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ao Cancelo Newcastle vs Man City Premier League 2021-22Getty Images

캉셀루, 수비는 못 해도 축구를 잘하는 ‘끝판왕 지원형 풀백’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인버티드 풀백(Inverted full-back). 이는 옆줄 쪽으로 벌려 선 위치가 아닌 중앙 지역으로 좁혀 서서 자신의 팀이 ‘허리 싸움’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데 집중하는 측면 수비수(풀백)를 뜻한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감독이 풀백의 위치를 중앙 지역으로 좁혀 배치하는 전술은 그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절대강자’ 바이에른 뮌헨을 이끈 2010년대 초중반부터 볼 수 있었다. 그는 2016년 맨시티 감독으로 부임한 후 잉글랜드 무대에서도 이와 같은 풀백 활용법을 이어갔다. 지금이야 풀백의 위치를 좁혀 배치하는 대형이 유행처럼 번졌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2016/17 시즌 초반만 해도 그가 바카리 사냐, 가엘 클리시 등 전형적인 ‘프리미어 리그식’ 측면 수비수를 중원에 배치한 전술적 결정은 옳고그름에 대해 큰 찬반양론이 있었을 정도로 논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2016년부터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풀백 포지션을 두고 본격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됐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첼시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풀백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를 백스리의 한 축을 맡는 센터백으로 변신시켰고, 맨체스터에 상륙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본격적으로 풀백의 미드필더화를 골자로 한 ‘인버티드 풀백’이라는 개념을 프리미어 리그에서 보편화했다. 그 결과 이제는 수비라인에서 측면과 중앙 자원의 경계가 어느 정도 흐려졌다.

올 시즌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버티드 풀백은 주앙 캉셀루(27)다. 좌우 풀백을 두루 소화하는 캉셀루는 오른발잡이지만, 왼발도 곧잘 쓰는 측면 자원이다. 이 덕분에 그는 어느 위치에서도 자유자재로 다양한 각도로 패스를 연결할 수 있다. 즉,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축구를 지향하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팀에서 활약하는 인버티드 풀백 캉셀루가 미드필더 못지않게 많은 패스를 시도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단, 과르디올라 감독의 캉셀루 활용법은 그동안 그가 중용한 인버티트 풀백 중에서도 가장 ‘중앙지향적’이다. 캉셀루는 패스 횟수 기록이 집계된 2009/10 시즌을 시작으로 시즌별로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기록한 선수 중 최초의 측면 자원이 될 전망이다.

프리미어 리그 시즌별 패스 횟수 기록 1위

(모든 포지션 포함)

2009/10 - 배리 퍼거슨 - 2169회

2010/11 - 대니 머피 - 2330회

2011/12 - 애쉴리 윌리엄스 - 2595회

2012/13 - 마이클 캐릭 - 2775회

2013/14 - 야야 투레 - 2502회

2014/15 - 세스크 파브레가스 - 2742회

2015/16 - 세스크 파브레가스 - 2829회

2016/17 -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 2458회

2017/18 - 그라니트 자카 - 3116회

2018/19 - 조르지뉴 - 3118회

2019/20 - 버질 반 다이크 - 3259회

2020/21 - 로드리 - 2785회

2021/22 - 주앙 캉셀루 - 1851회*

*21라운드 종료 후

올 시즌 맨시티의 경기당 평균 점유율은 무려 67.5%에 달한다. 맨시티의 팀 전체 총 패스 횟수는 무려 1만4284회. 두 부문에 걸쳐 2위를 기록 중인 리버풀조차 점유율 62.1%, 패스 횟수 1만2032회로 선두 맨시티와 비교하면 볼을 소유한 채 경기를 풀어가는 빈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올 시즌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짧은 패스(길이 15m 이하)를 1만회 이상 시도한 팀은 맨시티(1만2263회)가 유일하다. 심지어는 올 시즌 중장거리 패스와 롱볼을 포함한 패스 자체를 총 1만회 이상 시도한 팀은 맨시티, 리버풀, 그리고 첼시(1만2000회)뿐이다.

