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최근 바이에른 뮌헨이 ‘철기둥’ 김민재(28)를 대체 불가능한 선수로 간주하지 않으면서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자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 구단들까지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사우디 구단들에 앞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첼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과 유벤투스가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였던 바 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23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과 선수 모두에게 좋은 제안이 있을 경우 올여름에 떠날 수 있는 구체적인 가능성이 있다”면서 “김민재는 더는 ‘언터처블한’ 존재가 아니다. 유럽의 여러 구단들도 이 상황에 대해 알고 있으며, 사우디 구단들도 김민재에 대해 문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근 김민재의 이적설이 뜨겁다. 앞서 지난달 15일 또 다른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가 자신의 SNS를 통해 “김민재는 더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언터처블한’ 존재로 여겨지지 않는다”며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적극적으로 매각하려고 하진 않지만, 올여름에 적절한 이적 제안을 받는다면 그를 매각하는 데 열려 있다”고 전한 게 시작이었다. 최소 이적료로 5000만 유로(약 810억 원)를 요구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 매각을 고려하는 건, 최근 치명적인 실책을 자주 범하면서 예전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주된 이유다. 실제 김민재는 지난 13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독일 분데스리가 29라운드에 이어 17일 인터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연달아 자신의 마크맨을 놓쳐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런 그는 올 시즌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 치명적 실책 1위에 올랐다.
다만 일각에선 바이에른 뮌헨이 이러한 이유로 김민재 매각을 고려한다는 측면에서 김민재가 억울할 수 있다고 감싸기도 했다. 김민재가 예전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없는 건, 최근 아킬레스건염과 무릎 부상, 허리 통증, 인후통 등 온몸이 종합 병원이 될 정도로 혹사 논란이 일은 가운데서도 참고 버티면서 강행군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시즌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이 모든 대회 통틀어 47경기를 치르는 동안 42경기(3골)에 출전해 활약했다. 출전 시간으로 놓고 보면 3548분이다. 이는 요주아 키미히(4017분) 다음으로 최다다. 해리 케인(3375분)과 마이클 올리스(3122분), 자말 무시알라(2871분) 등보다도 더 많이 뛰었다. 그만큼 김민재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도 아킬레스건염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과 축구대표팀을 오가며 통틀어 무려 55경기 이상 출전했고, 특히 국경을 넘어 이동한 것만 20차례로 7만4000km를 다닌 김민재를 두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민재의 혹사 논란을 집중 조명하면서 동시에 김민재를 관리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어찌됐든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당장 적극적으로 매각하진 않는다고 해도, 김민재를 더는 ‘언터처블한’ 존재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알려지자, 그에게 관심을 보인 구체적인 구단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뉴캐슬과 첼시 그리고 유벤투스가 올여름 센터백 보강을 계획하면서 김민재를 영입리스트에 추가했고, 김민재의 에이전트와 접촉하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김민재 역시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적을 추진할 거란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뉴캐슬이 김민재를 향한 적극적인 구애를 보내고 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뉴캐슬은 스벤 보트만과 자말 러셀스가 자주 부상을 당하고, 파비안 셰어와 댄 번이 모두 30대를 넘겨 올여름 센터백 보강이 최우선 과제인 터라 이적시장에 뛰어들 예정인 가운데 아시아 시장에 상당히 관심을 보이면서 이미 실력이 검증된 김민재를 영입하는 데 상당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구단들까지 김민재 영입전에 뛰어들면서, 올여름 김민재 영입전은 그야말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사우디 구단들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오일 머니’를 앞세워 유럽 5대 리그에서 뛰던 스타 플레이어들을 줄줄이 영입 중인 알나스르와 알아흘리, 알이티하드 클럽, 알아흘리 등이 유력할 거로 점쳐진다.
김민재는 지난 2017년부터 전북 현대에서 뛰다가 2년간 활약한 후 베이징 궈안을 거쳐 2021년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른 성장을 거듭한 그는 이듬해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곧바로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더니 쟁쟁한 공격수들을 상대로 ‘괴물’ 같은 수비력을 뽐냈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나폴리가 33년 만에 최정상에 올라서는 데 앞장선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과 베스트 일레븐에 동시에 선정되는 영예도 얻었다. 이는 아시아 국적 최초 수상자와 우승팀에서 나온 최초 수상자라는 ‘대기록’이었다. 아울러 생애 처음으로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데에 이어, 30명 가운데 22위에 오르면서 뛰어난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이후 러브콜을 잇달아 받더니 지난 2023년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역대 21번째 ‘코리안 분데스리거’가 된 그는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제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주축으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입단 당시 “계속해서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던 그는 약속을 이행하며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발돋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