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포르투갈 구단 벨레넨세스가 코로나 판데믹 여파로 골키퍼 두 명이 포함된 9명으로 벤피카전에 나섰다. 그마저도 전반전 2명 부상에 이어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추가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 12라운드에서 황당한 일이 있었다. 바로 벨레넨세스가 벤피카와의 홈경기에 9명으로 나선 것. 그마저도 골키퍼 주앙 몬테이루는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즉 9명 중 2명이 골키퍼였던 셈이다. 당연히 벤치에는 교체 선수가 전무했다.
buildlineup.com사건의 발단은 아래와 같다. 벨레넨세스는 주중 코로나 검사 결과 무려 17명의 선수들이 무더기로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연히 벨레넨세스 측은 벤피카전 연기를 요구했으나 리그 연맹에서 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벨레넨세스 회장 루이 페드루 수아레스는 "경기 연기를 요구했으나 리그 경기 일정에 혼선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중에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기에 경기를 강행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출전 가능한 선수들을 모두 경기에 내보낼 수 밖에 없었던 벨레넨세스였다.
정상적인 경기가 불가능했다. 벨레넨세스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수비수 에두아르두 카우의 자책골로 실점을 허용했다. 이어서 벤피카 공격수 하리스 세페로비치의 골(14분)과 수비형 미드필더 율리안 바이글의 추가골(27분)이 있었다. 32분경과 34분경엔 벤피카 에이스 다르윈 누녜스의 연이은 골이 터져나왔다. 39분경엔 세페로비치가 페널티 킥 골을 추가했고, 전반 종료 직전엔 누녜스가 또다시 골을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전반전에만 7골을 허용한 벨레넨세스였다.
전반 내내 벤피카가 무려 17회의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벨레넨세스는 단 한 번의 슈팅도 시도해보지 못했다. 점유율은 무려 83대17까지 벌어졌다. 평균 위치를 보면 벤피카에선 중앙 수비수 얀 베르통언과 니콜라스 오타멘디를 제외한 8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모두 공격 진영에 위치한 데 반해 벨레넨세스는 단 한 명의 선수도 공격 진영에 위치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진정한 의미의 일방적인 경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OPTA선수들 평균 위치(왼쪽: 벨레넨세스, 오른쪽: 벤피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벨레넨세스는 전반전 동안 오른쪽 측면 수비수 디오구 칼릴라와 왼쪽 측면 미드필더 안토니우 몬테스가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가 있었다. 이로 인해 후반전에는 7명으로 경기에 나서야 했다. 게다가 후반 시작 1분 만에 미드필더로 나온 골키퍼 몬테이루마저 부상을 당하면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이에 심판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축구 경기가 진행되기 위해선 최소 7명의 선수가 있어야 한다는 규칙에 근거한 중단이었다. 이대로 마치 촌극과도 같았던 경기가 마지막까지 촌극으로 마무리됐다. 공식 발표상 경기는 벨레넨세스의 0-7 대패로 확정됐다.
경기가 끝나자 벤피카 회장 후이 코스타는 "경기 일정을 연기할 수 있는 주최인 연맹과 보건당국이 이를 거부했다.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포르투갈 축구의 어두운 단면이다"라며 씁쓸함을 전했다.
Noxwin벤피카에서 선수 경력을 보냈던 맨체스터 시티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는 SNS를 통해 '왜 경기가 연기되지 않았는지 나만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벤피카에 이어 프리메이라 리가 3위를 달리고 있는 스포르팅 리스본 역시 성명을 통해 "포르투갈 축구는 현재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지금 일어난 일은 포르투갈 리그의 신뢰성과 제도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미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포르투갈 축구의 또 다른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무엇보다도 이 경기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경기에 나선 벨레넨세스 선수들이었다. 이에 벨레넨세스 선수단은 공식 성명을 통해 "축구는 경쟁력이 있을 때에 비로소 뛸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오늘 우리에게는 그 마음이 없었다. 오늘 경기는 우리에게 수치스러웠다"라고 토로했다.
이렇듯 유럽에선 또다시 코로나가 대유행하면서 많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공동의 협력과 영리한 판단 및 결정이 필요하다. 무지성과도 같은 원칙의 고수는 악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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