캉셀루는 패스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맨시티에서 측면 수비수로 출전하면서도 사실상 중앙 미드필더 역할까지 겸하는 생소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혹자는 캉셀루의 패스 횟수가 많은 건 당연하다고 말한다.

올 시즌 맨시티 패스 횟수 TOP 5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모든 포지션 포함)

1851회 - 주앙 캉셀루

1518회 - 후벤 디아스

1420회 - 아이메릭 라포르트

1368회 - 로드리

1151회 - 베르나르두 실바

#패스를 그냥 많이만 하는 게 아니라, 잘 많이 한다

그러나 독특한 역할을 수행 중인 캉셀루의 성향을 고려하더라도 그가 이처럼 많은 패스를 시도하는 건 놀라운 기록이다. 그는 맨시티에서 본인 다음으로 많은 패스를 기록한 후벤 디아스보다 333회나 더 많은 패스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디아스는 필연적으로 볼 터치가 많을 수밖에 없는 중앙 수비수이자 맨시티의 후방 빌드업 작업에 깊숙하게 관여하는 자원이다. 그보다 패스 횟수가 더 많은 캉셀루는 후방에서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빌드업 패턴을 선호하는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의 맨시티에서 그만큼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캉셀루는 올 시즌 현재 볼 터치 횟수도 2081회로 프리미어 리그의 모든 선수를 통틀어 해당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뒤를 이어 리버풀 라이트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1702회로 2위에 올랐으나 캉셀루와의 격차는 큰 편이다. 맨시티에서 캉셀루 못지않게 빌드업 과정의 시작점 역할을 맡는 디아스도 볼 터치 횟수가 1667회다.

올 시즌 PL 침투성 패스 횟수 TOP 5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모든 포지션 포함)

168회 -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 리버풀

152회 - 주앙 캉셀루 - 맨시티

102회 -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 토트넘

95회 - 아이메릭 라포르트 - 맨시티

95회 - 안토니오 뤼디거 - 첼시

침투성 패스 = 상대 골대를 향해 움직이는 최소 10m 길이의 전진 패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캉셀루가 단순히 패스를 ‘많이’ 연결하는 데만 그치는 게 아니라 ‘의미 있는 패스’를 가장 많이 기록 중인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표면적인 기록만 보면 캉셀루는 올 시즌 4도움으로 맨시티의 득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빈도는 높지 않다. 그는 키패스(슈팅 창출)도 22회로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36위에 머물러 있다. 캉셀루가 시도하는 패스 중 대다수는 골을 만들어내는 ‘마지막 패스’가 아니다. 그러나 그는 미드필드 깊숙한 진영에서 상대 수비 블록을 허물며 팀 공격의 물꼬를 터주는 침투성 패스로 매 경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렇듯 캉셀루의 패스는 세컨드 어시스트, 혹은 서드 어시스트로 이어지는 빈도가 꽤 높은 편이다. 실제로 캉셀루의 올 시즌 90분당 평균 침투성 패스 횟수는 그가 프로 선수로 데뷔한 후 개인 통산 최고치로 올라섰다.

주앙 캉셀루 시즌별 침투성 패스 횟수

(90분당 평균 세리에A/프리미어 리그 기록)

2018/19 - 5.8회(유벤투스)

2019/20 - 6.5회(맨시티 이적)

