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하더라도 에베레치 에제(27·크리스털 팰리스)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 게 유력했다. 토트넘은 에제 영입을 두고 크리스털 팰리스와 원칙적인 합의를 맺었고, 에제 역시 토트넘으로 이적하길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하루 사이에 상황이 급변했다. 아스널이 하이재킹에 나선 가운데 에제가 토트넘행이 아닌 아스널행을 택하면서 14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하는 게 사실상 확정됐다.
21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아스널은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을 제치고 에제를 영입하기 직전이다. 불과 하루 전까지 토트넘과 협상하던 에제는 아스널이 다시 관심을 재점화하면서 러브콜을 보내자 아스널에 합류하길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고, 마무리 세부 사항만 조율하면 이적은 성사될 예정이다. 예상 이적료는 6800만 파운드(약 1279억 원)로, 이는 최근 만료된 에제의 바이아웃(최소 이적 허용금액) 조항과 동일한 금액이다.
BBC는 “아스널이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을 누르고 에제를 영입한다면, 이는 이적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순간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아스널 팬들은 이번 영입을 크게 기뻐할 것”이라며 “반면 에제 영입을 거의 확정 지었다고 생각했을 토트넘은 에제가 아스널에 합류하게 돼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토트넘은 이미 모건 깁스화이트 영입 실패로 쓰라린 아픔을 한번 경험했던 터라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여름 이미 마르틴 수비멘디와 노니 마두에케, 빅토르 요케레스 등을 영입하면서 이적료 1억 9400만 파운드(약 3649억 원)를 지출, 상당히 공격적인 이적시장을 보낸 아스널은 에제를 6800만 파운드에 영입하게 된다면 지출한 이적료가 2억 6200만 파운드(약 4928억 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자연스레 아스널은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이적료 지출 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재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이적료 지출 기록은 2억 345만 파운드(약 3827억 원)다.
이적시장 초반 꾸준히 관심을 가지다가 높은 바이아웃에 부담을 느껴 영입을 포기했던 아스널이 에제 영입을 다시 추진, 그것도 부담을 느꼈던 바이아웃과 동일한 금액에 크리스털 팰리스와 원칙적으로 합의를 맺은 건 최근 무릎 부상을 당한 카이 하베르츠가 장기간 출전 못 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하베르츠가 장기간 전열에서 이탈할 수도 있자, 곧바로 공격진 보강을 요청했고 이적시장 내내 주시해오던 에제를 낙점했다.
에제는 오는 22일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리는 프레드릭스타드와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러스리그(UECL) 플레이오프(PO) 1차전 홈경기를 치른 후 메디컬 테스트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이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자연스레 프레드릭스타드전이 에제가 크리스털 팰리스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지에서도 에제가 이날 크리스털 팰리스 팬들 앞에서 작별 인사할 거로 전망하고 있다.
불과 하루 전까지 토트넘과 협상하고 있었던 에제가 토트넘과의 협상 테이블을 뒤엎고 아스널이 차린 협상 테이블에 앉은 배경엔 아스널이 그가 유소년 선수 생활을 시작한 구단, 즉 친정이라는 특별함이 있다. 실제 에제는 2006년 아스널 아카데미에서 유소년 선수 생활을 시작해 5년 동안 성장하다가 풀럼 아카데미와 레딩 아카데미, 밀월 아카데미를 거쳐 2016년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에제는 이후 위컴 원더러스 등을 거쳐 2020년부터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뛰고 있다. 지금까지 프로 통산 305경기 동안 65골·40도움을 올렸다. 빼어난 활약 속에 2023년 6월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A매치 데뷔전을 치러 지금까지 통산 12경기를 뛰었다. 뛰어난 볼 컨트롤과 화려한 발기술, 넓은 시야 그리고 날카로우면서도 정교한 킥력을 자랑하는 그는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내면서 공격포인트를 양산할 수 있는 다용도 미드필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