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엔지 포스테코글루(59·호주) 감독을 경질하기로 한 토트넘이 로베르토 데 제르비(45·이탈리아) 감독 선임을 고려하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 데 제르비 감독을 두고 이야기가 오갔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벤 제이콥스는 2일(한국 시각)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면 토마스 프랑크(51·덴마크) 감독이 대체 후보다. 데 제르비 감독도 내부적으로 논의됐다”라며 “안도니 이라올라(43·스페인) 감독과 마르코 실바(47·포르투갈) 감독도 여전히 후보에 남아있는 거로 보인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새로운 사령탑을 찾기로 한 토트넘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더 이상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 다니엘 레비(63·잉글랜드) 토트넘 회장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시즌 토트넘은 리그 38경기에서 22번이나 패했다.
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범 후 최악의 기록이다. 시즌 중반 이후부터는 UEL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리그 경기에 힘을 빼기도 했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나서는 토트넘은 더욱더 확실한 감독을 바라고 있다. EPL에서 가능성을 보인 지도자들이 거론된 와중에 데 제르비 감독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탈리아 출신인 데 제르비 감독은 빼어난 지략과 드센 성격을 지닌 지도자다. 사수올로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샤흐타르를 거쳐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브라이튼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데 제르비 감독은 EPL 거부들 사이에서 강렬한 지도력을 선보이며 브라이튼을 다크호스로 변모시켰다. 이에 따라 빅클럽들로부터 거센 구애를 받았다.
다만 선수 영입을 두고 구단 수뇌부와 이견이 발생했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2시즌 만에 팀을 떠났다. 곧바로 마르세유 감독이 된 그는 이곳에서도 인상 깊은 성과를 거뒀다. 이번 시즌 프랑스 리그1 2위에 오르며 다음 시즌 UCL 진출권을 차지했다. 악동으로 전락한 메이슨 그린우드(23)와 아드리앵 라비오(30)를 되살리며 선수 관리 능력을 톡톡히 알렸다.
토트넘이 데 제르비 감독을 주시하는 건 파비오 파라티치(52·이탈리아) 단장의 복귀 영향으로 보인다. 토트넘 복귀를 앞둔 파라티치 단장은 이탈리아 출신 지도자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데 제르비 감독 외에도 프란체스코 파리올리(36) 감독과 시모네 인차기(49) 감독 이야기가 나왔다.
한편, 다른 매체에서는 프랑크 감독이 유력 후보라고 알렸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 소속 산티 아우나 기자는 2일 “토트넘이 프랑크 감독과 접촉했다”라고 보도했다. 프랑크 감독은 현재 브렌트포드를 이끌고 있으나, 위약금을 내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위약금은 900만 파운드(약 169억 원)로 알려졌다.
누가 되었든 간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휴가에서 돌아오면 북런던에서 짐을 뺄 예정이다. 17년 만에 무관 악몽에서 벗어난 토트넘은 다음 시즌 더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