2020/21 - 6.5회

2021/22 - 7.6회*

*21라운드 종료 후

비록 캉셀루는 많은 도움이나 키패스를 기록하지는 않지만, 맨시티가 득점 기회를 만드는 과정에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즉, 그는 맨시티가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마지막 패스가 나올 만한 상황을 조성하는 ‘목적 있는 패스’를 늘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예를 들면 캉셀루는 맨시티가 번리를 2-0으로 제압한 10월 경기 선제골 상황에서 도움을 기록하지 않고도 팀의 득점이 터지는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선제골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넓게 벌려 선 채 볼을 받은 뒤, 페널티 지역 안쪽으로 달려 들어가는 베르나르두 실바를 향해 낮고 빠른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베르나르두 실바는 컷백으로 가브리엘 제수스의 슈팅을 만들어냈고, 번리 골키퍼 닉 포프가 이를 선방하자 자신이 직접 문전으로 달려들어 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상대 수비를 뚫어낸 캉셀루의 패스가 아니었다면 절대 만들어질 수 없었던 골이었다.

캉셀루는 맨시티가 2-0으로 승리한 1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원정에서는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전 종료 직전 2선 지역 왼쪽 측면에서 문전을 향해 오른발로 감아올린 대각선 반댓발 크로스를 베르나르두 실바가 추가골로 마무리하며 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이날 날카로운 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한 장면을 두고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사실 이보다 앞서 선제골이자 결승골이 된 전반전 초반 맨유 수비수 에릭 바이의 자책골을 유도해낸 주인공도 캉셀루였다. 그가 경기 초반 왼쪽 측면을 공략한 후 문전으로 올린 날카로운 정발 크로스가 바이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득점으로 이어졌다. 캉셀루는 이날 레프트백으로 활약하고도 왼발과 오른발로 차례로 팀의 두 골을 만들어냈다.

맨시티의 11월 마지막 경기였던 웨스트 햄전에서 캉셀루가 펼친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전반전 하프라인 부근 미드필드 진영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적절한 높이의 빠른 대각선 롱볼을 상대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마레즈의 발끝에 정확히 떨어뜨렸다. 마레즈는 이를 바로 문전을 향해 컷백으로 연결해 일카이 귄도안의 선제골을 도왔다. 이 또한 캉셀루의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그가 문전을 향해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롱볼을 뿌려준 덕분에 터진 득점이었다.

주앙 캉셀루 시즌별 패스 길이 기록

(시즌 - 패스 / 침투성 패스 거리, 90분당 평균 리그 기록)

2018/19 - 983.4m / 325.3m(유벤투스)

2019/20 - 1255.2m / 344.9m(맨시티 이적)

2020/21 - 1140.0m / 322.2m

2021/22 - 1304.7m / 397.2m*

*21라운드 종료 후

캉셀루는 패스 길이도 그가 프로 선수로 데뷔한 후 올 시즌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 리그 전체를 기준으로 봐도 올 시즌 침투성 패스 길이 최고치를 기록 중인 선수는 킥의 정확성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크로스 스페셜리스트’ 알렉산더-아놀드(9241.8m)가 1위, 짧은 패스보다는 후방에서 롱볼로 공격을 전개하는 번리 골키퍼 포프(8422m)가 2위를 기록 중이다. 이 둘의 이은 3위가 바로 캉셀루다.

#킥뿐만이 아니라 직접 볼 몰고 전진하는 능력도 최정상급

캉셀루는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패스 시도, 볼 터치 횟수뿐만이 아니라 동료로부터 패스를 받은 횟수 등 ‘볼 점유’ 관련 부문 기록에서 대부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 시즌 PL 패스 받은 횟수 TOP 5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풀백 외 포지션 제외)

1547회 - 주앙 캉셀루 - 맨시티

1337회 - 후벤 디아스 - 맨시티

1244회 - 아이메릭 라포르트 - 맨시티

1170회 - 로드리 - 맨시티

1169회 - 안토니오 뤼디거 - 첼시

단, 신기한 점은 캉셀루가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받은 선수이면서도 볼이 없을 때, 오버래핑을 통해 전진해서 위험 지역에서 동료의 침투 패스를 받은 횟수는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풀백이 동료의 침투 패스를 받은 횟수 기록을 살펴 보면 상위권에서는 캉셀루를 찾을 수가 없다.

