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07 Elversberg v 1. FC Nürnberg - Second BundesligaGetty Images Sport

키미히·고레츠카 후계자 될 수도 있었지만…한국을 택한 카스트로프,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

[골닷컴] 이정빈 기자 = 독일에서 주목하던 재능이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마침내 태극마크를 단 옌스 카스트로프(22·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한국 국가대표팀에 어떠한 영향력을 가져올까.

한국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축구회관에서 미국, 멕시코를 상대할 9월 A매치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33·LAFC),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 이재성(33·마인츠) 등 주축 자원들이 이름을 올렸는데, 카스트로프도 승선했다.

카스트로프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난 그는 쾰른, 뉘른베르크 등을 거쳐 이번 시즌부터 ‘독일 명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에서 뛰고 있다.

카스트로프를 발탁한 홍명보 감독은 “카스트로프는 나이가 어리지만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다. 무엇보다 대표팀에 합류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책임감을 보여줬고 이를 높게 평가했다”라며 “카스트로프는 기존에 대표팀에서 활약해 온 3선 미드필더와는 다른 유형이다. 굉장히 파이터적인 성향을 보이며 거칠게 플레이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점들이 대표팀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의 말대로 카스트로프는 중원에서 싸움꾼 역할을 할 수 있는 미드필더다. 신체 조건이 특출난 건 아니지만, 활동량과 투지를 내세워 상대와 경합을 즐겨한다. 지난 시즌 2.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경기당 태클 1.4회, 경합 성공 5.2회를 기록했다. 이재성, 황인범(28·페예노르트), 백승호(28·버밍엄 시티) 등 동료들이 더 수월하게 패스를 공급하도록 도울 수 있다.

그렇다고 공을 못 차는 선수도 아니다. 카스트로프의 장점 중 하나로 기회 창출 능력이 뽑힌다. 이 때문에 뉘른베르크 시절에는 종종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기도 했다. 또한 축구 지능이 상당한 터라, 측면 수비수로도 활약할 수 있다. 그야말로 공수를 아울러 한국 축구에 필요한 요소를 겸비했다.

카스트로프 합류는 한국 축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근본적으로 축구 강국이 눈여겨보던 선수가 대표팀에 발탁됐다. 카스트로프는 독일 대표팀에서도 주시하던 선수였다. 요주아 키미히(30), 레온 고레츠카(30·이상 바이에른 뮌헨) 등 독일 중원 주축 자원들이 30대에 접어든 가운데, 카스트로프는 이들을 대체할 미래 자원으로 불렸다. 그러나 카스트로프는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준 어머니의 나라를 택했다.

더군다나 카스트로프는 묀헨글라트바흐가 치열한 경쟁 끝에 450만 유로(약 72억 원)가 넘는 금액을 지출해 데려온 선수다. 분데스리가 구단의 재정을 생각하면 상당한 투자인 셈이다. 카스트로프는 지난 25일 함부르크와 경기를 통해 분데스리가 무대를 밟았다. 몸 상태를 더 끌어올린다면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카스트로프가 한국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면서 혼혈 선수를 위한 문이 넓어졌다. 과거 장대일(50·은퇴), 강수일(38·안산그리너스) 사례가 있지만, 두 선수는 한국에서 태어났다. 유럽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가 대표팀에 발탁된 건 카스트로프가 처음이다. 카스트로프는 앞으로 혼혈 선수 발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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