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올여름 떠날 것처럼 보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알나스르)가 잔류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내달 15일부터 약 한 달 동안 미국에서 펼쳐지는 새롭게 확대 개편된 클럽 월드컵 참가를 위해 이적을 모색하면서 재계약을 미뤄왔던 호날두가 알나스르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산티 아우나 기자는 31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호날두는 올여름 알나스르에 남을 것”이라며 “당사자 간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 사우디 소식통은 호날두가 이미 알나스르와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야말로 ‘대반전’이다. 호날두는 당초 이번 여름 알나스르와 2년 반 동행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떠나는 분위기였다. 내달 30일 계약이 만료되는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올해부터 전면 개편한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길 원하면서 재계약을 거절한 후 이적을 모색해왔다.
FIFA는 올해부터 클럽 월드컵을 전면 개편했다. 사상 처음으로 32개 클럽 체제로 진행하며, 개최 주기를 4년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상금 규모도 대폭 증가했다. 총상금이 10억 달러(약 1조 3838억 원)에 달한다. 5억 2500만 달러(약 7264억 원)는 32개 클럽에 참가비 명목으로 차등 지원하고, 4억 7500만 달러(약 6573억 원)는 성적에 따라 배분한다.
하지만 호날두가 속한 알나스르는 이번에 클럽 월드컵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주어진 출전권은 총 4장인데, 2021시즌과 2022시즌, 2023~2024시즌 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구단과 최근 4년간 AFC 클럽 랭킹 최상위 구단에 주어지면서 알힐랄과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 알아인, 울산 HD가 자격을 얻었다.
유독 커리어 내내 기록에 집착해오면서 ‘기록의 사나이’로 불렸던 호날두로선 새롭게 확대 개편된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하는 걸 가만히 지켜만 볼 수 없었던 터라 이적을 모색했다. 실제 알나스르의 ‘라이벌’ 알힐랄부터 보타포구, 플루미넨시, 위다드 등과 가깝게 연결됐다.
이런 가운데 호날두는 지난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장은 끝났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이적을 암시하는 발언을 남겼고, 그 전에 앞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호날두는 클럽 월드컵에서 어떤 한 클럽에서 뛰게 될 수도 있다”면서 “현재 몇몇 클럽들과 이적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이적설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예상을 뒤엎고 클럽 월드컵 참가를 포기하고 알나스르와 재계약을 택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계약 세부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호날두를 붙잡기 위해 막대한 수준의 연봉과 보너스를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호날두는 지난 2023년 1월 알나스르 유니폼을 입은 이래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며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든 대회에서 105경기 동안 93골·19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지난 시즌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SPL) 득점왕을 차지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 이어 개인 통산 4개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빼어난 개인 활약과는 달리, 호날두는 정작 우승과는 인연이 없어 여러 차례 쓴맛을 봤다. 그가 알나스르에 입단한 이후, 알나스르는 이번 시즌 포함 SPL과 사우디 국왕컵, 사우디 슈퍼컵, AFC 클럽대항전 통틀어서 우승 트로피를 단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