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토트넘은 해리 케인(32·바이에른 뮌헨)을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케인은 과거 마티스 텔(20)에게 토트넘 이적을 추천했으며, 이번 여름에도 그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선수라고 말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5일(한국 시각)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명단에서 텔을 제외했다는 소식과 함께 케인의 과거 발언을 재조명했다. 이 매체는 케인이 토트넘과 프리시즌 경기 후 텔을 극찬했다고 알렸다.
당시 케인은 “텔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왼쪽 윙어로 뛰든, 최전방 공격수로 뛰든 위험 지역을 파고든다”라며 “마무리 능력도 뛰어나고, 일대일 상황에서도 잘 싸운다”라고 평가했다. 텔이 토트넘에서 보여준 거에 비하면 과찬이었다.
애초 텔은 토트넘 합류에 관심이 없었지만, 케인의 추천으로 마음을 바꿨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텔은 바이에른 뮌헨 잔류를 고집했다. 뱅상 콤파니(39·벨기에) 감독 계획에서 사라졌음에도 팀에 남으려는 의사가 강했다. 이런 와중에 토트넘이 접근했다. 토트넘은 후반기 반등을 위해서 텔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텔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며 토트넘행을 거부했다.
이때 케인이 텔을 설득했다. 케인은 텔이 토트넘에서 많은 성장을 이룰 거라고 조언했다. 대도시인 데다가, 구단 시설도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 텔은 끝내 토트넘 합류를 결정했고, 완전 영입 조항이 포함된 임대를 떠났다. 그러나 기대와 다르게 텔은 토트넘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4-25시즌 그의 성적은 20경기 3골 1도움.
시즌 후 토트넘이 그를 완전 영입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텔은 이번 여름에 뮌헨을 떠나 북런던으로 완전 이적했다. 토트넘은 텔 영입을 위해 임대료까지 포함해 5,000만 유로(약 811억 원)를 사용한 거로 알려졌다. 특급 선수 한 명을 영입할 이적료로 텔을 품은 셈이다. 토트넘은 텔의 현재보다 미래를 보고 그를 영입했다.
그러나 이대로면 텔은 토트넘 역사상 최악의 영입이 될 전망이다. 그는 이번 시즌 첫 경기인 파리 생제르맹과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불성실한 플레이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승부차기에서 실축하며 우승 기회를 날렸다. 리그에서도 부진이 이어지면서 거듭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결국 토마스 프랑크(51·덴마크) 감독은 텔을 UCL 명단에서 제외했다. 데얀 쿨루셉스키(25), 제임스 매디슨(28), 라두 드라구신(23), 타카티 코타(21), 이브 비수마(29) 등도 명단에 들지 못했다. 다만 쿨루셉스키, 매디슨, 드라구신은 장기 부상으로 기용할 수 없는 상태고, 타카이와 비수마는 각각 임대와 영구 이적이 유력한 선수들이다.
텔은 1군팀 자원인 데다, 이번 여름에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그럼에도 프랑크 감독이 텔을 UCL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점은 앞으로 그의 미래가 어둡다는 걸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