올 시즌 PL 풀백 침투성 패스 받은 횟수 TOP 5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풀백 외 포지션 제외)

72회 - 앤드류 로버트슨 - 리버풀

67회 -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 리버풀

64회 - 리스 제임스 - 첼시

58회 - 매티 캐쉬 - 애스턴 빌라

55회 - 넬손 세메두 - 울버햄튼

리버풀의 알렉산더-아놀드는 올 시즌 현재 풀백 중 침투 패스를 받은 횟수가 두 번째로 많은 선수이며 파이널 서드(공격 진영)에서 기록한 볼 터치가 642회로 풀백뿐만이 아닌 프리미어 리그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3위에 랭크됐다. 알렉산더-아놀드는 볼 없이 달리는 오버래핑 동작으로 상대 진영 측면 공간을 파고든 후 패스를 받는 성향을 나타내는 선수이니, 그가 파이널 서드에서 많은 볼 터치를 기록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올 시즌 PL 파이널 서드 안 볼 터치 횟수 TOP 5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모든 포지션 포함)

713회 - 주앙 캉셀루 - 맨시티

669회 - 모하메드 살라 - 리버풀

642회 -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 리버풀

619회 - 베르나르두 실바 - 맨시티

552회 - 사디오 마네 - 리버풀

그러나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파이널 서드 안 볼 터치 횟수가 가장 많은 선수는 정작 침투 패스를 받은 횟수 기록은 저조한 캉셀루다. 대다수의 맨시티 경기를 봐도 그는 간헐적인 침투 외에는 볼 없이 파이널 서드를 공략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캉셀루가 파이널 서드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은 그가 직접 볼을 달고 전진하는 능력이 누구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캉셀루의 퍼이널 서드 안 터치 횟수 중 대다수는 그가 볼이 없는 상황에서 자유롭게 전진한 후 동료의 패스를 받는 선수가 아닌, 자신이 직접 볼을 몰고 공격 진영으로 진입하는 ‘볼 캐리어’ 성향을 보유한 자원인 덕분에 쌓인 기록이다.

단적인 예로는 맨시티가 9월 말 무패행진을 달리던 리그 선두 첼시와 격돌한 스탬포드 브리지 원정 61분 상황을 들 수 있겠다. 캉셀루는 상대 공격을 차단한 맨시티의 속공 상황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볼을 몰고 달리며 상대 수비수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를 따돌린 후 왼쪽 측면에서 올린 정발 크로스로 필 포든, 가브리엘 제수스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올 시즌 PL 파이널 서드 진입한 볼 운반 횟수 TOP 5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모든 포지션 포함)

77회 - 주앙 캉셀루 - 맨시티

65회 - 베르나르두 실바 - 맨시티

58회 - 알랑 생-막시맹 - 뉴캐슬

52회 - 데클란 라이스 - 웨스트 햄

39회 - 안토니오 뤼디거 - 첼시

캉셀루는 파이널 서드로 진입한 후 패스를 받은 횟수는 적지만, 이처럼 볼을 몰고 상대 진영까지 전진한 빈도는 프리미어 리그의 모든 선수를 통틀어 최상위에 올라 있다. 캉셀루가 올 시즌 볼을 몰고 달린 거리는 총 6174m로 동포지션 선수 중에는 그에 이어 해당 부문 2위인 울버햄튼의 발렌티노 리브라멘토(3925.5m)와 비교해도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다. 킥 능력이 최대 주무기로 꼽히는 알렉산더-아놀드도 해당 부문 5위권에 올랐으나 그의 기록은 약 3352m로 캉셀루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올 시즌 PL 풀백 볼 운반 거리 TOP 5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풀백 외 포지션 제외)

6174.0m - 주앙 캉셀루 - 맨시티

3925.5m - 발렌티노 리브라멘토 - 울버햄튼

3560.6m - 조엘 워드 - 크리스탈 팰리스

3507.6m - 막스 아론스 - 노리치 시티

3352.1m -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 리버풀

캉셀루는 단순한 볼 운반 횟수로만 따져도 1535회로 프리미어 리그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캉셀루를 시작으로 프리미어 리그의 볼 운반 횟수 1~4위(디아스, 아이메릭 라포르트, 로드리)를 모두 맨시티 선수들이 차지했는데, 2위 디아스조차 1232회로 그보다 볼을 몰고 움직이는 빈도가 현저히 적었다.

