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중요한 경기에서 실점 빌미를 두 차례나 제공한 김민재가 맹목적인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김민재의 경기력에 크게 실망한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비난을 가했다. 토마스 투헬(50·독일) 감독 역시 경기 후 김민재의 수비 방식을 꼬집으며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다. 2골씩 나눈 두 팀은 1차전 결과를 공평하게 가져간 후 2차전에서 결승행 티켓을 두고 재차 맞붙는다.
안방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초대한 바이에른 뮌헨은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치며 원정팀을 압박했다. 경기 초반 20분 동안 6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홈 이점을 앞세워 레알 마드리드를 공략했다. 그러나 정작 선취 득점은 레알 마드리드가 기록했다. 전반 24분 김민재가 올라간 사이에 바이에른 뮌헨 후방에 공간이 발생했는데, 이를 포착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가 빈틈을 노려 득점을 올렸다.
김민재의 적극적인 수비가 실점 빌미를 제공하며 바이에른 뮌헨이 일격을 맞았다. 이후 후반전 리로이 사네(28)와 해리 케인(30)이 연달아 골망을 흔들며 바이에른 뮌헨이 우위를 잡았다. 팀이 앞서 나가자 김민재도 안정감을 찾으며 준수한 수비력을 보였다. 피지컬을 앞세워 비니시우스가 중심이 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저지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김민재가 다시 큰 실수를 저질렀다. 후반 37분 김민재가 박스 안에서 호드리구 고에스(23)를 넘어트리면서 페널티 킥을 내줬고, 키커로 나선 비니시우스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두 팀은 1차전을 무승부로 끝냈다. 바이에른 뮌헨은 홈에서 더 많은 슈팅과 기회를 잡았으나, 김민재의 치명적인 실수로 승리를 놓쳤다.
경기 후 김민재는 최저 평점을 기록하며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스포츠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와 ‘풋몹’은 김민재에게 6.3점을 전했다. 후방에서 패스 성공률 97%(성공 72회)를 보이며 빌드업의 축으로 움직였지만, 상대와 경합에서 고전한 동시에 계속해서 허술함을 노출하며 위기를 허용했다. 김민재의 부진으로 바이에른 뮌헨은 우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원정을 떠난다.
경기가 끝난 후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수비 방식에 비판을 가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욕심이 너무 많았다. 페널티 킥을 내준 장면에서도 그랬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됐다”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평소 서슴지 않고 선수들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투헬 감독이 이번에는 김민재를 패배 요인으로 지목했다.
리그에서 레버쿠젠에 왕좌를 빼앗긴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유일하게 남은 우승 기회인 UCL에서 김민재가 실수를 저지르자, 마찬가지로 크게 분노했다.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SNS를 통해 “투헬 감독이 옳았다. 다이어와 데 리흐트 조합이 맞았다”, “김민재를 1억 유로(약 1,480억 원)로 프리미어리그에 넘겨라”, “김민재에게 다시는 출전 시간을 주지 마라” 등 수위 높은 반응을 남기며 격노했다.
심지어 어느 팬은 “김민재를 한국으로 돌려보내라”라고 비난했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김민재를 지지하며 그가 주전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바이에른 뮌헨 팬들이 불과 몇 시간 만에 태세를 전환했다. 팬들 마저 김민재에게 등을 돌리며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생활이 위기에 놓였다.
김민재를 향한 비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이에른 뮌헨 팬들을 비롯한 축구 팬들은 SNS상에서 김민재를 ‘코리안 매과이어’라고 지칭했다. 이들은 불안한 수비력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암흑기의 상징이 된 해리 매과이어(31)까지 언급하며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인 김민재를 조롱했다.
지난여름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시즌 중반까지 확고한 입지를 자랑하며 바이에른 뮌헨의 후방을 지켰다. 그러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팀을 잠시 이탈한 시기부터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투헬 감독이 에릭 다이어(30)와 마테이스 데 리흐트(24)를 더 선호하면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중요한 경기를 통해 반전이 필요했는데, 오히려 실수를 범하며 유럽 진출 후 가장 강도 높은 비판에 직면했다. 김민재는 앞서 인테르, 나폴리, 맨유 등 유럽 빅클럽들의 구애 속 잔류를 선언했지만, 팬들이 그의 경기력에 실망하면서 여론마저 돌아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