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아산] 이정빈 기자 = 충남아산FC가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내는 와중에 확실한 수확을 얻었다. ‘초신성’ 박시후가 희망으로 떠올랐다.
충남아산은 2일 오후 4시 30분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7라운드 천안시티와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천안과 더비 매치에서 선제 실점했으나, 후반전 박시후가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며 승점 1을 획득했다.
박시후의 동점골은 그가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쏘아 올린 축포였다. 지난 7월 충남아산 구단 최초로 준프로계약을 체결한 박시후는 데뷔 7경기 만에 골맛을 봤다. 득점 장면은 박시후가 어떤 선수인지 잘 보여줬다. 장점인 드리블을 활용해 천안 수비수들을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슈팅에 앞서서는 상대 최종 수비수의 태클을 피하는 침착함도 드러냈다.
박시후는 이날 저돌적인 돌파와 슈팅으로 천안 수비진을 괴롭혔다. K리그 부가 데이터 제공 업체 ‘비프로 일레븐’에 따르면, 박시후는 천안전 82분 동안 득점 1회, 슈팅 4회(유효 슈팅 1회), 드리블 성공 1회, 패스 성공 18회(성공률 78%)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7.6점으로 두 팀 통틀어서 가장 높았다.
시즌 막판 박시후의 성장은 충남아산이 가장 주목하는 요소다. 조진수 충남아산 감독 대행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천안전을 앞두고 조진수 대행은 “(박)시후 나이대에는 경기를 잘하기보다 용감하고 대담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라며 “프로다운 형들 사이에서 대담하게 경기하는 거로도 시후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조진수 대행의 이야기처럼 박시후는 경기장에서 대담한 플레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린 선수가 쟁쟁한 프로 무대에서 곧바로 활약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박시후는 충남아산 유스팀에서 올라온 선수다. 물론 유스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건 아니지만, 구단 유스 출신 선수가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건 언제나 특별한 일이다.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박시후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천안전 수훈 선수로 선정된 그는 경기장 밖에서도 대담했다. 동갑내기인 박승수(뉴캐슬)처럼 유럽에 진출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박시후는 유럽 진출에 관해서 “어릴 때부터 유럽에 가고 싶었다. 충남아산을 위해서 뛰다 보면 언젠간 진출할 수 있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시후는 최종 목표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월드컵 우승을 뽑았다. 또한 롤 모델로는 미토마 카오루(브라이튼)와 안토니 엘랑가(뉴캐슬)를 언급했다. 박시후는 “UCL과 월드컵 우승이 목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롤 모델은 미토마와 엘랑가다. 주변에서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해줬는데, 영상을 참고하다 보니 좋아졌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개성을 보여준 박시후가 앞으로 어떤 플레이를 펼칠까. 양민혁(포츠머스), 윤도영(엑셀시오르), 박승수 등 한국 10대 유망주들이 K리그에서 재능을 보인 뒤 유럽으로 연착륙한 가운데, 박시후라는 새로운 이름이 등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