올 시즌 PL 풀백 침투성 볼 운반 거리 TOP 5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풀백 외 포지션 제외)

3304.6m - 주앙 캉셀루 - 맨시티

2267.7m - 발렌티노 리브라멘토 - 울버햄튼

2167.1m - 막스 아론스 - 노리치 시티

2067.4m - 넬손 세메두 - 울버햄튼

1926.6m - 카일 워커-피터스 - 사우샘프턴

침투성 볼 운반(progressive carry) = 볼을 몰고 상대 골대를 향해 5m 이상 전진하는 움직임

위험 지역을 향한 캉셀루의 볼 운반은 파이널 서드에 진입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 중인 풀백 중 볼을 몰고 상대 페널티 지역 안으로 진입한 횟수가 가장 많은 선수 또한 캉셀루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상대 선수를 제치고 전진하는 드리블 빈도 역시 프리미어 리그 풀백 중 상위권에 올랐다.

올 시즌 PL 풀백 페널티 지역 진입한 볼 운반 횟수 TOP 5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풀백 외 포지션 제외)

16회 - 주앙 캉셀루 - 맨시티

14회 - 넬손 세메두 - 울버햄튼

13회 - 카일 워커-피터스 - 사우샘프턴

11회 - 발렌티노 리브라멘토 - 울버햄튼

11회 - 매티 캐쉬 - 애스턴 빌라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풀백 드리블 시도 횟수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풀백 외 포지션 제외)

53회 - 막스 아론스 - 노리치

49회 - 넬손 세메두 - 울버햄튼

46회 - 주앙 캉셀루 - 맨시티

41회 - 아론 완-비사카 - 맨유

39회 - 발렌티노 리브라멘토 - 사우샘프턴

#수비가 취약점인 캉셀루가 ‘팀 수비’를 돕는 방법

다만, 올 시즌 좌우를 가리지 않고 맨시티의 ‘인버티드 풀백’으로 맹활약 중인 캉셀루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는 바로 그의 수비 능력이다. 수비 상황의 캉셀루는 맨시티의 약점으로 꼽힐 만한 선수에 가깝다. 이를 인지한 과르디올라 감독도 캉셀루의 수비적인 역할을 최소화해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러나 캉셀루는 여전히 풀백에게는 피할 수 없는 1대1 수비 상황에서 돌파를 허용하는 빈도가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원래부터 수비가 약점으로 꼽힌 캉셀루의 올 시즌 수비 지표는 아예 최저치로 추락했다.

주앙 캉셀루 맨시티 이적 후 시즌별 수비 지표

(시즌 - 태클 시도 / 압박 시도, 90분당 평균 리그 기록)

2019/20 - 3.2회 / 13.0회

2020/21 - 3.0회 / 13.3회

2021/22 - 2.1회 / 9.1회*

*21라운드 종료 후

무엇보다 캉셀루는 고질적으로 밀착 마크가 요구되는 수비 상황, 혹은 몸싸움이 필연적인 1대1 경합에 취약한 수비수다. 그는 맨시티의 세트피스 수비 상황에서도 적극성이 결여된 모습을 자주 나타낸다.

