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올여름 ‘방출 대상’으로 분류된 ‘철기둥’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잔류할 수도 있을 거란 전망이 나왔다. 김민재를 매각하겠다는 바이에른 뮌헨의 입장엔 변함이 없지만 문제는 김민재가 ‘방출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로 복수 구단의 관심만 있었을 뿐 실질적인 이적 제안이 없어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바이에른 뮌헨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FCB 인사이드는 30일(한국시간) 독일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크리스티안 폴크의 말을 인용해 “현재 김민재에 대한 구체적인 이적 제안은 없다. 이는 바이에른 뮌헨 구단이 간절히 피하고 싶었던 시나리오이며, 김민재가 올여름 잔류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민재는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실제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방출 대상’으로 분류, 매각을 결심하자 리버풀과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벤투스, AC밀란, 파리 생제르맹(PSG), 알나스르 등이 김민재를 주시했다. 특히 PSG는 루이스 캄포스 단장이 김민재의 에이전트와 접촉해 이적 조건을 논의한 정황이 포착됐고, 알나스르도 김민재의 에이전트와 대화를 나눴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김민재에게 올여름 떠나도 된다고 ‘이별 통보’를 전하는 등 매각에 전념하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도 하루빨리 김민재를 매각하기 위해 당초 5000만 유로(약 799억 원)로 책정한 이적료를 3500만 유로(약 559억 원)까지 낮추기도 했다. 영입할 당시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김민재의 이적료를 낮춘 건 그만큼 최대한 빨리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바이에른 뮌헨은 앞서 지난달 말 바이어 레버쿠젠과 계약이 만료되면서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요나탄 타를 영입해 김민재를 대체할 자원을 확보했다. 현지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이 새 시즌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주축 센터백으로 활용할 거로 전망하고 있다. 김민재는 타의 합류와 맞물려 설 자리가 잃기 때문에 방출될 거로 내다보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추가 센터백 영입도 계획 중이다. 현재 토마스 아라우주가 유력 후보다.
다만 김민재를 향한 복수 구단의 관심은 실질적인 이적 제안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김민재를 매각하기 위해 이적 제안을 기다리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에 김민재가 이번 여름 잔류하면서 다음 시즌도 함께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바이에른 뮌헨이 결코 원하는 시나리오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FCB 인사이드는 “현재로서는 김민재에 대한 아무런 이적 제안이 없는 터라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매각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면서 “앞으로 몇 주 안으로 김민재를 영입하겠다고 이적 제안을 보내면서 영입에 나서는 구단이 없다면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와 계속 동행해야 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다만 연봉과 선수단 구성을 고려하면 이는 결코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민재는 2017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2년간 활약하다가 베이징 궈안을 거쳐 2021년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른 성장을 거듭한 그는 이듬해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곧바로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더니 쟁쟁한 공격수들을 상대로 ‘괴물’ 같은 수비력을 뽐냈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나폴리가 33년 만에 정상에 올라서는 데 앞장선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과 올해의 팀에 동시에 선정됐다. 이는 아시아 국적 최초 수상자와 우승팀에서 나온 최초 수상자 ‘대기록’이었다. 아울러 생애 처음으로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데에 이어, 22위에 오르면서 뛰어난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이후 러브콜을 잇달아 받더니 2023년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제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주축으로 활약했다. 첫 시즌 전반기 내내 붙박이로 뛰다가 후반기 들어서 벤치로 밀려났지만, 두 번째 시즌은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고, 부상 여파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실제 김민재는 지난 시즌 아킬레스건염과 무릎 부상, 허리 통증, 인후통 등 온몸이 종합 병원이 될 정도로 혹사 논란이 일은 가운데서도 참고 버티면서 강행군을 이어왔다. 바이에른 뮌헨이 모든 대회 통틀어 50경기를 치르는 동안 43경기(3골)에 출전해 활약했다. 출전 시간으로 놓고 보면 3593분으로 요주아 키미히(4287분) 다음으로 최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