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토트넘이 손흥민(32)에게 결정권을 넘겼다. 거듭되는 이적설 속 손흥민이 어떤 결정을 내릴까. 손흥민이 올여름 이적과 토트넘 잔류라는 두 갈래 길에 놓였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 소속이자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지난달 30일(한국 시각) “토트넘과 손흥민 간 계약이 1년 남았다. 마침내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손흥민은 올여름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라며 “다만 토트넘은 손흥민이 지난 10년 동안 구단을 이끈 만큼, 그를 매각하기보다 직접 미래를 결정하도록 둘 것”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올여름 그 어느 때보다 미래가 불투명하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공식전 46경기에 출전해 11골과 11도움을 기록했다. 20개가 넘는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지만, 에이징 커브 우려가 떠올랐다. 계약 기간도 1년밖에 남지 않은 터라, 토트넘 이적 후 조용한 이적시장을 보냈던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미국 등 다양한 곳에서 구애를 받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결정권을 넘겼다. 애초 다니엘 레비(63·잉글랜드) 회장이 이번 여름에 손흥민을 매각할 거로 보였는데, 지난 10년 동안 헌신한 레전드를 일방적으로 내치지 않기로 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잔류 의사를 표명한다면, 그와 다가오는 시즌도 함께할 생각이다. 새로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51·덴마크) 감독 역시 손흥민 잔류를 반길 거로 예상된다.
다만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의 입지가 줄어들 전망이다. 프랭크 감독은 마티스 텔(20) 완전 영입과 더불어 이적시장에서 측면 자원을 탐색하고 있다. 모하메드 쿠두스(24·웨스트 햄)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뽑히는 가운데, 사비 시몬스(22·라이프치히) 역시 후보군이다. 프랭크 감독은 조만간 손흥민과 만나 새 시즌 계획에 관해 이야기하기로 했다.
골드 기자는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을 만나 중요한 대화를 나눌 거다. 그는 프리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손흥민이 앞으로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혹은 그러지 못할지 설명할 것이다”라며 “손흥민이 잔류를 희망한다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할 기회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토마스 감독과 면담 자리에서 손흥민이 이적 의사를 표현한다면, 토트넘은 이를 막지 않을 셈이다. 다만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를 앞두고 있어 8월 초까지는 이적을 배제하고 싶어 한다. 토트넘은 이미 프리시즌 투어 주최 측과 경기 외적인 계약을 맺었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200만 파운드(약 37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내야 한다.
현재 손흥민을 원하는 구단으로 알아흘리, 알나스르, 알카디시야, 페네르바흐체, LA FC 등이 거론됐다. 사우디 구단인 알아흘리, 알나스르, 알카디시야는 손흥민에게 연봉 2,650만 파운드(약 494억 원)를 보장하겠다는 각오다. 손흥민의 에이전트가 사우디 구단과 접촉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페네르바흐체는 주제 무리뉴(6·2포르투갈) 감독이 손흥민 영입을 바라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이번 시즌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기 위해 토트넘 시절 지도했던 손흥민과 재회하고 싶어 한다. LA FC는 올리비에 지루(38·무소속)가 떠난 자리를 손흥민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 팀에는 2년 전 손흥민에게 토트넘 주장 완장을 물려준 위고 요리스(38)가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인 손흥민은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활약하고 있다. 첫 시즌에는 거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지만, 적응기를 마친 뒤로는 토트넘 간판스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454경기 출전해 173골과 101도움을 기록했다. 100-100 클럽에 가입하면서 토트넘 레전드로 거듭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