지난 10월 맨시티가 가까스로 2-2 무승부를 거둔 리버풀 원정에서 허용한 두 골도 모두 캉셀루가 측면에서 모하메드 살라를 견제하는 데 실패하며 헌납한 실점이다. 이날 캉셀루는 첫 번째 실점 상황에서는 측면에서 드리블하는 살라를 상대로 이벤트성 경기에서나 시도해볼 법한 ‘라보나 킥’ 동작으로 수비를 하려다 돌파를 허용했다. 그를 쉽게 제친 살라는 공격 진영까지 전진해 마네에게 패스를 연결하며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캉셀루는 두 번째 골 실점 상황에서도 수비 진영에서 볼을 잡고 빈 틈을 노리는 살라를 향해 섣불리 달려들었다가 뒷공간을 허용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결국, 페널티 지역을 파고든 살라는 이후 현란한 개인기로 라포르트를 농락한 후 득점에 성공했다.

캉셀루의 불안한 수비는 맨시티가 지난달 왓포드를 3-1로 꺾은 원정 경기에서도 노출됐다. 왓포드 측면 공격수 엠마누엘 데니스는 이날 여러 차례 캉셀루와의 1대1 상황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어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왓포드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한 쿠초 에르난데스를 오른쪽 측면에 배치하며 의도적으로 캉셀루를 공략했다. 캉셀루는 약 3주 후 맨시티가 레스터에 전반에만 네 골을 몰아치며 4-0으로 앞서다가 후반에 내리 세 골을 헌납하며 맹추격을 당한 홈 경기에서도 상대의 빠른 역습에 수비력이 크게 흔들렸으며 지난 1일 아스널 원정에서는 상대 측면 공격수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와의 잇따른 1대1 상황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캉셀루는 측면에서 1대1 수비 시 상대가 안쪽으로 파고들지 못하도록 적절한 타이밍에 각도와 공간을 좁히는 데 취약함을 노출하고 있다. 실제로 올 시즌 현재 프리미어 리그 풀백 중 캉셀루보다 많은 1대1 돌파를 허용한 선수는 없다.

올 시즌 PL 풀백 돌파 허용 횟수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28회 - 주앙 캉셀루 - 맨시티

22회 -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 리버풀

22회 - 매튜 로우턴 - 번리

22회 - 맷 타겟 - 애스턴 빌라

19회 - 에메르송 로얄 - 토트넘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를 알고도 캉셀루처럼 수비력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축구 지능이 높은 풀백을 중앙 지역에 배치하는 대형을 선호하는 이유는 공격 전개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는 볼 점유율을 최대한 높여 상대의 공격 의지를 꺾어버리는 ‘지배하는 축구’를 추구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크루이프식 축구’가 노출하는 약점은 공격 시 볼을 잃었을 때 높은 위치로 끌어 올린 팀 대형이 상대에 역습을 너무 쉽게 허용한다는 점이다. 이를 간파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공격 시 풀백을 측면이 아닌 중앙 미드필드 지역에 배치해 볼을 빼앗기면 수적 우위를 점한 중원에서 즉시 재압박을 가해 상대 역습을 제어하겠다는 계획으로 ‘인버티드 풀백’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캉셀루는 맨시티가 주로 공격 상황에서 볼이 상대 페널티 지역 안으로 투입되면, 일차적으로는 공격에 직접 가담하지 않고 2~3선 하프스페이스 부근에 머문다. 이후 그는 페널티 지역에서 맨시티가 공격 작업을 마무리할 방법을 찾지 못하며 경합 상황 끝에 볼이 바깥으로 흘러나오면 머물러 있던 위치에서 이를 다시 탈취해 팀 공격을 재시작한다. 소위 ‘전술적 파울’로 상대의 역습을 끊어내는 빈도 또한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풀백 중 캉셀루가 25회로 주니어 피르포(리즈), 루크 쇼(맨유)와 함께 가장 높다.

캉셀루의 중앙지향적 위치는 인버티드 풀백이라는 개념이 상당 부분 보편화 된 요즘 시대에도 여전히 생소하다. 이처럼 독특한 그의 포지셔닝은 맨시티가 라인을 높게 끌어 올려 공격을 펼친 끝에 볼을 빼앗겨도 상대가 역습할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어막으로 작동하고 있다. 캉셀루는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 중인 풀백 중 소유권 없이 흐른 볼을 탈취한 횟수가 가장 많은 선수다.

