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아산] 이정빈 기자 = 충남아산FC가 전임 사령탑이었던 김현석 감독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구단 최고 성적인 K리그2 준우승을 이끌었던 김현석 감독을 상대로 배성재호가 가능성을 알렸다.
충남아산은 20일 오후 4시 30분(한국 시각)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8라운드 전남드래곤즈와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점유율 52%, 슈팅 19회, 유효 슈팅 6회 등 90분 동안 전남을 휘몰아쳤지만, 아쉽게 한 끗이 모자라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승점 1을 추가한 충남아산은 중위권과 격차를 좁혔다.
충남아산과 전남 경기는 사제지간 맞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전남 지휘봉을 잡은 김현석 감독은 직전 시즌 충남아산을 K리그2 준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현재 충남아산을 지휘하는 배성재 감독이 수석코치로 김현석 감독을 보좌했다. 경기 전 김현석 감독은 친정집에 온 것처럼 충남아산 직원들과 정답게 인사했다.
경기에 앞서서 취재진과 만난 김현석 감독은 충남아산 역대 사령탑이 새겨진 장소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현석 감독 사진 바로 옆에 배성재 감독 사진이 있었다. 김현석 감독은 “지나가는 사람들 다 아니까 감회가 새롭다. 여기서 고생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라며 “제가 떠나고도 팀이 승승장구하길 바란다. 배성재 감독이 워낙 출중한 지도자라서 잘할 거다”라고 웃으며 덕담했다.
스승을 상대하게 된 배성재 감독은 “김현석 감독을 비롯해 전남 코치 사단, 전력 분석관 모두 다 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세트피스를 통해 전남을 공략하겠다고 전했다 배성재 감독은 “프리킥 상황이 오면 선수들의 위치가 전과 달라질 거다. 저 선수가 왜 저 위치에 있는지 의문이 생기는 게 포인트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는 제자가 스승에게 성장했다는 걸 톡톡히 보여줬다. 충남아산은 경기 내내 전남을 쉴 새 없이 두들겼다. 전방 압박과 세트피스를 통해 전남의 수비진에 균열을 일으켰다. 경기 막판 김종민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빗맞으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전남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호난의 헤더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고, 두 차례나 1대1 기회를 만들었다. 다만 신송훈 골키퍼가 뛰어난 반사신경을 내세워 김현석 감독을 방해했다.
두 팀은 끝내 서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종료 휘슬이 불리자, 선수들은 녹초가 되어 경기장에 쓰러졌다. 경기를 마친 김현석 감독은 충남아산 서포터즈석으로 향했다. 충남아산 서포터즈는 김현석 감독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에 김현석 감독은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반대편에서는 전남에서 뛰었던 최희원과 김종민이 원정석으로 다가가 전남 팬들과 재회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을 진행한 김현석 감독은 “다른 건 없다. 천만다행이다. 어려운 경기가 되리라고 예상은 했는데, 사실상 진 경기였다”라며 “차곡차곡히 승점을 쌓아서 만족한다. 제자들이 전임 감독 이겨보겠다고 칼을 갈았다. 잘해서 보기 좋았는데, 속으로는 겁이 났다”라고 제자들의 경기력에 혀를 내둘렀다.
김현석 감독을 적으로 상대한 배성재 감독은 “우리 축구가 얼마나 무섭고 힘든 축구인지 보여주려 했다”라며 “골이 안 들어갈 때는 어떻게 해도 안 들어간다. 중요한 건 공격수들의 득점인데, 유효 슈팅이 나오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템포를 유지하면서 득점할 수 있게끔 훈련하겠다”라고 아쉬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