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올여름 센터백 영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파리 생제르맹(PSG)이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루이스 캄포스(60·포르투갈) PSG 단장이 김민재 영입을 주도하면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과거 김민재가 페네르바흐체에서 뛰던 때부터 주시해온 캄포스 단장은 이미 김민재의 에이전트와 만나 대화까지 나눴다.
프랑스 매체 르 푸스발 닷컴은 9일(한국시간)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산티 아우나 기자의 말을 인용해 “센터백 보강을 계획 중인 PSG가 오른쪽 센터백을 물색하던 와중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며 “캄포스 단장은 지난주 파리에서 김민재의 에이전트를 만났다. 알나스르 등 다른 구단들도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접촉은 김민재 영입에 대한 PSG의 구체적인 관심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PSG는 이번 여름 센터백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12년째 함께 하고 있는 마르키뉴스와 지난해 영입된 윌리안 파초가 붙박이 주전 센터백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곤 있지만, 다른 센터백 옵션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원클럽맨’ 프레스넬 킴펨베는 거듭된 부상으로 매각할 거로 전망되고 있고, 루카스 베라우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루카스 에르난데스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후 폼이 눈에 띄게 저하됐다.
더욱이나 최근엔 마르키뉴스의 거취가 불투명하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지난 시즌 숙원이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마르키뉴스가 이제 더는 PSG 유니폼을 입고선 이룰 것이 없는 만큼,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적을 추진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실제 복수 구단이 마르키뉴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PSG는 김민재를 포함해 마리오 길라, 이브라히마 코나테, 일랴 자바르니 등을 영입리스트에 추가했다. 이 가운데서 자바르니를 ‘최우선’ 영입 후보로 고려 중인데, 현재 협상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구단 간 합의만 마치면 이적이 성사될 거로 보고 있다. PSG는 다만 자바르니 외에도 추가로 센터백을 영입할 계획이 있으며, 이런 가운데 김민재를 현재 고려 중이다.
캄포스 단장이 김민재의 에이전트를 만나면서 대화를 나눴다고는 하지만 이적이 성사되기 위해선 개인 합의부터 구단 간 합의까지 거쳐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그러나 캄포스 단장이 김민재의 에이전트를 만난 것 자체만으로 PSG가 김민재를 영입하는 데 상당히 관심이 있으며, 영입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현지에서도 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민재는 이번 여름 바이에른 뮌헨과 동행을 마칠 가능성이 크다. ‘방출 대상’으로 분류된 탓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김민재에게 떠나도 된다고 ‘이별 통보’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초 5000만 유로(약 776억 원)로 책정한 김민재의 이적료를 3500만 유로(약 543억 원)까지 낮췄다. 영입할 당시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적료를 낮춘 건 그만큼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앞서 지난달 29일 바이어 레버쿠젠과 재계약을 거절하면서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요나탄 타를 영입해 이미 김민재가 떠날 것을 대비해놓기까지 했다. 현지에선 지난해부터 타를 강력하게 원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새 시즌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주축 센터백으로 활용할 거로 전망하고 있다. 김민재는 구상에서 제외했다.
김민재는 지난 2017년부터 전북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2년간 활약하다가 베이징 궈안을 거쳐 2021년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른 성장을 거듭한 그는 이듬해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곧바로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더니 쟁쟁한 공격수들을 상대로 ‘괴물’ 같은 수비력을 뽐냈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나폴리가 33년 만에 정상에 올라서는 데 앞장선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과 올해의 팀에 동시에 선정되는 영예도 얻었다. 이는 아시아 국적 최초 수상자와 우승팀에서 나온 최초 수상자라는 ‘대기록’이었다. 아울러 생애 처음으로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데에 이어, 30명 가운데 22위에 오르면서 뛰어난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이후 러브콜을 잇달아 받더니 지난 2023년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역대 21번째 ‘코리안 분데스리거’가 된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제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주축으로 활약했다. 첫 시즌 전반기 내내 붙박이로 뛰다가 후반기 들어서 벤치로 밀려났지만, 두 번째 시즌은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고, 부상 여파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