색했고 포항이 손을 내밀었다.
이 과정에서 서울 팬들은 분노했다. 팀의 레전드가 갑작스럽게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25일 클럽하우스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근조화환을 보내며 기성용 이적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또한 모기업 GS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하기도 했다.
한편, 기성용의 몸상태는 이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에서 100% 회복해 훈련과 연습경기도 소화했다. 이적설이 불거진 25일에도 서울 클럽하우스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며 몸상태를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