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엔지 포스테코글루(59·호주) 감독을 경질한 토트넘이 마르코 실바(47·포르투갈)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양측 간 합의가 거의 마무리됐다.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는 8일(한국 시각) “실바가 토트넘 지휘봉을 잡는 데 아주 근접했다”라며 “토트넘과 실바 감독 간 합의가 거의 마무리된 단계다”라고 보도했다. 실바 감독과 풀럼 간 계약은 2026년 6월까지로, 800만 파운드(약 1,473억 원) 상당의 조기 계약 해지 조항이 있다. 합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토트넘이 해당 조항을 발동할 거로 보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새 지도자 찾기에 나선 토트넘이 실바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풀럼을 이끄는 실바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 지도자로, 측면을 활용한 속공과 유동적인 스위칭 플레이가 특징이다. 여기에 강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히며, 상황에 따라서는 두 줄 수비로 견고한 수비벽을 형성하기도 했다.
실바 감독은 2011년 이스토릴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해 스포르팅, 올림피아코스, 헐 시티, 왓포드, 에버튼, 풀럼 등 다양한 구단을 거쳤다. 앞서 헐 시티, 왓포드, 에버튼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풀럼에서는 괄목한 성과를 냈다. 2부 리그로 추락한 풀럼을 승격시킨 데다, 꾸준히 중위권으로 이끌었다. 이번 시즌에는 리버풀, 뉴캐슬, 첼시 등 강팀들을 잡으며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다니엘 레비(63·잉글랜드) 토트넘 회장은 오래전부터 실바 감독을 주시했다. 그는 2023년 여름에도 실바 감독을 사령탑 후보로 뒀다. 다만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면서 실바 감독은 풀럼에 남았다. 이렇게 인연이 끝나는 듯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부진이 길어지자 실바 감독의 이름이 다시 언급됐다.
실바 감독은 안도니 이라올라(43·스페인) 본머스 감독, 토마스 프랑크(51·덴마크) 브렌트포드 감독과 함께 이번 시즌 내내 토트넘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됐다. 실바 감독의 행보가 토트넘행을 더욱더 기대하게 했다. 실바 감독은 알힐랄이 연봉 1,700만 파운드(약 313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제안했음에도 이를 거절했고, 풀럼의 재계약 제안 역시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관건은 팬들의 반응이다. 많은 토트넘 팬이 실바 감독 선임에 근접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으로 하는 ‘라스트 워드 온 스퍼스’가 8일 해당 소식을 전하자, 토트넘 팬들은 “팀을 끝장낼 수도 있다”, “망했다”, “이러려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한 건가” 등 실망했다. 과거 레비 회장은 젠나로 가투소(47·이탈리아) 감독을 선임하려다 팬들의 강한 반대로 계획을 수정한 바 있다.
한편, 실바 감독은 파울루 벤투(55·포르투갈)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과 가까운 사이다. 두 감독은 한때 같은 에이전시 소속이었으며, 실바 감독은 벤투 감독에게 올림피아코스행을 추천한 장본인이다. 실바 감독이 부임한다면 손흥민과 포르투갈 감독 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