올 시즌 PL 풀백 볼 리커버리 TOP 5

(2021/22 시즌 21라운드 종료 후)

191회 - 캉셀루

178회 - 알렉산더-아놀드

173회 - 토미야스 다케히로

171회 - 타이릭 미첼

161회 - 리코 헨리

볼 리커버리 = 볼 탈취

상대 역습을 제어하는 방어막 역할을 맡는 캉셀루는 전방 압박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맨시티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훌륭한 기능성을 자랑한다. 캉셀루는 맨시티가 11월 에버턴을 3-0으로 꺾은 홈 경기 선제골 상황에서도 이와 같은 역할로 팀 공격을 지원했다. 그는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경합 상황이 벌어지자 2선 왼쪽 하프스페이스 지역에 머무르며 세컨드 볼 탈취를 준비했다. 이 덕분에 캉셀루는 문전 경합 상황 끝에 페널티 지역 밖으로 흐른 볼을 수습한 뒤, 문전으로 오른발 아웃프론트킥 로빙 패스를 띄워주며 라힘 스털링의 골을 도왔다.

캉셀루는 좌우 풀백을 두루 소화하는 ‘멀티 자원’이다. 오른발잡이 캉셀루는 왼쪽에 배치되면 반댓발을 활용하는 ‘인버티드 풀백’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고, 오른쪽 측면에 배치되면 케빈 더 브라위너와 수시로 위치를 바꾸며 상대를 혼란에 빠트린다. 특히 더 브라위너는 ‘인버티드 풀백’ 캉셀루가 오른쪽 측면에 배치되면, 상황에 따라 그와 위치를 바꾸며 측면으로 빠져나간 후 자신의 최대 장기인 오른발 크로스로 상대 문전을 위협하는 빈도를 높이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캉셀루는 맨시티가 공격하는 상황에서도 한발 물러선 채 상대가 역습을 시작할 수 없도록 효과적으로 미드필드 지역 공간을 점유한다. 캉셀루는 이와 같이 미드필드 지역에 머무르다가도 간헐적으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갑작스럽게 문전으로 침투해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내는 능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캉셀루는 지난달 뉴캐슬전에서도 2~3선 중앙 지역을 오가며 전진을 최대한 자제하다가 볼을 잡은 올렉산데르 진첸코와 순간적으로 눈빛을 교환한 후 변칙적인 침투 동작으로 문전을 향해 달렸다. 진첸코는 캉셀루를 향해 로빙 패스를 띄워줬고, 캉셀루는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발리로 원터치 크로스를 연결하며 디아스의 선제골을 도왔다. 이어 캉셀루는 이날 27분 자신이 직접 2선 지역에서부터 상대 두 명을 연이어 제치는 드리블 돌파 능력을 선보인 뒤, 약 20미터 중거리슛으로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인버티드 풀백이라는 포지션이 어느 정도 유행처럼 번진 현대 축구지만, 올 시즌 맨시티에서 캉셀루가 보여주는 경기력은 이와는 또 다른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이례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끝으로 최근 과르디올라 감독이 올 시즌 캉셀루의 활약에 대해 설명한 코멘트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주앙(캉셀루)은 양발을 완벽하게 쓴다. 그는 원래 포지션이 라이트백이지만, 우리 팀에서는 왼쪽에서도 매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금의 그는 내가 바이에른 뮌헨 감독직을 맡은 시절 필립 람을 연상케 할 정도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필립 람은 지금까지 내가 본 풀백 중 안쪽으로 들어와서 플레이하는 능력이 최고였다. 바르셀로나 시절의 다니 알베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주앙 또한 그들처럼 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

Words=한만성

Photo=Getty, SofaScore

Data=OPTA, FBREF, Sofa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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