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춘천] 이정빈 기자 =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홈경기 개최지를 두고 강원FC가 입방아에 오른 와중에 김병지 대표이사가 춘천시에 경고장을 날렸다. 미비한 지원에 아쉬움을 토로한 김병지 대표는 다음 시즌 춘천 홈 경기를 치르지 않는 방향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지 대표는 17일 오후 3시 춘천에 있는 송암 스포츠타운 주경기장 다목적실에서 ACL 홈경기 개최지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ACL 진출을 앞두고 불거진 홈경기장 문제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애초 계획했던 강릉종합운동장이 AFC 국제공항 기준에 못 미치면서 춘천 송암 스포츠타운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춘천시와 이견이 발생했다.
춘천시는 하반기 예정된 경기장 시설 개선, 개최 분담금, 가변석 철거 비용 등을 이유로 하반기 ACL 홈경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대표는 강원 구단 첫 ACL인 만큼 지역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고수했다. 그러면서 춘천시가 부담을 지고 싶지 않다면 구단이 부담을 책임지겠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김 대표는 “춘천시는 ACL 홈경기를 개최함에 따라 경기당 지급하는 개최 분담금 8천만 원에 대해 지적했다. 강원은 ACL 진출에 따라 기타 큰 비용이 발생할 거로 예상된다”라며 “강원은 강릉에 있는 클럽하우스에서 하루 전날 춘천으로 와서 숙박한다. 여기에 1억 원 이상 사용하고 있다. ACL 홈경기를 치르면 수천만 원의 선수단 숙박비가 추가로 발생한다. 기존 강릉과 협약에 명시된 걸 동일하게 춘천에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춘천이 개최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그대로 구단의 재정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강원은 춘천보다 강릉에서 더 많은 이익을 거뒀다.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수익성, 효율성, 가성비를 따져야겠지만, 강원 구단은 도민 사업 가치를 우선으로 추구한다”라며 “강원 구단의 ACL 참가는 어느 한 도시 이익이 아닌, 강원도 전체를 위한 대외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 또한 ACL은 강원특별자치도뿐 아니라 K리그 전체를 대표해 나가는 국제대회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협조적으로 나서는 강릉시와 다르게 춘천시의 미온적인 자세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K리그 경기 진행을 두고 재계약을 시작해야 하는데, 경영적인 측면에서 내부 의견을 잘 종합해 구단주님께 보고할 생각이다. 지금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한 취재진이 다음 시즌부터 춘천 경기를 안 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묻자, 김 대표는 “고려할 생각이다. K리그를 진행하다 보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강릉시는 하나를 이야기하면 더 많은 걸 제공해 준다. 지원이나 강원 구단이 가진 어려움에 대해 더 빠르게 제공해 준다”라며 “춘천시는 하나를 이야기하면 이유를 먼저 설명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일의 방향을 지혜롭게 잡아줘야 사람들의 동기부여가 남다르다. 늘 이런 식이면 그 어려움은 우리 구단 사무국이 다 받는다”라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어떻게든 강원도 내에서 ACL 홈경기를 개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춘천시가 분담금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구단 내에서 부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협약서에 따라 춘천시에서 열리는 거다. 춘천시가 돈을 부담하지 못하겠다는 게 핵심인 것 같은데, 구단에서 부담하겠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